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영어 공부한 지 3주째가 되었습니다.
3주 동안 2개의 유튜브 동영상의 200개의 문장을 반복했다. 한 영상을 하루에 3번씩 반복하면서 3주 동안 대략 20번 정도 반복한 것 같다. 중간중간에 잘 안 되는 표현은 영상을 멈추고 그 문장만 여러 번 반복하고, 테스트를 한 후에 틀린 것만 다시 반복했다. 그래서, 평균 20, 30번을 많이 반복한 표현은 대략 50번 정도 반복한 것 셈이다.
언어를 배우는 초기에 200 ~ 300개의 표현을 초기에 집중적으로 연습하는 방식은 내가 새로운 언어를 시작할 때 항상 쓰던 방법이다.
글자를 외우거나 따로 문법을 공부하지 않고 먼저 정확한 발음을 익히는 위주로 소리가 입에 붙을 때까지 반복한다. 100개의 표현을 하루에 10번 정도 일주일이면 한 개의 표현을 대략 50번 정도 반복한다. 200 ~ 300개의 표현을 익히는 데에는 2, 3주 정도 걸렸다. 이렇게 중국어, 베트남어, 일본어를 해봤다. 처음에는 학습하는 표현의 수를 늘리지 않는다. 집중해서 정말 자동으로 입에서 줄줄 나올 때까지 반복한다. 이렇게 외운 표현은 세월이 지나도 잊어버리지 않는다. 그리고, 그 언어를 계속 배울 때 발음과 기초 표현의 근간이 된다.
유튜브에 외국어 영상은 많지만 난이도에 맞게 괜찮은 영상을 찾기는 쉽지 않다.
짧지만 기본 문장의 형태로 평서문, 부정문, 의문문이 골고루 있는 것을 고른다. 원어민이 자주 쓰는 표현이라고 모아 놓았지만 기본적인 문장 형태가 아닌 "Dinner is on me. (저녁은 제가 살게요.) 같은 표현을 모아 놓은 것은 피한다. 초급에는 맞지 않다.
우선 어학 교재든 유튜브 동영상이든 너무 천천히 발음하여 연음이 없이 또박또박 읽는 것과 AI 음성으로 억양이 어색한 것도 피한다. AI 음성이라 다 어색한 것은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발음이 되도록 미세조정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영상들도 있다.
정리하면 적당한 속도에 기본적인 문장 형태가 골고루 있는 100 ~ 200개 정도 있는 영상을 골라서 반복한다. 소리와 억양에 집중하고 의미는 문법 지식 없이 통째로 외워버린다.
특히 영어처럼 연음이나 발음축약이 많은 언어는 자연스러운 속도와 발음을 익혀야 하기 때문에 좋은 영상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원어민 성우가 녹음한 것이 가장 좋다. 어떤 것이든 50번 정도 반복하는 횟수가 많으면 개별 철자의 발음뿐만 아니라 한국어에 없는 발음과 연음도 자연스럽게 입에 붙게 된다.
아들과 연습을 하면서 이전 습관대로 발음하는 것을 교정해 주었다. 연음이 자연스럽지 않거나 한국식으로 발음하는 몇 개의 철자는 교정해 주었다. 그리고, 영상의 발음과 억양을 그래도 흉내 내도록 했다. 어떤 발음은 혀의 위치와 입술 모양을 정확히 알려주어야 교정이 되었다. 잘 안 되는 발음은 네이버 사전에서 다국어 발음으로 미국식, 영국식, 호주식도 모두 들려주면서 따라 하게 했다. 한 가지 발음을 너무 똑같이 하는 것보다 여러 발음을 듣고 따라 하면서 자기식 발음을 찾아가게 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어른이 되어서 회화를 공부하면 발음 교정이 어렵다고 하는데, 맞는 말이다. 의식적으로 수정하고 틀린 것을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하지만, 요즘은 원어민(AI라고 할지라도) 발음을 들어볼 수 있는 방법이 너무 많다. 노트북으로 수업하면서 항상 구글 번역, 네이버 파파고 번역, 네이버 사전을 띄워놓고 다양한 발음을 듣고 따라 하기를 하면서 발음과 억양을 익혔다.
정확하게 발음과 억양을 익히게 한 이유는 그래야 리듬감과 함께 영상에 나오는 영어 문장을 익혀서 외우기도 잘 되고 나중에 인출하여 말하기도 잘 된다.
우리 뇌는 똑같은 자극은 지겨워하고 같은 내용이 반복되면 활발하게 반응을 잘하지 않는다. 그래서 한 시간을 수업하면서 똑같은 내용을 똑같은 속도와 똑같은 방식으로 2번 이상 반복하지 않았다.
2주 차부터는 속도도 가끔 1.25배로 높이고, 화면을 보지 않고 소리만 듣고 따라 하는 것을 병행하였다. 첫 번째는 일반속도로 보고 따라 하기, 두 번째는 안 보고 따라 하기, 세 번째는 1.25배 속도로 보고 따라 하기, 네 번째는 1.25배 속도로 안 보고 따라 하기 식으로 변화를 주었다.
맹목적으로 앵무새처럼 따라 하면 내용과 의미가 결합되지 않고 소리만 입력되는 경우도 생긴다. 흥얼거리는 팝송이 무슨 뜻인지 모르는 것처럼.
속도를 높이거나 화면을 보지 않는 것은 새로운 자극과 긴장을 주어서 학습 효과를 높인다. 단순히 반복하여 듣고 따라 하기라 하더라도 난이도를 점점 올리는 것이 효과를 높여주는 것이다.
3주째가 되니 200개 표현은 발음과 억양도 자연스럽게 바로바로 튀어나오게 되었다. 자가테스트에서도 95점 이상 나와서 더 이상 반복하는 것을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
발음이나 억양도 교정이 많이 되었다. 4년 동안 리틀팍스의 스토리를 따라 하기는 했지만 하루에 2번 반복하고 다음 날 전에 한 것을 한 번 하는 것으로 총 3번을 하고, 긴 문장을 약간 얼버무리면서 정확하게 확인하지 않고 넘어가서 발음이 고쳐지지 않거나 정확하게 하지 못하던 것들도 있었다.
시작할 때는 반의 반 정도밖에 모르고 정확하게 발음하지 못하던 표현들이 이제 너무 쉬워졌다.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할 때다. 유튜브 동영상을 다른 것을 골라서 계속할지 교재를 사서 할지, 원서를 가지고 할지 고민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