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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병운 May 21. 2020

1/2의 [부부의 세계]

내게 쀼의 세계가 남긴 것은?

부부의 세계를 절반 분량만 시청하였다. 잔잔한 정도라 아니라 '매운맛' 덕에 여러 시청자를 끌어 들었을 시기를 이미 지난  7 이후가 나의 시청 시점이라고 기억한다. 치정극은 SBS  나간 시절부터 시청자들의 속된 욕구를 채워주는 효자 드라마 소재였는데, JTBC 아예 영국 드라마의 판권을 구매  가져와  육수   국밥처럼  끓여 출시했다. 흔히들 영드 하면 가지고 있을 고정 이미지, 냉소와 쓴맛 유머의 맛을  것도 인상적이었다. [부부의 세계] 비정함과 냉기만큼이나 높은 고열과 매화 펄펄 데운 가마솥 온도가 공존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요. 치정 이야기하는데 차분하고 낮은 온도의 이성보다는 <원초적 본능> 얼음 깨기용 송곳과 식기 직전의 피의 온도가 차라리 어울리지도요.

아무튼 부부의 세계는 시청자들이 선택한 주말의 매운 맛이었고, 코로나-19 정국이 낳은 '집에서 편히 영상 매체나 보세요' 세태가 맞물린 효능 좋은 오락이었다  역시 여자 친구의 추천으로 합류하였고, 예상대로 여느 치정극이 그렇듯 등장인물들의 갈등구조는  회만에 쉽게 파악되었다. 오손도손 오가 가는 침대 송사는 본연의 목적을 수행하였고,  덕에 명품 사줄 물주 구하는 자기 존중의 결핍 상태를 욕망씩이나 치장해 표현하는 캐릭터 등은 입속 나의 혀를 열심히 울직였다 (발로 , 혀를 .    챔피언) 간혹 한국식 시의성을 반영한 '여자에게 손찌껌 하다 응징당하는 한남' 등장이 긴장감 양념을 넣다가, 일순 사망으로 퇴장하여 갸우뚱을 야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갸우뚱은 [하이에나] 시청  매회 반복되던 것이라 그냥 넘어갈 수는 있었다.

다른 이들에겐  의미가 크진 않겠지만 내게 부부의 세계가 남긴 인상은 [스카이캐슬]과의 크로스오버할만한 가능성의 에너지였다. '칼로  베기'라는 달갑지 않은 관용구로 표상하던, 한국식 부부 갈등의 변주보다는 지리멸렬한 ' 새끼 키우기' 고단함이  드라마의  강한 주제로 보였다.  군다나 무대가  가상의 수도권 신도시 '고산 ' 풍경은 [스카이캐슬] 매회  나게 보여주던 신도시 중산층의 욕망과 이합을 반복하는  보였다. 열심히  이야기를 털고, 앞에서도 공격적 언사를 교양의 물엿을 바르며 말하는 화법은 어쩌면 JTBC 다른 방송국보다 앞서는 신도시 월드를 형성할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관계의 회복 보단 당장엔  나간 자식을 기다리는 애타는 마음은 [스카이캐슬] 이어 주요 인물의 병세를 짐작케 하는, 이른바 문제의 요체 '모성' 대해 생각하게 한다.

확연한 계급 차이에도 불구하고 바로 봉준호의 [마더]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 때론 내가 평생 동안 가질 일도 없거니와 가지고 싶은 생각을 접은  '자식 걱정'이라는 한국식 기이한 마음. 방송국은  기이한 마음에 대한 삼부작을 완성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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