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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짱 Aug 14. 2020

everything

강아지

검정치마의 everything에 푹 빠져있는 요즘, 나는 들을 때마다 우리 강아지를 떠올린다.

    

우리 집 강아지는 정말이지 도도하고 건방지기 짝이 없다. 너무 예뻐해서 오냐 강아지로 자란 우리 집 테리는 내가 집에 와도 이제는 침대에 앉아서 꼬리만 흔든다. 문 앞까지 나와서 반기지 않는다.     


간식을 들고 있거나, 산책을 하러 갈 때를 빼곤 나에겐 잘 안기지 않는다. 날 닮아서 그런지 애교도 드럽게 없다.

     

내가 다 키워 놨더니 어머니에게만 찰싹 달라붙어있는 이놈을 보면 좀 얄밉기도 하다. 그럼 나는 가서 궁둥이를 살짝 꼬집으며 이 배은망덕한 자식이라고 하지만, 그 또 한 애정표현이다. 얄미운 모습조차 귀엽다.    


대가 없는 사랑이란 게 이런 거구나 하는 걸, 우리 집 강아지에게서 배운다. 존재만으로도 나를 기쁘게 해 주고, 바라는 것 없이 애정을 준다.   

 

하는 짓은 아직도 아기 같은데, 벌써 8살이나 되었다는 게 믿기질 않는다. 강아지는 평생 아기라더니 이놈이 딱 그 모양이다.     


뭐 장기라던가, 특기라던가 그런 건 별로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아프지만 말고 오래오래 내 곁에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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