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 주말 아침, 덕수궁 길
주말 아침,
고요한 덕수궁 길을 걸었다.
시선이 머무는 곳을 나도 모르게
찰칵찰칵 담아본다.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
내 사진을 잘 찍지 않는데
창에 비친 모습은 자꾸 찍게 된다.
풍경과 사람 그 사이
어딘가에 존재하는 내 모습이
난 좋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오랜만에 방문한 서울시립미술관엔
에드워드 호퍼에 "길 위에서" 전시가 열리고 있다.
한 껏 차려입은 사람들이
길게 줄 서 있는 모습을 보는 게,
참새가 짹짹 거리는 소리를 듣는 게,
햇살과 바람의 하모니를 느끼는 게, 좋다.
이렇게 귀여운 신호등이라니
배재공원 가는 길에 만난 작은 신호등
높고 멀게만 느껴졌던 게
작아지고 가까워지니 귀엽다.
누군가와 가까워지는 과정도 이럴까?
그 사람의 귀여운 면, 어리숙한 면을 보았을 때
나도 모르게 마음이 동하고, 미소가 지어진다.
추억의 배재어린이공원
나만의 놀이터
도심 속에 파라다이스 같은 곳
여고생 시절, 학교에서 어렴풋이 보이던 이곳이
항상 궁금했었다.
아무도 없는 놀이터에서
자유롭게 그네를 타 본다.
하늘 가득한 나뭇잎들에 가까워졌다 멀어지는 게 재밌다.
예쁜 하트모양 나뭇잎과
배재공원
무대를 보면
너를 관객석에 두고, 노래하던 그날이 생각난다.
십 년도 더 된 일인데 아직도 그 순간이 생생하다.
다시 너를 만나면
그때처럼 널 앞에 두고 춤을 출 수 있을까?
에드워드호퍼 전시
다시 돌아 돌아 "길 위에서"
나의 오늘 주말 산책과 너무나 잘 어울렸다.
덕수궁 돌담길
돌담길과 하늘과
나뭇잎과 바람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뤄낸다.
한 참을 하늘을 바라보며 걷다 서다 했다.
이렇게 걸을 수 있는 게 감사하다.
옛날 우리 집 생각이 나는 장독대
덕수궁 돌담길
평소 같으면 지나쳤을 길을
내 의지로 걸어가 본다.
타의에 의한 이동이 아닌,
자유 의지에 따라가는 경험은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
고종의 길
누군가에게 길은 도피이자 희망이다.
그 끝에 무엇이 있을지 가봐야 알지만,
가고자 하는 결심과 과정 속에서 상황은 달라진다.
공중전화
새빨간 공중전화를 보자
반가움에 미소가 지어진다.
수 없이 많은 날을 고민과 후회로 서성였는데
"달칵"하고
전화기를 들면 이외로 쉽게 일이 풀리곤 한다.
발이 작건 크건
걸음걸이가 예쁘건 이상하건
걷는데 중요하지 않다.
어린 시절 처음 걸었던 그 마음을
기억하고 있다면
걷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
벽
길을 걷다
갈라지고 녹슬고 곰팡이 핀
오래된 것을 보면
누군가의 마음 같아서 그냥 지나치기가 힘들다.
한번 봐주고 사진으로 담고
그 마음을 읽어주면 의외로 편안해진다.
알록달록 조약돌
수많은 돌 숲에서
예쁘게 빛나는 나만의 조약돌을 찾으면
후후 불어 보석인양 가지고 온다.
같지만 다른 조약돌.
이름 붙이기 나름이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지금처럼 잘 자라줘
차가운 대리석에서
푸르게 자라는 너를 응원하고 싶다.
누구나 자신만의 시간에
진심을 다하고 있다.
#산책일기
#덕수궁길
#길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