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6] 만족하는 삶과 안주하는 삶, 그 간극

안주하고 있나요? 만족하고 있나요?

by 글로

미운 정, 고운 정 온갖 정이 다 들어 이젠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친구가 돼 버린 말음표게임. 한동안 조용했지만 모임은 계속되고 있다.


근래 날씨가 추워져서인지 참여하는 인원이 확실히 많이 줄었다. (평균 20~25명이 참여했는데, 요즘은 10명 안팎이다)


10월 28일 말음표게임에서 찍은 사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점이 약간 불안했지만 지금은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가을이 되면 익은 잎새가 떨어지듯 모임도 마찬가지일 테니까.



10월 28일 모임에서는 삶의 만족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구체적으로는 돈에 관한 내용이었다.


자신이 가진 돈에 만족하는지, 만족하지 못한다면 얼마나 더 벌어야 만족할지, 그리고 그때에도 만족하지 못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지가 핵심이었다.


신기하게도 모임에 참여한 4명 중 1명을 제외한 모두가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절반은 만족할 거라고 예상했는데 결과는 달랐다. 솔직한 답변들이 오고 갔다.



"저는 뭔가 이상하게, 주변 사람들과 저를 계속해서 비교해요. 특히 경제적인 부분에 있어서요. 생각해 보면 한 번도 만족해본 적이 없는 것 같네요." (J군)


"저도 잘 만족하지 못하는 편이에요. 뭔가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고 할까요.


때론 헷갈려요. 이런 생각이 현재에 만족하지 못해서 그런가 싶기도 해요. 부모님께서는 늘 지금 그 자리로도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하시거든요." (K군)


문득 궁금해졌다. 만족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순 없을까. 만족한다는 건 더 이상 나아가지 않는다는 것일까. 때로 우린 이런 말을 한다.


"사람이 만족할 줄도 알아야 해."


하지만 이내 불안해진다. 계속 만족만 한다면 다음으로는 어떻게 나아갈까. 만족만 하다 끝나버리면? 만족하면서 성장하는 건 어떻게 하는 걸까.





▲만족하는 삶과 안주하는 삶은 다르다


머릿속의 두레박을 좀 더 우물 깊이 넣어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족하는 것과 안주하는 것은 다르다."


내가 바꿀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되 그 외에 내가 바꿀 수 있는 게 있는지 찾고 계속 시도하는 것이 만족이라면, 똑같이 바꿀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나 그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더 이상 찾지 않고 멈춰 있다면 그건은 안주다.


생각해보면 그렇다. 무언가에 진심으로 만족했다고 말하는 사람은 보통 그 일(혹은 대상)에 몰입해 최선을 다한 경우가 많다. 물론 기준은 자신의 솔직한 내면이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지 않고 대충 임한 경우는 대게 만족했다고 말하지 못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앞서 J군은 계속해서 타인과 자신을 비교한다고 했다. 어쩌면 J군이 만족하지 못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을지도 모른다.


자신의 경제력이 얼마나 좋아졌고 그걸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그리고 돈에 대한 시각이 얼마나 넓어졌는지 과거의 부족했던 자신과 비교하는 게 아니라, 타인과 비교해 왔기에.



진정한 만족은 외부의 기준이나 평가에서 오지 않는다. 자신이 정해놓은 기준에 비해 얼마나 진심으로 그 일에 몰입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진짜 만족한 사람은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속도는 더딜 지라도 다음 만족을 위해 조금씩 정진한다. 진정한 만족감에서 느꼈던 건강한 희열을 다시 한번 맛보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그리고 만족의 잣대를 타인에게 두지 않는다. 그게 얼마나 불쾌하고 불필요한 것인지 알기 때문이다.

한 번 생각해보자. 우리는 삶에 안주하고 있는지, 만족하고 있는지.


"오늘 안주에 만족해요." 같은 개그는 사절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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