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실 때 가급적 달달한 안주, 술 멀리 해야

by 치의약사 PENBLADE

최근 몇 년 사이 무설탕을 강조한 술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음주 문화 특성상 술 마실 때 항상 안주를 먹게 되는데요. 그렇잖아도 알코올이 간을 피로하게 만드니 함께 먹는 안주들은 속속들이 지방으로 바꿔 저장 되겠죠. 특히 탄수화물이나 설탕이 많이 함유된 안주 등 몸 속에서 당분으로 분해되는 안주는 더더욱 지방 축적을 많이 일으켜서 지방간도 일으키고 뱃살도 늘리는 주범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니 술이라도 설탕 없는 술을 먹자! 라는 것이 무설탕 소주 등이 내세우는 홍보 내용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2025년 11월 네이쳐에 발표된 논문 한 편은 < 무설탕 술도 별 수 없다, 문제는 알콜 그 자체가 맞다 > 라는 주장에 힘을 더 실어주게 된 것 같습니다. 원래 알코올이 우리 몸에서 알도오스 환원효소라는 것을 증가시켜서 설탕의 구성 성분인 과당 - 간에서만 대사되기 때문에 과량 복용시 간에 특히 유해한 - 을 만드는데 관여한다는 것은 어느정도 알려져 있었습니다. 헌데 이번 논문은 그 정도가 아니라 알코올에 의해 생겨난 이 과당이 계속해서 술을 마시게 만드는 주범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것입니다.


간략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알코올이 우리몸에 들어오면 혈액 속 삼투압을 증가시키게 되는데, 이런 효과로 인해 간과 장에서 과당을 만들어내는 알도오스 환원효소가 증가하게 됩니다. 그러면 과당이 늘어나겠죠. 즉 무설탕 술을 마셔도 어차피 과당이 증가하는 것은 마찬가지고, 단지 설탕을 넣은 것보다 약간 더 괜찮다 정도라고 하겠습니다. 문제는 이 때 만들어진 과당이 두 가지 기전으로 술을 더욱 탐하도록(?) 우리 몸을 조종한다는 것입니다. 한 가지는 머리 속 쾌감 보상 회로와 관련이 깊은 측좌핵(Nucleus Accumbens)에 작용해서 더욱 쾌감을 느끼게 만든다는 것이고 또 한 가지는 소장에서 요즘 비만약 기전으로 많이 알려진 GLP-1을 억제시켜 술과 안주에 대한 식탐을 절제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이죠.


결국 또다시 문제는 알콜 그 자체였던 셈입니다. 안주 없이 술만 마셔도 과당이 자꾸 만들어지니 지방간이 생기고 뱃살도 늘어나는데, 그렇다고 무설탕 술을 마셔도 뭐 큰 차이도 없다는 것이죠. 시중에 나와있는 무설탕 술들은 알코올 도수가 꽤 높은 편에 속하는데, 본 연구에 따르면 알코올 도수가 높을수록 과당도 많이 생길 뿐 아니라 술에 대한 탐닉이 더욱 높아졌으니 무설탕인게 아무 의미가 없는 겁니다. 무설탕이라 혀에서 조금 감질나니 더더욱 달달하고 자극적인 안주를 집어먹게 되는 건 덤이겠죠?


애주가분들은 그동안 '안주가 문제다. 술만 먹으면 상관 없다' 라거나 '술에 들어간 당분이 문제다. 무설탕 술은 괜찮다' 라는 식으로 합리화하며 건강하게 술 마시는 법을 연구해 왔겠지만, 이것으로 전부 소용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게다가 알콜 그 자체가 문제이기 때문에 좋은 술 나쁜 술 가릴 것 없이 알콜만 높으면 전부 나쁜 술이네요. 뭐 유산균이 들어있다든가 (유산균은 그리고 알콜이 올라갈수록 생존 확률도 낮죠), 고급 양주는 뒷끝이 없다, 와인은 어떻다.. 전부 다 '건강'을 생각하면 아무 의미도 근거도 없는 말이 되어 버린 것이죠.





Andres-Hernando, A., Orlicky, D.J., Garcia, G.E. et al. Identification of a common ketohexokinase-dependent link driving alcohol intake and alcohol-associated liver disease in mice. Nat Metab 7, 2250–2267 (2025). https://doi.org/10.1038/s42255-025-01402-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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