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와 주식 투자에 대해

by 치의약사 PENBLADE

최근 10년간 자산 시장에 대격변이 일어났다. 암호화폐의 등장 및 가격 급상승, 부동산과 금 현물, 주식 가격의 급상승, 그리고 개인 투자자들이 전세계 모든 자산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변화들은 매우 중요한 두 가지 사실을 나타내는데, 과거에도 그랬듯 미래에도 화폐 가치는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결국 모든 가치는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기술과 사람들이 원하지만 공급은 부족한 가치물들 그 자체에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이 사실 자체는 과거 화폐가 처음 등장했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달라진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뭔가 많이 달라진 것 같긴 한데 그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울 뿐이다.


그럼 대체 뭐가 달라졌을까? 바로 과거보다 점점 더 빠른 속도로 기술이 발전하고 그 기술들이 현실 곳곳에 적용되면서 현실을 뒤집어 놓는 속도 역시 가속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그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어떤 기술이 현실의 어느 부분을 어떻게 변화 시키고 있는지 분석하는 것은 별 의미도 없고 가능하지도 않다. 오늘 현실을 명확히 파악했다 해도 내일이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속도를 더욱 높이는 기술은 AI이며, AI는 점점 더 빠르게 전체 산업 구조를 변화 시키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소위 '전문가'들은 이제 AI와 로봇 기술이 모든 산업 분야에서 사람들의 직업을 빼앗을 거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들이 대는 근거들은 모두 지금 사람의 노동력을 AI와 로봇이 쉽게 대체한다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면 정말로 앞으로의 시대는 거의 모두가 실업자가 된 가운데 정부와 기업이 기본 소득이나 지급하는 그런 세상이 될까? 개인적으로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새로운 시대에 맞게 주식의 기능과 가치, 안정성이 과거와 전혀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원시시대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경제적 진실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인류 역사 내내 늘 자본 수익률은 노동 수익률보다 높았다는 것이다. 이것을 과학적, 통계적 방식으로 굳이 증명하려 애쓸 필요는 없다. 그냥 두 가지 원리에서 도출되는 사실인데, 하나는 하이 리스크 하이 프로핏 원리이고 또 하나는 자본은 그 자체로 구요에 비해 공급이 적을 수밖에 없는 무엇이라는 점이다. 자본은 공장을 짓는데 필요한 돈일 수도 있지만 공급이 통제된 자격증, 면허가 될 수도 있고 어떤 일을 하기 위한 장비가 될 수도 있다. 자본을 생산을 위한 도구라는 카테고리에 넣어 생각하면 그 분류에 포함되는 모든 것을 자본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노동이야말로 생산을 위한 가장 좋은 도구인데 왜 자본이라 하지 않을까? 바로 이 부분이 실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게 만드는 언어의 한계이다.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사람이 한 명 있고 그 일로 생산물을 만들기 위해 모두가 그 한 명에게 매달린다면 그는 자본으로서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분류로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예가 연예인, 유튜버 등 자기 자신이 모든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직업인이다. 그런 직업인에게 촬영을 위한 장소, 기계 등등은 오히려 그냥 어디에서나 구할 수 있는 흔한 것이 된다. 그러니까 사실 사람들이 노동과 자본을 구분해서 생각할 때 실제로는 그저 흔히 구할 수 있는 자원과 희소성 있는 자원이라는 개념으로 쓰고 있었던 셈이다.


그러니까 애초부터 노동이든 자본이든 - 그게 자격증이든, 노동력이든, 부동산이든 기술이나 특허든 - 모든 것을 그저 어떤 부가가치물을 만드는데 투입되는 생산 요소로 본다면, 앞으로 시대가 변해도 달라지지 않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인류가 존속하는 한 어딘가에는 생산 요소를 계속 투입해야 하고, 투입한 요소들로 부가가치를 만들어 팔고, 그렇게 해서 벌어들인 수익금을 투입한 사람들에게 분배하게 될거란 사실이다. 그것이 자영업이든 기업이든 상관 없이. 그리고 시장은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자영업 분야의 어떤 업종이 생존할지, 어떤 산업의 어떤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지 개인으로서 알기는 어렵다.


그래서 산업 섹터별로 묶거나 국가를 구성하는 전체 기업 단위로 묶은 ETF 는 앞으로도 더 많이 발전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도 투자금을 받아 그 돈으로 계속 새로운 아이디어를 현실화시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기업은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이고 이미 있는 기업들 역시 살아남기 위해선 끊임없이 투자를 받아 더 큰 사업을 벌이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일자리는 사라질 수 있어도 기업은 사라지지 않으며 새로운 기업들은 적은 규모로 가든 큰 규모로 가든 계속해서 노동력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다. 다만 그게 어떤 분야인지 개인으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꾸준히 주식 투자를 통해 분배금, 즉 배당을 받거나 주가 상승으로 인한 이익 증가분을 현실화시키는 것이다.


이 말은 AI 나 로봇 주식 ETF를 사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과거 산업을 크게 개편했던 기술들을 살펴보면, 그 기술 자체의 마진은 결국 처음엔 높았다가도 결국 제로에 수렴하게 되어 있고, 해당 기술을 사용한 다른 상품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사업들이 큰 수익을 낼 수 있었다. 물론 그런 기업체 혹은 사업체들이 어떤 것일지 지금 시점에서는 짐작조차 할 수 없으며, 짐작할 수 없다는 것은 전문가가 아니어서가 아니라 그냥 인간의 한계로, 전세계 누구도 모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결국 AI 시대에 주식 투자는 필수일 수밖에 없으며, 세세한 분야를 투자해서 큰 수익을 내면 더 좋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방법이나 정답을 찾아가는 문제가 아니라 오로지 개인 취향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모두에게 적용되는 주식 투자 방법은 그냥 S&P500을 사든 코스피 지수 ETF를 사든 혹은 마음에 드는 섹터 - 배당 관련 ETF 등등 - 를 사든 큰 관점에서 투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수익률은 낮겠지만 핵심은 이런 방식의 주식 투자가 의미하는 것은, AI 시대에 주식 투자는 더이상 돈 놓고 돈 먹기 같은 것이 아닌 그냥 이 세상의 변화와 함께 움직이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노동이든 사업이든 벌어놓은 돈으로 이 세상을 움직이고 가치를 만들어내는 기업들에 투자 함으로써 같이 열차를 타고 간다는 느낌이랄까.


결국 돈이란 잠시 가치를 매개하고 있는 매개물에 불과하며, 실제 가치는 모두 실물 혹은 미래 가치를 생산하는 기업에서 나온다. AI와 로봇의 발전으로 점점 더 기술 변화가 심해지고 세상은 더 크게 변하겠지만, 변하지 않는 사실은 누군가는 계속해서 투자하고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것이란 사실이다. 그걸 제일 잘 하는 국가와 기업들은 무엇이 될까를 예측하는 것은 리스크가 있지만, 실은 내가 내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 노동이나 사업을 일으켜 돈버는 것 역시 엄청난 리스크를 지고 있다. 내가 평생을 다 바쳐 공부하고 일했던 분야가 무가치하게 사라질 리스크는 언제나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냥, 인생을 살면서 리스크를 지지 않을 방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삶의 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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