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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누룽지 Jun 19. 2022

오, 멋진 신세계여..

멋진 신세계

# 과연 멋진 것인가? 


'기계문명의 발달과 과학의 진보가 미래에 가져올 인간적 비극을 경고한 충격적인 작품'

  -본문 개요-

 

 멋진 신세계. 우리가 꿈꾸는 신세계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10년 후, 20년 후, 아니면 그 먼 미래에 우리가 바라는 세상은 어떤 곳일까. 고도로 발달한 과학과 이를 품은 사회는 눈 부시도록 찬란한 모습일까. 분명 하늘에는 정체 모를 이동수단이 가득하고, 아픔이 없고, 노화가 없으며, 기계가 많은 것을 대체하고, 인간은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는 존재로 부상한다. 지고의 과학은 그 어떤 것보다 위에서 세계를 지배한다. 그리고, 인간에게는 할당된 계급이 있고, 부모라 일컫는 가족이 없으며, 사랑과 같은 감정이 없고, 이를 되찾을 문학도 없고, 자신의 존재를 깨닫게 할 종교도 없다. 내면을 채워줄 영혼도 없고, 자신의 삶을 결정할 자유의지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다시 한번, 지고의 과학은 그 어떤 물질보다 더 위에서 세계를 지배한다. 

 1923년 올더스 헉슬리는 이 책을 집필하였다. 전 세계가 빠른 속도로 과학과 산업의 발전 동향을 보아온 그는 과학 문명시대 인간의 모습은 어떠할지 적나라하고 과감하게 써 내려갔다. 그리고 멋진 신세계를 꿈꾸는 이들에게 따끔한 경고를 날린다. '과연 멋진 것일까?' 


# 한 걸음이 버거운 이야기 


 작품 속 세상은 비약적인 기술력의 발전으로 길들여져 모든 이들은 자신의 지위, 계급에 따라 외형과 정신적인 상태마저 정해져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2022년의 독자로서,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의 입장으로, 통상적으로 당연하게 여겼던 개념은 헉슬리의 세상 안에서 모두 전복되고 통상적인 사상들은 전부 불길한 것으로 정의되어 '인간 공장'과 다름없는 세상으로 묘사된다. 이때부터 '멋진'이라는 단어는 거부감과 괴리감으로 가득 차, 한 장 한 장 읽어나가기 매우 힘들게 하는 것인데, 이와 더불어, 벗어나고 싶은 이 책의 세상에서 휘몰아치는 초입의 혼란스러운 전개는 이 세계를 더욱 읽는 이로 하여금 주입하려는 것만 같다. 


# 이전 시대에서 온 야만인들


 '인간이란 얼마나 아름다운 존재인가!' 오, 멋진 신세계여...

 <템페스트> 5막 1장


 철저하게 교육되어 획일화된 삶을 살아가는 헉슬리 세상의 인간들은 대부분 행복과 만족, 복종의 순환고리를 따르며 살아가고 있는 와중에. 전통의 세상, 즉, 이전 시대의 모든 것들은 천박하고 오래된 것으로 치부하여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한편, 신세계 출신의 야만인 '어머니'에게 들은 멋진 이야기를 동경했던 아들 '존'은 (신세계 인들이 보기에) 남루하고 저열한 사회에서 벗어나 신세계의 인물 '버나드'를 따라 상상 속에만 존재했던 환희의 세계에 발을 디디게 된다. 그리고 그가 그곳에서 경험할 과학의 이기에 잠식당한 인간의 존엄성을 져버린 사회를, 존재의 아름다움이 철저하게 도난당한 사회를, 불안해하며 독자는 이야기를 지속해야 하는 것이다. 


# 적막한 사막


 책의 모든 이야기가 끝나고 나면, 경악스럽고 거대한 신세계에서 진정 자신이 인간이라 부를 수 있는 모습을 스스로 잃어가는 '존'의 발걸음처럼 무거운 마음만이 가득할 뿐이다. 멋진 신세계라 불리는 그 세상은 사실 유토피아라는 가면을 쓴 사막처럼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아 보인다. 세상을 가득 메우는 것은 그저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한 모래 알갱이들 뿐. 감정을 통제하고, 생각을 강제하며, 푸른 새싹들이 다 잘려나가는, 황량한 나뭇가지를 키우는 사막. 


 1923년에 헉슬리가 바라본 미래의 세상이 그러했다. 잔인하고 비 인륜적인 세상에서 과학이 인간을 지배하는 세계. 물론 이 책이 출간된 지 약 100년이 지났음에도 현재 우리 세상이 그만큼 적막해지지는 않았음을, 으레 알 수 있지만, 시대는 항상 장담할 수 없는 것, 과학이 진일보하며 끝없이 전진하는 이때, 어느 순간 이 '멋진 신세계'가 도래하는 날, 적막한 사막의 모래 알갱이가 점점 하나둘씩 채워지는 모습을 예고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오, 멋진 신세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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