1996년 1월 6일
광석이 형의 1,000회 공연을 모은 <노래이야기>,<인생이야기>에는 공연중간중간에 관객들에게 이야기하는 장면이 녹음되어 있습니다. 곡의 중간중간에 형도 쉬면서 다음 곡을 준비하는 모양이었을텐데요. 광석이형의 목소리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총8개입니다.
인생이야기,이야기 하나 https://bit.ly/3pSu5C8
인생이야기,이야기 둘 https://bit.ly/3ba9CV3
인생이야기 이야기 셋, https://bit.ly/3pM01ru
인생이야기,이야기 넷 https://bit.ly/2Llftfq
노래이야기,이야기 하나 https://bit.ly/3rZf2YU
노래이야기,이야기 둘 https://bit.ly/2LliFaT
노래이야기 이야기 셋, https://bit.ly/3b5F86K
노래이야기,이야기 넷 https://bit.ly/3pP1Wf6
너부트에는 광석이야기 형의 1,000번의 공연의 발자치인 <노래이야기>,<인생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져있습니다. 그중에 중간의 형의 음성을, 형의 생각들을 관객과 이야기하는 부분을 모아보았습니다. 수도없이 들어서 어떤 이야기를 하는 지 어느정도는 할 듯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형의 이야기를 몰래 듣고 있습니다.
1996년 1월6일 형은 세상을 떠났습니다.
오늘은 2021년 1월 6일입니다. 1월6일 형이 세상과 안녕한 날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형의 노래가 아닌 목소리가 그리운 아침입니다. 작년부터 브런치에 광석이형 관련 글을 쓰고 있습니다. 광석이형의 노래를 모두 하나의 글로 모아보려고 했는데요. 다 모으지는 못했습니다. 제가 잘 모르는 노래들도 있어서 일부러 다 채우려하는 것도 의미가 없어보입니다. 하나하나씩 모아서 일부는 브런치북으로 만들었습니다. 나중에 읽기 편하게 하려고요
이 브런치북 이후에 묶지 못한 노래들을 모아서 [브런치북]김광석과 그날들2 를 묶을 겁니다. 그 브런치북의 마지막장이 되겠네여.
형의 <인생이야기>,<노래이야기> 속 관객과의 대화는 참 편안했습니다. 재미가 있어요. 말이 빠르고 위트가 철철 넘쳐나는 건 아닌데 어쩜 저렇게 여유있으면서 관객들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지 모를 정도입니다. 1996년 제대후 꼭 공연을 보러가고 싶었는데 그 해 겨울 형은 세상을 떠났습니다. 형이 참 원망스러웠습니다.
누구나 뭐 어떤 나이가 되면 그 나이에 어... 어떤 상황이고 싶고
그 나이가 되면 난 뭘 하고 싶고, 뭐 그런 바램들이 있을것 같습니다.
어... 다들 마찬가지겠지요. 있기는 있는데 뭐 어떻게 하면 될지도 잘은 모르지만,
여하튼 되고 싶은 뭐 그런 거 있습니다.
어.. 공연 시작하구 초반이었는데
같이 저녁 먹다가 물어봤어요. '환갑 때 뭐하구 싶니?' 뭐..이렇게 물어보았더니,
무슨 한적한 곳에 오두막 짓고 한가롭게 살겠다는 친구도 있었고, 회춘쇼를 하겠다는 친구도 있었고..
뭐하고 싶으세요? 환갑 때... (웃음) 진동이 안 되나보죠? (웃음) 여하간...
아 저는 환갑때 연애하고 싶습니다. 로맨스... (웃음) 그냥 ㄹ자만 들어도 설레이지요. 로맨스... 코웃음치지 마십시요! 뭐, 그때까지 그렇게 정열이남아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뭐 바란다고 그렇게 되는게 아니지요. 로맨스는... 번개처럼 그렇게 '번쩍' 해가지고 정신 못 차려야 되는거지요. 어, 쉽지 않은것 같애요. 바램입니다. 환갑때 로맨스,
네. 가까운 시일이지요, 7년 뒤... 7년 뒤에 마흔살 되면 하고 싶은게 하나 있어요. 마흔살 되면 오토바이 하나 사고 싶어요. (웃음) 할리 데이비슨.
멋있는 걸로... 돈도 모아놨어요. 얘길 했더니 주변에서 상당히 걱정을 하시데요.
'다리가 닿겠니?' (웃음) 그래 '무슨소리 하는거야?' 그래놓구 있는데, 은근히 걱정이 되데요...
그래 그 충무로 매장에 나가 봤어요. 그래 구경을 이렇게 하는데...
멋있데요! '저기, 아저씨 한 번 앉아봐도 될까요?'
'살거유?' '조만간에요...저한텐 참 중요한 일이거든요. 한번 앉게 해 주세요...' 그랬더니 앉어보래요. 그래서 앉았더니... 다린 닿아요. 팔두 닿고... 근데 문제는 몸무게더군요. 그게 어느정도 몸무게가 나가야 오토바이 무게를 이겨낼수 있대요. 안전하게... 그게 좀 마흔쯤 되면 찌지 않을까. 배만 나오더라도...
네. 그거 타고 세계일주 하고 싶어요. 괜찮겠죠? 타고 가다가 괜찮은 유럽의 아가씨 있으면 뒤에 태우고 머리 빡빡 깎구 금물 막 이렇게 들여가지고 가죽바지 입구, 체인 막 감구.. 나이 40에 그러면 참 재미있을것 같애요.
어.. 저 아는 분 한 분이 오토바이 타구 나서서 2년 반만에 돌아오시더군요. 어, 참 멋져 보였었어요. 그게 뭐, 전혀 딴 나라 사람 얘기처럼 듣구 말하구 그랬었는데 어느 순간엔가 그 생각이 도드라지더니 '마흔살엔 해 봐야지!' 이렇게 됐습니다. 여행 좋죠. 뭐 환갑 때 죽을지, 뭐 80 돼서 죽을지 벽에 뭐 칠하면서까지 살지는 모르겠지만
인생에서 뭐 2년 반 정도는 그리 길지 않은 세월인 것 같아요. 놀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음 놓고...
어..여행이나 또 뭐 살아가는 거나 그리 다르지 않은것 같아요. 쪼금 힘들고 그러더라도 뭔가 좀 새로운 게 있겠거니 기대하면서 견뎌냅니다. 그리고, 갑자기 불쑥 무슨 일이 터질지 몰라서 불안해 하기도 합니다만은, 그래도 기대감 때문에 결국은 또 행복해 하기도 합니다. 뭐 그런 불안한 기대에 관한 노래 '바람이 불어오는 곳' 보내드릴 게요.
출처: 김광석 1,000회 발자취의 기록 <인생이야기> 이야기 셋, https://bit.ly/3pM01ru
형이 마흔이되는 2003년, 할리 데이비슨을 타고 세계일주를 할 줄 알았습니다. 키작고 헐렁한 동양의 40세 아저씨에게 필이 꽃힐 유럽의 아가씨들이 있을까싶습니다만... 형의 세계일주를 보고 싶었습니다. 마흔이 되어도 여전히 삐쩍 마른 그 체형 그대로일것이고 오토바이가 형을 끌고 가는지, 형이 오토바이를 탈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형의 세계일주를 보고 싶었습니다. 2년정도 전 세계를 돌아다니고 와서 우리들에게 사부작사부작 형이 이야기 해주는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을거라 기대를 했습니다.
"형이 말이야. 오로바이를 타고 뉴욕거리를 타고가는데..."
"유럽의 아가씨와 커피 한잔 했습니다. 커피한잔을 했다고요. 말이 통하니 않으니 웃으며... 커피 한잔.."
"제가 기회가 되어서 ***에도 갔다왔는데요. 거기의 거리와 사람들은.............."
형이 풀어주리라 생각하는 일들이 1996년 1월 6일에 멈춰버렸습니다.
형은 이제 3년후 2024년 환갑이 됩니다. 형이 하고 싶어했던 로맨스, ㄹ자만 보아도 설레인다는 로맨스에 대한 후일담을 듣고 싶어했습니다.
"제가 말이죠. 지난 번에 말씀드렸던 환갑때의 로맨스 말이죠. 우리 딸아이에게 엄청 혼났어요. 주책이라고요. 딸이 말입니다....."
"2020년에는 코로나때문에 많이 힘들었잖아요. 제가 로맨스 운운할 시대가 아닌 거지요. 그 힘들고 어려움을 함꼐 헤쳐나가다고 다음노래 준비했습니다."
형이 들려주리라 생각하는 일들이 1996년 1월 6일에 멈처버렸습니다.
2021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형은 모르겠지만 코르나19가 전 세계를 덮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보이지 않는괴물과 잘 싸우고 견뎌내고 있어요. 형의 노래와 말들이 힘이 될 겁니다. 형이 살아 있었다면 1,000번의 공연때처럼 사람들을 불러모아 희망의 노래들을 들려주었을텐데요. 너무 아쉽습니다. 그래도 저는 ,사람들은 형을 기억할 겁니다. 이 힘든시기 형의 노래를 들으며 헤쳐나갈겁니다.
형이 세상과 이별한 날에 형이 기억나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이 겨울이 지나고 가을에 또 뵐께요. 형은 가을과 잘 어울려요^^ 안녕! 김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