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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 지친 마음, 춘천으로

by eunjin

서울을 떠나 멀지 않은 거리인데도, 춘천에 도착하면 언제나 마음이 느슨해진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쉬어가도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듯한 공기.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춘천의 여백을 느끼는 여행을 해보기로 했다.


초원의 바람과 눈을 맞추다 – 해피초원목장


해피초원목장은 정말 말 그대로 ‘초원’ 그 자체였다.
시야를 막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도시에서는 익숙한 전봇대도, 간판도, 건물도 없었다.
그저 바람이 지나가는 길과 풀들이 숨 쉬는 공간뿐.

길지 않은 울타리 뒤, 말 한 마리가 조용히 풀을 뜯고 있었다.
그 순간 이상하게도 마음 한쪽이 뭉클해졌다.
말이 나를 보았다. 말이 아무 말 없이 그저 바라보는 그 시선에
묘한 위로 같은 것이 있었다.
사람들은 말보다 훨씬 많은 말을 하면서도
그 어떤 위로도 건네지 못할 때가 많은데.

풀잎 사이로 빛이 내리고
마치 시간이 잠시 멈춘 것처럼 느껴졌다.
도시에서라면 1분 1초가 아까웠을 텐데,
이곳에서는 그렇게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다.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연인이 손을 잡고 걸었지만

그 속에서도 내 안엔 고요함이 있었다.

소란함과 고요함이 동시에 존재하는 풍경.

춘천이 나에게 보여준 가장 특별한 장면이었다.



커피향 속에 스며든 평온 – 신북커피


신북커피에 도착했을 땐 마치 누군가의 시골집 마당에 들어선 느낌이었다.
잔잔한 음악, 낮게 깔린 조명,
창밖으로 펼쳐진 황금빛 들판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마음을 붙잡았다.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창가에 앉아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전되는 시간이 있다.
생각이 많던 날들, 너무 앞서가려 했던 마음들이
커피향 속에서 천천히 풀어졌다.

책 한 권을 펼쳤다가, 다시 덮었다.
지금 이 고요는 활자보다 더 진한 위로였으니까.



분덕스에서 만난 소소한 위로


춘천은 감자의 도시다.

그래서인지 춘천에서 먹는 감자요리는 그냥 음식 그 이상이었다.


분덕스는 그 감자 위에 치즈와 베이컨, 버터를 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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