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친구의 대화의 방식을 보며 생각했다. 대체 이 대화의 메커니즘(?)은 무엇인가? 게다가 이건 어디선가 본 듯한 대화방식이다. 비슷한 사람이 두 명이나 더 있었다.
보통 생각의 단계를 a -b - c라는 단계를 거친다고 한다고 했을 때 c가 현재의 입장이므로 이야길 할 때는 c를 먼저 이야기하곤 한다. 그리고 tmi가 필요하면 a, b의 설명을 곁들인다.
일반적인 대화의 경우에서는 깊이 있는 대화가 드물기 때문에 상대방이 c라고 얘기한다면 '아! 얘는 c구나'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친구는 높은 확률로 원론적인 a에 집중한다. 그리곤 a에 대해 이러니 저러니 이야기한다. 궁금증을 갖는 건 괜찮지만, 따지기 시작하면 그때부턴 피곤해진다.
이미 상대방에겐 a나 b는 지나온 생각들이기에 별 관심이 없다. 현재의 c가 중요할 뿐, 그러니 아무리 a에 대해 잘잘못을 따져봤자 공감이 가질 않는다.
탐구하는 자세로서는 좋을진 몰라도 대화 상대로 대하는 건 좀 피곤하다.
예전에도 이런 식의 대화를 하는 사람이 두 명이나 있었다. 늘 이들과의 대화는 피곤했다. 항상 대화 끝엔 잘잘못을 따졌고, 이상에 가까운 이야길 하는 자신들이 옳다는 식으로 마무릴 지었다.
이런 경우를 겪을 때마다, 현실적인 문제에서는 감성을 좀 빼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성이 개입하는 순간 현실보단 이상을 앞세우게 되고, 그러다 보면 결국 말뿐인 말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