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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 Aug 12. 2024

나는 말을 잃어버렸다

무산 오현 스님


내 나이 일흔둘에 반은 빈집뿐인 산마을을 지날 때

늙은 중님 하고 부르는 소리에 걸음을 멈추었더니

예닐곱 아이가 감자 한 알 쥐어주고 꾸벅 절을 하고 돌아갔다.

나는 할 말을 잃어버렸다.


그 산마을을 벗어나서 내가 왜 이렇게 오래 사나 했더니 

그 아이에게 감자 한 알 받을 일이 남아서였다.


오늘도 그 생각 속으로 무작정 걷고 있다. 


-무산 오현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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