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
5, 4, 3, 2, 1!
새해가 밝았다. 카운트 다운을 하는 생방송을 켜두긴 했지만 내 주변은 적막했다. 그동안은 소중한 사람들과 왁자지껄하게 새해를 맞이하곤 했는데, 올해는 방송을 최대한 작게 틀어놓은 아이패드 옆에서 침대에서 자는 둘째와 함께했다. 아내는 첫째와 함께 작은 방에서 자고 있었다. 아직 육아를 해본 적 없는 사람들한텐 의아하겠지만 신생아를 포함해 연년생 두 명을 키우는 우리 부부에게 새해맞이 행사는 사치이다. 그럴 시간에 한 시간이라도 더 자야 한다. 아내와는 새벽 2시에 교대를 하기로 했다.
힘들 줄은 알았지만 역시 겪어보니 지친다. 이제 만 22개월이 되는 첫째는 언니이긴 하지만 아직 떼를 쓰는 아기이고, 태어난 지 한 달이 갓 넘은 둘째는 두 시간마다 한 번씩 분유수유를 한다. 두 명이서 두 명을 돌봐도 쉴 시간이 없다. 근근이 육아를 견뎌낼 뿐이다. 아내와 말싸움을 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몸이 힘드니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것 같다. 서로 배려하는 게 해답이겠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물론 아이들 덕분에 웃는 일도 많다. 말이 부쩍 는 첫째가 피우는 애교에 아내와 나는 무장해제된다. 아내는 우리가 애들이 없었으면 이렇게 웃었겠냐는 말을 한다. 맞는 말이다. 둘째는 그냥 잘 먹고 잘 자는 것만으로도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된다. 몸은 힘들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 이러니 힘들다 힘들다 해도 다들 육아를 해내는 것 같다.
작년 새해 목표 중 꾸준히 운동하기와, 열심히 재테크 공부하기가 있었다. 둘째가 태어나기 전까지는 나름 잘 지키고 있었다. 한 개도 못하던 턱걸이는 어느새 세트당 10개로 늘었고 방향을 잡을 수 없었던 주식도 어느 정도 내 의견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둘째가 집에 오고 당분간 운동과 재테크는 포기하기로 했다. 몸도 피로하고 도저히 시간이 나지 않는다. 나름 성실히 지켜왔던 목표가 새해 몇 주 전에 이렇게 무너지다니.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둘째 육아가 더 중요하니 말이다.
아내가 묻는다. 올해 새해 목표는 뭐냐고 말이다. 이런저런 생각이 스쳐 지나가지만 올해는 욕심을 내지 않기로 했다. 둘째가 밤잠을 자게 될 때까지는 육아에 전념하고 여유가 생기면 다시 운동과 재테크 공부를 하기로 말이다. 대신 새해 소망을 간절히 빌기로 했다. 우리 가족 큰 탈 없이 2023년을 보냈으면 좋겠다. 특히 겨울에 태어난 둘째가 잔병치레 없이 돌을 맞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