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5] 그렇게라도 물어봐 줄래요?
관심을 가지는 여유와 질문하는 용기
▲말음표게임 1년 그리고 가을
질문카드 모임 '말음표게임'을 시작한 지 약 1년이 흘렀다. 모임은 점차 안정기에 접어들고 있다.
오고 가는 인원이 급격히 줄었으며 나오지 않는 유령 회원들도 어느 정도 정리됐다. 모두 고생해준 운영진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모임을 운영하며 늘 드는 생각이지만, 단체를 운영할 때는 인원 관리가 정말 중요하다.
모임을 시작했던 작년 이 맘 때는 바람이 참 선선했다. 지금이 딱 그렇다. 가을 바람이 불어오면 누군가 내게 말을 거는 듯한 느낌이 든다.
어쩌면 말음표게임은 가을바람을 닮았다. 낯선 이들과 주고받는 낯설지만 정중한 질문들. 그 설렘과 오묘함이 은은하게 오간다.
모임을 만들고 1달여 지났을 때였을까. 지금은 떠났지만 함께 했던 운영진에게 이런 말을 했다.
"이 모임을 만들길 참 잘한 것 같아요."
이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렇게라도 물어봐 줄래요?
우리 인간은 생존형이라서 너무도 쉽게 환경에 적응한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모습은 삶에 익숙해진 결과다. 물론 익숙함은 중요하다. 그건 우리의 육체와 그 속에 흐르는 호르몬이 원하는 길이니까. 하지만 이런 익숙함은 때로 무력감과 공허감을 가져다준다. 그래서 우린 자주 낯선 무언가를 찾아 나선다.
화려한 거리, 형형색색의 네온사인, 새로운 인연, 그 속에 뒤엉킨 많은 사건들. 달갑진 않지만 또 다른 세계로 나를 이끌어 줄 예술 작품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둘러싼 대화들까지.
그동안 나는 말음표게임에 대해 '삶에서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대화를 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은 '살면서 한 번쯤 꼭 해보면 좋을 질문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론 모임의 취지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말자는 생각도 한다. (난 소위 모든 일에 의미를 부여하는 '의미충'이기 때문에 ㅎ.ㅎ)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질문을 던지는 일은 정말 중요하다. 그래서 이 모임엔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생각을 해 본다. 길을 걷고 있는데 낯선 누군가가 질문카드에 있는 질문을 내게 건넨다면?
그 사람과 친한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사랑에 빠질 수도 있으며, 그를 존경하게 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그는 그렇게라도 나에게 관심을 줬으니까.
이 모임을 통해 우리가 조금 더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는 여유를 얻고, 질문하는 용기를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말음표게임] 모임에 초대하셨습니다.
https://somoim.friendscube.com/g/38a052f6-4b86-11ec-a2da-0a21cc4c472d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