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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누룽지 Jul 18. 2022

평범하게만 느껴지는 비범한 시간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시간의 규칙

 시간이라는 개념은 우리의 일상 속에서 아무렇지 않게 그리고 더욱 가볍게 지나가는 것처럼 여겨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오늘을 마무리하는 와중에 현재 몇 시에 자야 쾌적하게 내일을 시작할 수 있는지, 지금 잠에 들면 얼마나 잘 수 있는지 대강 계산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고 그것이 시간이 정하는 규칙에 적응한 우리의 모습일 것이다. 허나, 시간은 우리가 인식하든 하지 않든, 이가 흐르는 과정 속에서 항상 난해한 과정들이 어떤 규칙에 맞춰 풀려가고 있다.

 가령, 고지대의 시간과 저지대의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더 정확히 고지대의 시간이 저지대의 시간보다 빠르다. 이는 시간의 흐름이 위치에 따라 다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인데, 이 사례를 통해 시간은 언제나 우리가 살고 있는 자연 세계에서 나름의 규칙과 순리로써 세상을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헌데, 법칙과 함께 움직이는 시간이 그렇게나 중요한 것인지, 의문이 들 법도 하다. 우리는 현재를 지나 그냥 미래로 갈 뿐이며, 과거를 추억할 뿐인데, 당연하게 그것을 정의하는 것이 시간이며 시간은 우리에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닐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현재의 모호성 

 우선, 시간의 정의를 따지기 전에, 간단한 질문을 던져보고 가자. 필자가 앞서 말한 '현재를 지나 그냥 미래로 갈 뿐..' 여기서 '현재'. '현재'라는 것은 무엇인가? 오늘 이야기의 토대가 된 책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챕터 3 '현재의 끝'에서는 현재, 즉 '지금'이라는 시점에 대한 모호함을 드러낸다.  '지금'이라고 생각한 순간, '현재'는 '과거'가 되고, '미래'가 따라올 뿐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통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어느 시점까지를 '지금'이라고 이야기한다. 허나, 쉽게 생각해, 몇 억 광년 떨어진 별이 우리 눈에 보인다고 해서 그것이 '지금' 보인다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별은 분명 우리의 눈에 도달하기까지 엄청난 시간이 소요되었을 것이고, 망막에 맺힌 그 순간에는 이미 '과거'의 별의 상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처럼 '현재'라는 것에 확신할 수 없는 것이며, 이것이 시간의 흐름이며 시간이 표현하고자 하는 세상의 일대기이다. (실제로 저자, 카를로 로벨리는 우주에서 '현재'라는 시간은 무의미하다고 이야기한다.)

 결과적으로, 시간은 과거와 미래 사이에 의문스러운 시점이 하나 있으며, 그것이 바로 현재인 것이다. 이렇게 현재의 모호성을 인지하게 되면,  사소한 충격처럼 질문이 떠오르는데, 현재가 불분명하다면, 과연 이 억지스러운 시간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 시간이라는 것은 가치를 지닐 수 있는 것일까?


#인간과 시간

  우리에게 시간은 어떤 의미일까? 시간이란 과거와 현재(다소 모호한), 현재와 미래를 잇는 매듭의 연속인가? 어떤 연속적인 사건에 우리가 편의를 위해 붙인 용어 정도는 아닐까? 우리가 시간의 모호성에 대해 깨닫고, 과거와 미래를 잇는 현재가 불명확한 이때, 시간 자체에 대한 의미를 찾을 것이 아니라, 시간은 인간의 존재에 실재할 때야 비로소 의미를 지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시간의 '현재'로만 보았을 때, 그것이 모호하다고 할 테지만, 나의 '현재'가 다른 사람에게 '지금'이 아니듯, 우리의 기억과 추억에 따라 이 시간들의 시점이 달라지기도 한다는 사실은, 인간과 시간은 상호관계에 있을 때어야 서로의 빛나는 가치와 의미를 지닐 수 있게 된다는 것에 대한 증명 같기도 한 것이다.  

 '지금'이라는 시점은 앞서 보여진 것처럼 정말 아무것도 아닌 무의미하고 불분명한 것처럼 보여도 '나 지금 작은누룽지의 브런치를 읽고 있어.'와 같은 인간의 행동 및 일상의 관념과 관계를 맺음으로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우리와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는 시간과 우리의 관계는 은근한 단서를 전해주는 것 같다. 인간의 일생과 순간에 부유하는 시간은 그 자체로써 강렬하게 의미를 남긴다. 우리의 모든 순간에 시간은 존재하고 우리를 웃고, 울게 하며 따뜻하게 또는 잔혹하게 감싸고 있다. 그리고, 존재 안에서 유의미하게 규칙을 지켜가는 시간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하지만, 깨닫지 못하는 공기처럼 조용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우리가 사랑했던, 아름다웠던, 힘들었던, 고뇌했던 모든 순간들, 이처럼 시간은 우리의 존재와 항상 함께 있었던 제 각각의 소중한 실재로써, 어느 정도의 순서만 지닌 채로 그 지고의 의미를 아무렇지 않게 숨기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지금 웃을 수 있다. 시간 속에 고요히 스며들어 있는 우리 자신에게로 돌아갈 수 있다.

순식간에 지나가는 우리 존재의 짧은 주기의 소중한 순간을 강렬하게 음미하면서.'

-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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