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별의별 일들이 다 있는데, 최근 들어 느끼는 건 학생들이 예전만큼 조별과제의 빌런들을 인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기말이 다가오면 특정 학생을 팀에서 나가게 해 달라는 면담 요청이 이어진다.심한 경우엔 발표 당일 빌런의 이름을 자료에서사전고지 없이빼버리는 일도 더러 있다.
빌런을깨끗하게 제거할 수 있는 건 지금이 마지막이란 걸 학생들은 알고 있을까. 현실 속 빌런들은 대부분 즉각 제거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대부분 우리보다 높은 위치에 있다. 빌런이 아니라 내가 제거당하지 않기 위해 빌런의 몫까지 해내야 하는 게 평범한 우리들의 현실이다.
어쩌면 빌런을 견디는 법 또는 공생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학생들이 앞으로 살아나가는데 더 필요한 기술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