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주류와 삶의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1)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

by 치의약사 PENBL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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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철학자들, 인간의 정신 세계를 연구하는 종교인들과 심리학자와 뇌과학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습관'의 중요성을 설파해 왔다. 그와 관련된 가장 효과적인 수행법으로 '명상'을 다같이 입을 모아 추천하기도 한다. 물론 명상을 통한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기는 역사적로도, 과학적으로도 그 효과가 입증된 수행법이다. 그런데 그 전에, 왜 굳이 명상을 해야만 하는가, 더 정확히는 평소에도 마음이 그다지 편하지 않은 상태로 현재에 집중하지 못한 채 과거나 미래에만 정신이 팔린 사람들이 있을까에 대한 의문 해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인간 사회에는 과학적으로 입증하지 못한 것이라 해서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 다만 그간 축적된 인류의 경험과 지혜들, 본질까지 접근하진 못했지만 주변부에서 특정한 결론을 향하는 수많은 과학적 연구들을 통해 사실일 거라 추정해 보는것은 가능하다. 나는 다음의 것들을 바로 그렇게, 완벽히 입증할 수는 없지만 사실로 추정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들이 이미 축적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1) 세상 사람들은 각기 서로 다른 가치관을 유전적으로 타고나며, 모두가 그렇게 다양한 가치관을 타고나는 것이 인류가 지금껏 생존할 수 있게 된 것에 도움이 되었다.


2) 각자 타고난 가치관을 지향점으로 삼아 인생을 살 때 비로소 과거 회상이나 미래의 고민으로 생각이 쏠리는 것이 멈추고 온전히 현재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3) 세상을 물질적으로, 기술적으로 발전시키고 자신의 권력과 영향력을 확장시키는 것을 가장 중요한 삶의 가치관으로 삼고 사는 사람들이 다수를 차지하며, 이들 덕분에 인류는 더 많은 자원과 삶의 기반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4) 그런데 세상에는 3)과 전혀 다른 가치관을 갖고 태어난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현실 세계에서 소수이기 때문에 자기 가치관에 대한 의문을 품기 쉬우며, 이로 인해 2)의 이유로 자꾸만 과거 회상이나 미래의 고민으로 생각이 옮겨 가고 현실에 대한 집중이 어려워진다.



세상은 주류의 가치관을 가진 다수의 사람들에 의해 원활히 돌아가는 측면이 크다. 그 가치관은 자원, 즉 돈과 자산의 확보, 권력과 명예 등을 추구하는 것,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을 의미한다. 이들 덕분에 세상에 수많은 음식 자원들이 생산 및 공급되고, 수많은 건축물과 생활 용품, 각종 도구와 제품들이 만들어진다. 실용적인 기술 발전도 모두 이들이 추구해온 가치들이었다. 그 과정에서 더 많은 자원과 땅의 확보를 위해 갈등과 전쟁도 많았고 그로 인한 희생도 많았지만, 이는 피할 수 없는 양날의 검과 같은 것이었다. 권력과 영향력 확대를 추구하는 사람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조직과 공동체, 국가 단위로 뭉쳐서 생존 단위를 만들 수 있었고, 역시나 그 과정에서 숱한 싸움과 전쟁이 발생했지만 이 또한 피할 수 없는 인간 사회의 빛과 그림자였다.


이런 주류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과거나 미래 보다 현실에 집중하는 것이 쉽다. 세상의 많은 것들이 주류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에게 맞춰져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교육제도나, 정부와 국회의 행정과 입법, 기업의 영리 추구 활동 등 현실을 움직이는 거의 모든 것이 주류 가치관에 잘 들어맞게 구성되어 있다. 주류 가치관을 갖고 태어난 사람들은 더 많은 돈을 추구하고 더 높고 더 많은 사회적 성취, 더 많은 자식 출산 및 자기 가족들의 사회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추구하며, 사회는 이런 목표를 가장 우월한 목표로 우대한다. 따라서 주류 가치관을 갖고 태어난 사람들은 어린 시절부터 사회가 만들어 놓은 길을 별다른 고민 없이 가는 것이 자신의 인생을 행복하고 만족스럽게 만들기 위한 최선의 행동이며, 더 많은 돈과 자산, 더 많은 권력과 영향력을 가질수록 만족감은 점점 더 커질 수 있으니 다른 데 한 눈 팔 이유가 전혀 없다. 자연스레 과거의 회상이나 미래 고민으로 정신이 분산될 이유가 전혀 없으니, 그저 현실에 주어진 과제만 착실히 몰두하는 것이 자기 삶을 온전히 그대로 사는 것 그 자체이기 떄문이다.


그러나 주류 가치관이 추구하는 가치와 다른 가치들, 이를테면 낭만적인 사랑과 인생, 평화, 공존이나 평등과 같은 가치, 예술과 공감, 종교적 영적 헌신, 순수 학문에 대한 탐구 등을 추구하는 가치관을 갖고 태어난 사람들은 조금 다를 수 있다. 시대마다 국가마다 혹은 자신이 태어난 삶의 조건과 주위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주류 가치관이 추구하는 가치 외의 다른 가치들을 열등하게 보는 사회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자칫하면 스스로의 가치관에 대한 의문을 갖기 쉽고 이는 곧 자기 자신의 삶에 대한 회의를 품는 길로 이어질 수 있다. 살면서 사회 주류가 추구하는 것과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방향이 끊임없이 갈등과 마찰을 빚는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결국 위축되고, 자존감이 낮아질 수 있다. 이 때부터는 현실에 주어진 과제, 즉 주류 사회가 할당한 과제에 온전히 몰입하기 어려워지면서 자꾸만 과거 회상이나 미래 고민으로 정신의 초점이 옮겨가면서 심리적 불안을 경험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이런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에게 명상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엄밀히 말해 명상이나 마음 챙김 등은 증상 완화제일 뿐 문제의 근원을 해결할 수 있는 단초가 되는 것은 아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타고난 가치관이 주류 가치관과 다르다는 것이며, 따라서 삶에 대해 다른 접근법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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