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
둘째가 태어나면 첫째는 질투를 한단다. 자신이 독차지했던 부모의 사랑이 둘째에게 가는 걸 보면서 말이다. 처음엔 걱정이 많았지만 지금은 한시름 놓게 되었다. 요즘 "아가 좋아?"라고 물으면 첫째는 "좋아. 아가 좋아."라고 대답한다. 처음에 물었을 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바뀐 걸 보면 정말로 좋아하게 된 듯하다.
나와 재밌게 놀다가도 둘째의 울음소리가 들리면 노는 걸 멈추고 "아가."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나보고 달래러 가라는 제스처를 취한다. 둘째를 안으러 가면 뒤쫓아와 "우유, 우유"라고 말한다. 우유를 주면 둘째가 울음을 그치는 것을 여러 번 봐서 그런 듯했다.
둘째의 기저귀를 갈려고 하면 일회용 기저귀를 꺼내온다. 한 개만 꺼내면 좋을 텐데 여러 개를 가져와 손이 더 가지만 그냥 둔다. 마음이 예뻐서. 동생을 생각하는 게 기특해서 말이다.
첫째가 어린이집에서 옮겨오는 병원균 때문에 둘째는 벌써 감기에 걸려있다. 둘째의 숙명이다. 병원에 가면 아픈 신생아를 보고 첫째인지 둘째인지, 그리고 첫째가 어린이집에 다니는지부터 물어본다. 첫째는 돌이 되도록 감기에 걸린 적이 없는 데 둘째는 한 달도 안 돼서 코가 막히고 기침이 나와 잠을 잘 자지 못한다. 처방받은 약을 먹이려는데 첫째가 자기가 먹이겠다고 난리다. 두 가지 물약이 섞인 2.5ml의 약을 대여섯 번에 걸쳐 나눠 먹인다. 첫째는 내가 다 먹일 때까지 옆에 서서 약병에서 손을 놓지 않는다. 결국 같이 먹인 게 되었다.
첫째는 할머니에게 선물 받은 인형을 역류방지 쿠션에 올려놓고 움직이는 모빌을 틀어준다. 우리가 둘째를 돌보는 것을 보고 자기도 인형을 보살핀다. 화장실에 가서 응가도 닦이고 우유도 먹인다. "업어, 업어"하며 포대기를 해달라고 우리를 쫓아다닌다. 자기는 포대기도 몇 번 안 해봤으면서, 하는 짓이 참 귀엽다.
둘째에게는 둘이 당연하지만 첫째에겐 자연스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잘 지내 다행이다. 물론 나이가 더 들면 싸우겠지. 자매는 커서 성인이 되어도 옷 때문에 싸운다던데, 앞으로 수많은 다툼을 볼 것 같다. 그래도 첫째가 둘째를 위하는 마음을 보여 기특하다. 그 마음 변치 말고 이대로 쭉 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