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자식 간 대화는 무엇을.. 곁에 있는 것 만으로도 만족하기로
미국 뉴욕에 있는 큰 아이는 그곳에 간지 20년 가까이 된다. 조그만 직장에 다니고 있다. 대학에 나가 강사를 겸하고 있다.
최근에는 패션 관련 스타트업 창업도 구상 중이란다. 1인 3역을 수행하는데 성과를 떠나 다양한 삶을 추구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도 아내는 불만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들의 행동이 걱정스러운 것이다. 더 이상 일을 벌이지 말고 평범한 삶을 살기를 바라고 있다.
반면에 나는 아이가 원하면 무엇이든 도전하라고 주문하는 편이다. 아내에게 "다 큰 아이에게 간섭하지 말고 그 애 뜻에 맡기자 "고 주장한다.
이처럼 아내와 나는 자식에 대한 역할과 기대가 사뭇 다르다. 아이 인생관을 두고 우리 부부가 지나치게 흥분하고 있는 느낌도 든다.
특히 아내는 자주 직장을 바꾸고 여러 일을 하는 것에 못마땅한 눈치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지 더 이상의 모험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어찌 보면 부모로서 당연한 말이다.
패션을 전공한 아들은 그동안 인턴을 포함해 10여 군데 회사를 다녔다. 한 직장에서 은퇴한 사람으로서 나도 아들의 '직장 쇼핑'을 이해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아이 말을 빌면 처음에는 취업에 급급했지만 연차가 생기면서 진급 보다 직무와 미션에 따라 회사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전직을 거듭하면서도 공백이 거의 없는 것은그만큼 준비가 철저한 것이다.
이러한 아들의 직업관은 본인이 원하기도 하지만 사회가 그런 문화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 유연성'이 비교적 적은 우리가 참작할 근로환경이기도 하다.
그런데 아내 걱정은 나로부터 기인한 것이기도 하다. 오래 다닌 직장에서 다른 곳을 기웃하다 나중에 결국 퇴출당했기 때문이다. 아내는 이러한 실패를 아들이 또 겪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다.
히지만 나는 아이가 무엇을 하든 존중하고 지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도전하는 것도 나이가 들면 잦아들고 설사 실패하더라도 이내 제 자리를 찾아갈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아들의 우선순위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다른데 이를 우리 기준대로 맞추거나 강요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결혼도 우리 부부의 바람은 이견이 많다. 아내는 미혼인 아들에게 은근히 결혼 상대를 만나기를 기대하고 대화 중에 사귀는 여성이 있는지 체크하는 습관이 있다.
그러나 답변은 늘 공허하고 동문서답이다. 아들은 상대가 없을뿐더러 데이트할 시간도 없다고 한다. 한마디로 이성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요즘 '비혼'하는 추세다. 적령기를 넘긴 아이에게 혼인을 압박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그렇다고 아들은 독신주의자는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 부부는 자식과 대화하면서 공통된 관심과 화제를 찾으려 노력하지만 이제는 마땅한 게 없다. 해외에 자식을 두고 있는 부모들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하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어디에 있든 자식에게 중요한 것은 취업도 결혼도 아니다. 자신의 신념대로 자유롭게 사는 삶이 아닐까. 부모는 지켜보고 곁에서 응원하는 것이며 더 이상은 욕심이라 생각한다.
내일 아이가 중국 출장 중에 잠시 귀국한다. 더 이상의 잔소리는 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 애 말마따나 오랜만에 얼굴 보며 맛있는 거나 먹으러 다닐 것이다.
먹거리는 무엇이 좋을지. 어디가 괜찮은지 미리 몇 군데 알아봤다. 서로 먹는 것에 집중하는 것도 괜찮은 추억이 될 것 같다.
그러다가 아이가 기대삼아 들려주는 얘기가 있으면 금상첨화겠다.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