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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여행하다

제주 바다를 찾아서

by eunjin

나는 바다에 큰 감흥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다. 극 T 인간으로서 바다는 다 같은 바다 아닌가? 딱히 특별하다거나, 기억에 남을 만한 그런 게 있나?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하지만 그런 나도 제주의 바다를 볼 때면 맑은 바닷물에 한 번,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에 한 번 매료되고 만다.


가끔은 감성이 메마른 것 같은 나에게도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는 제주의 아름다운 바다들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요즘 뜨는 스팟 중에 한 곳인 싱계물공원이다. 하루 두 번 바닷물에 다리가 잠기면 인생샷을 만들어 주는 곳인데 다리 말고도 작은 폐허처럼 있는 숨겨진 공간에서 보는 제주의 바다 모습은 어쩌면 조금은 탁하기도 하고 공허하기도 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아주 작은 공간이지만 작은 창으로 보는 제주의 바다는 이 처럼 조금은 다른 기분을 느끼게 한다.



하루 종일 걷고 또 걷다 너무 힘들어 우연히 고개를 돌렸는데 마주하게 된 제주의 바다. 어쩌면 다 똑같은 바다 아닌가 할 수도 있겠지만 우연히 고개를 들어 본 제주의 바다는 잠깐의 여유와, 힘듦을 잊게 하는 마법을 부려주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바다를 좋아하나? 납득하게 되는 시간.


성산일출봉

강렬한 노을이 아닌 어딘가 잔잔한 해 질 녘의 바다 모습은 한낮의 강렬함을 뒤로하며 아무리 강렬하고 뜨거운 것도 식는 순간이 온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데일 듯 뜨거웠던 것은 시간이 흐르면 딱 적당한 온도의, 온기를 느낄 수 있게 변화한다. 이 시간의 노을이 바로 그런 순간이 아니었을까



어느 노래의 가삿말 같은 붉은 노을이 지고, 보랏빛 하늘이 찾아올 때 보이는 바다의 모습. 바다는 매 순간 똑같은 모습으로 있지만 시간에 따라, 그걸 바라보는 내 마음의 따라 다 다르게 보이는 것 같다.



바다와 함께 있는 다양한 조형물, 사실 이 창꼼 스팟도 바다 위에, 바다를 배경으로 있다는 것으로 조금 더 유명세를 탄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같은 것도 바다 위에서, 바다 곁에서 보면 좀 더 특별해 보이는 마법이랄까?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을 바라볼 때면 가끔은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저 끝에는 과연 뭐가 있을까? 우리가 꿈꾸는 그런 미지의 세계가 있을까? 바다는 모두가 이어져 있다고 하는데 끝과 끝에서 만나는 사람이 있었을까? 하는 가끔은 허무맹랑한 상상도 들게 한다.


김녕바닷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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