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석에 눕게 된 시점 이후에 다행이도 실린 걸 늦게 확인했다.
록 음반 부문 수상작 - 유기농맥주 [TCR(Trans-Continental Railway)]
이 4인조 밴드는 자신들이 설계한 장대한 대륙횡단 열차 안에서 네 등분의 사운드 영역이 가진 개별성과 연계성을 한 번에 제시한다. 이 열차 안의 경험은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2013)에서의 격랑에 못지 않다. 단 두 곡 총 51여 분에 육박하는 원테이크 녹음의 결과는 사이키델릭을 기반으로 한 휘몰아치는 서사다. 가사 단 한 줄 없는 이 장대한 결과물은 때론 프리 재즈나 잼 같이도 들리지만, 궁극적으론 현재의 록이 역사를 통해 이룬 녹음 환경의 성취와 새삼 뜨거운 장르의 온도를 실감하게 한다. 세간의 일부는 ‘록은 죽었다’는 희미한 명제를 말하지만, 이들은 뚜렷한 반론을 여기 이렇게 제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