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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아 리 Oct 26. 2021

조회수가 50000을 돌파했습니다!

달콤 쌉싸름한 조회수

     엊그제와 오늘, 뜬금없이 글 두 개의 조회수가 급속도로 치솟았다. 브런치 알람을 무음으로 해놔서 조회수가 오르는 것도 몰랐다. 1,000을 넘기고, 3,000을 넘기고, 7,000을 넘길 때쯤에 우연히 휴대폰을 켰다가 알게 되었다.


    엊그제 조회수가 폭발한 글은 에세이 <남편이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1)>였고, 오늘 조회수 50,000을 넘어가고 있는 글은 창작 동화 <좀비 아기>다.


https://brunch.co.kr/@rhealee09/13

https://brunch.co.kr/@rhealee09/12


   라이킷이 10개만 찍혀도 행복해하던 나였는데, 갑작스레 올라가는 조회수에 어안이 벙벙했다. 구글에 '브런치 조회수'를 검색했다. 다음 메인에 글이 노출된 경우 이렇게 갑자기 조회수가 올라간다고 한다. 실로 오랜만에 다음에 들어갔고, 구석구석 샅샅이 뒤져 내 글이 메인에 노출되어있는 걸 확인했다. 흠.. 그런데 메인 사진은 왜 내가 설정한 사진과 다른 거지?


12화 조회후 알림 (왼), 18화 조회수 알림 (오)


   잠잠이와 같은 해에 태어난 아기들 가족 넷이 모여 가족 여행 중이었다. 피크닉을 즐기느라 휴대폰을 켜 볼 새도 없었던 건데, 조회수가 오르고 있단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 계속해서 브런치 앱을 들락날락거리게 됐다. 브런치가 뭔지도 모르는 지인에게 브런치를 설명하고 지금 내 글의 조회수가 7,000이 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시간으로 오르는 조회수를 캡처하고, 자랑하고, 친구에게 알리고, SNS에 올리고... 브런치 조회수가 뭐라고, 가족여행 다 망쳤네.


12화 메인 노출 (왼), 18화 메인 노출 (오)


   그런데 브런치 조회수, 사실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는다고 한다. 조회수가 높다고 출판을 하게 되는 것도 아니고, 블로그나 유튜브처럼 광고가 붙는 것도 아니고, 조회수는 그냥 숫자에 불과하단다. 그런데 내 마음은 '그냥 숫자'에 불과하지가 않네.


   그래도 이런 날이 언제 올까 싶어 다음 메인 화면 캡처, 브런치 알림 캡처, 조회수 그래프 캡처, 캡처, 캡처,캡처, 그리고 캡처.


12화 조회수 그래프 (왼), 18화 조회수 그래프 (오)


   그런데 오늘 창작 동화 <좀비 아기>가 또 메인에 걸리면서 첫 번째로 다음 메인에 노출된 글보다 조회수가 훨씬 많이 올라가고 있다. 댓글도 안 달리던 첫 번째와는 달리 이번엔 댓글도 몇 개씩 달리고 있다. 다음 메인화면에서 내려간  확인했는데도 계속해서 올라가는 게 어디 다른데 또 노출된 건가 싶다. 그런데 왜 높은 조회수가 달갑지만 않지?




  며칠 전 마감된 제9회 브런치 북 출간 프로젝트에 나도 브런치 북을 응모했다. 사실 이 때문에 브런치에 가입했고, 마감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하루에 한두 개씩 글을 올리며 겨우겨우 브런치 북 한 권을 만들어 마감 직전에 응모했다.


   응모가 끝난 후에는 한숨 돌리며 다른 작가분들의 브런치 북도 읽어보고, 지난 수상작들도 읽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하... 나 참 많이 부족하네' 싶었다. 부족해도 한~참 부족해서 내 글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마감에 허덕이며 얼렁뚱땅 제출한 글이 성에 안 차기도 하고. 그래서인지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께 선뜻 감사의 대댓을 달기가 참 무엇하다.




   다음에 쓸 브런치 북이번보다 완성도를 높여보자고, 목차부터 제대로 작성해서 밟아 가보자고, 마감에 쫓기지 않고 일주일에 한 편씩 차근차근 올려보자고 다짐하고 있었다. 그러던 찰나에 '조회수가 50000을 돌파했습니다!'는 약이 아니라 독이지 싶다. 그것도 청산가리!



   나처럼 작은 일에도 일희일비하는 사람에게 조회수 50000 돌파가 얼마나 어마어마한 일인지, 이토록 달콤한 경험을 한 후에 다시 묵묵히 내 글을 쓰기가 얼마나 씁쓸한 일일지 브런치는 알까 모르겠다. 브런치가 나를 시험해보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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