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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병운 Jun 21. 2022

[토끼 드롭스]

한층 수려하고 양질을 지양하는 요즘 TV 애니메이션은 아니지만.


한 성인 남성이 어린 여자 아이의 진학과 생활 전반을 책임지게 된다. 생전에 외조부가 생에 어떤 인연인지 알 수 없는 일로 아이의 부양을 자처한 모양이고, 외손자인 주인공은 역시나 어떤 알 수 없는 동기로 그 부양을 승계하게 된다. 일본 서브 컬처물에서 간혹 은밀하게 소재로 발탁되는 음험한 코드가 다행히도(!) 이 작품의 주된 이야기는 아니다. 초등학교 입학 전후를 다룬다는 점에서 [요츠바랑!] 등의 작품을 연상하게도 하는데, 육아를 포기한 여성 쪽의 문제가 엄연히 있다는 점에서 나름 현실상의 책임감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일하는 여성, 천장 위로 나가고자 하는 개인의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이 작품의 원작 코믹스를 실사화한 [버니드롭]은 아무래도 매끈하고 따스한 소위 힐링물로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봉 다시 아시다 마나의 캐스팅이 이런 오해를 부추기는 듯한 생각도 했고. 여러 출중한 TV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던, Product IG. 의 목록 - 멀게는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공동 작업에서부터 최근 내 개인의 애호 목록인 [하이큐!] 등 -에서도 힘을 덜 실은 차분한 톤의 작품이기도 하다. 시원한 결론과 진행은 유보를 두지만, 모계 쪽에 부담스러운 무게를 얹는 양육의 문제 등을 등한시하진 않는다. 그래 봤자 일종의 싱글남 판타지로 치부해도 할 말 없는 한계는 분명하지만... + 보진 않았지만, 최근 [브로커] 같은 작품에서도 이런 고민의 맥락이 있... 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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