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연의 캠퍼스

한연의 비너스 1화 with GPT

by 글로

* 위 소설은 보조작가로 챗GPT와 함께 쓴 소설입니다.


2015년 10월 18일, 대한민국 서울, 한연대학교 캠퍼스


낙엽이 흐르는 한연대학교 캠퍼스의 가을은 고요했다. 새빨간 거짓말처럼 학생들은 익어가는 캠퍼스의 단풍들을 보며, 자신이 인생에 대한 강한 생각들을 뿜어내고 있었다.


오전 11시 40분, 계절만큼 깊게 하루가 저물고 있었다. 하얀 블록 건물 앞에는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장면이 펼쳐지고 있었다. 근은 주차장이 침범하지 못한 학동의 벤치에 앉아 흘러가는 학교의 1초를 그려내고 있었다.


근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수요일의 인물화 수업이 끝난 후, 햇살을 마주하며 스케치하는 것을 좋아했다. 근의 도화지 속에는 짙게 드리어진 나무와, 강하게 물들여진 낙엽들, 그리고 그 밑에는 다리를 꼬고 있는 한 여학생이 있었다. 그녀는 아직은 순수한 듯, 어색하게 왼쪽 다리를 오른쪽 다리에 포개고 있었다. 건조하지만 밝은 공기는 그녀의 새하얀 다리를 더 돋보이게 하였다. 그녀는 주황색 립스틱을 바르고 자신에게 흐르는 생기발랄하고 적당한 감촉을 느끼고 있는 듯했다. 몸에 달라붙는 하얀 니트에 검은 미니스커트를 입은 그녀는 근을 바라보고 있었다. 분명히 방금 전까지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근에게 다가왔다.


그녀가 신은 검은색 웨지힐은 그녀의 조화로운 각선미를 더 돋보이게 했고, 근의 심장은 빠르게 달아나고 싶은 욕구를 느꼈다. 엉덩이에 달라붙은 검은 천의 소재는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알 필요도 없었다. 완벽히 마른 듯, 마르지 않은 듯, 곡선을 타고 내려오는 다리는 그의 페니스를 미치게 만들었다. 누구나 알 것이다. 여대생의 미니스커트 차림은 남성의 욕망을 자극한다는 것을 말이다. 결국, 미치도록 아름다운 그녀의 하체는 그의 시선을 따라 옆으로 스쳐갔다. 근에게는 정말 설레는 일이었다. 신에게 여성이라는 피조물을 만들어 준 것에 감사하고 싶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여성의 아름다움을 의식적으로 깨닫게 해 준 이브의 일탈에 감사하고 싶었다.




근은 같은 과의 여자 후배들과 점심 약속이 있었다. 시계를 본 근은 약속시간이 다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항상 그랬다. 그는 입학 후, 지금까지 한 끼의 식사라도 같이 했던 여자애들과의 잠자리를 모두 가졌었다. 잠자리라고 하면 뭔가 곤충과 같으니 섹스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매력적인 표현일지도 모른다.


정말 위대한 학교생활이었다. 교내의 모든 과의 아름다운 여자아이들의 몸을 머릿속으로 탐하는 일은 참으로 흥분되고 엄청난 것이었다. 하지만 혼자만 알고 있고 싶은 일이기도 했다. 더 이야기하자면 끝도 없었다. 큰 눈에 버선 모양을 한 코, 전형적인 성형미인의 마스크를 가지고 있었다. 그녀들은 잘록한 허리에 풍만한 가슴을 가진 예술대학의 엘리트 여자아이들, 어쩌면 서양화과에 다니고 있는 근이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여자들이었다.


또 매력적인 부류는 청순함을 돋보이게 하는 생머리에 적당히 째진 듯한 눈과 도도한 웃음을 띠는 고양이와 여우를 섞어 놓은 듯한 상의 경영학과 3학년 학생들이었다. 그녀들은 왠지 모르게 남다른 연애 철학으로 남자들을 휘어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들은 적당한 개방성과 성에 대한 깊은 가치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육체의 실루엣에서 그것들이 표출되는 듯했다.




한연의 캠퍼스 학동과 연동 사이에는 큰 동상이 하나 있었다. 그녀는 그리스 시대의 아름답고 조형의 미를 잘 살린 여성이었다. 근은 점심시간 전 수업이 조금 일찍 끝날 때, 그녀를 바라보며 명상하는 것을 즐겼다. 물론, 현대의 성적이고 도도한 그런 여성들의 모습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뭔가 근접할 수 없는 신성함과, 범할 수 없는 위대함을 가진 동상이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한비’라고 불렀다. ‘한연의 비너스’ 대한민국의 대학교 안에 서양의 조각물이 서 있다는 것은 둘 중 하나였다. 학교의 가치관과 연결시킬 어떤 작품이 필요했거나, 어떤 저명한 교수나 자매 결혼을 맺은 학교에서 학교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기부했거나, 둘 중에 하나였다. 학교 내에서 친구들과 혹은 선, 후배들과의 약속을 잡을 때면 항상 아이들은 한비 앞에서 만나기를 청했다.


‘근 오빠!”


누군가 근을 크게 불렀다. 근은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전혀 궁금하지 않았다. 근의 머릿속은 온통 오전에 봤던, 숨 막히는 각선미를 소유하고 있는 여성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근은 아이폰을 들어 시간을 체크했다. 오후 3시 15분이었다.


“오빠, 저희 왔어요!”


빨간 체크 난방에 감색 테니스 스커트를 입은 귀여운 여자아이와, 살색 H 라인 스커트에 싼 가격이지만 맵시를 격하게 살린듯한 청록색 봄 니트를 입은 두 후배가 다가왔다.


“어, 왔어? 둘 다 화사하게 입었네.”


화사하지 않았다. 습관적인 칭찬일 뿐이었다. 근은 생각했다. 옆에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는 저 ‘한비’가 보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근에게 그들은 그저 그런 여자아이들이었다. 식당에 도착한 근은 그녀들에게 무엇을 먹을 거냐고 물었다. 별생각이 없는 듯했다. 이들은 학생식당에서 가장 많이 먹는 제육볶음과 김치찌개, 그리고 참치 야채 볶음밥을 시켰다. 교내에 있는 식당 중에서 연동의 식당은 가장 맛이 좋은 곳이었다. 근은 항상 연동 식당에서만 밥을 먹었고, 어쩔 수 없는 의식처럼 근의 발은 시선을 따라 그곳으로 갔다. 일주일에 3번 정도는 새로운 여자아이들과 함께 먹었다.


근이 가장 기분이 좋은 날은 국내 최고의 섹스 칼럼니스트 정은의 강의를 들은 날이었다. 정은은 탄탄한 몸매와 달콤한 사상을 갖고 있었다. 어떤 날은 수업 후 그녀와 함께 캠퍼스를 거닐며 성에 대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24살의 남자에게 그녀의 성적 경험들을 느끼는 건 짜릿한 일이었다. 근은 수업을 듣는 학생 중에서 정은과 가장 친했다. 머릿속으로, 그는 벌써 그녀를 몇 번이고 범한 후였다. 앞으로도 그런 진취적이고 성숙한 여성과 성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도 행복했다. 그녀와 헤어질 때면, 근은 마음은 아쉬움에 몸부림쳤다.


두 2학년 여자아이들은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어제 먹었던 술의 종류, 방금 전 들었던 강의의 교수님 스타일과 외모, 그리고 부모님의 연봉 같은 평범한 이야기들이었다. 갑자기, 작은 키의 여자아이가 근에게 말했다.


“어제 오빠가 그렸던 그림 너무 멋졌어요.”

“맞아요. 오빠”

“그냥 그린 건데 뭐…”


근은 정물화 시간에 그렸던 자신의 그림을 떠올렸다. 어제는 이상하게 평소에 쓰지 않던 2B 연필을 붙잡았다. 인물은 정물과는 달랐다. 인물에는 삶과 고충이 들어있었다. 아버지가 말했던 것이 떠올랐다. 남자의 인생은 비로소 사랑의 의미를 깨달았을 때 완성된다고. 근은 자신이 이미 사랑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사랑이 몇 번의 입맞춤과 섹스로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어제 그렸던 스케치의 제목은 젖은 날의 기억이었다. 강의에서 교수님이 말했던 부정과 일탈의 상상을 그것도 가장 치명적인 성적인 일탈을 표현하는 것이었다. 정해진 모델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강력하면서도 부드러웠다. 야릇하면서도 강하게…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끌벅적한 식당에는 많은 청춘들이 지나다니고 있었다. 청춘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꿈을 꾸며, 자신만의 꿈을 마음속으로 삼키며, 고독을 즐기고 있었다. 학생 식당에 얼마 전에 오픈한 카페로 자리를 옮긴 그들은 텁텁한 가을향을 느끼기 위해 아메리카노 3잔을 시켰다. 근은 생각했다.


“이 아메리카노는 왜 마시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


한국인들은 불과 몇 년 전부터 이 미국식 원두커피 아메리카노에 길들여지기 시작했다. 300원짜리 인스턴트커피가 하얀 종이컵에 담겨 나왔던 시절에 비해, 사람들은 더욱 자신을 과시하고 싶은 욕구가 커진 듯했다. 지금 여기, 이 캠퍼스 안에도 욕구들이 떠돌고 있었다. 근과 두 여자아이는 계속해서 상투적인 대화를 이어갔다.


“그런데, 박두진 교수님 너무 섹시하지 않아요?”

“섹시하지”

“맞아. 너무 섹시한 거 같아, 카키색 난방이 너무 잘 어울려.”


카키색 난방에 하얀색 슬랙스 진, 남자가 봐도 깔끔하고 멋진 스타일이었다. 근은 박두진 교수에 대해 잘 몰랐다. 그냥 심리학과 교수라는 것과 많은 여학생들의 환심을 사고 있다는 것 말고는. 사실, 크게 관심이 없었다. 여자 교수님들에게 관심을 가지기도 바쁜 시간이었다.


한연 대학교에는 꽤 젊은 여자 교수들이 많았다. 하지만, 짧은 치마에 새하얀 허벅지가 펼쳐진 야생의 캠퍼스에서 교수들이 눈에 들어 올리는 없었다. 두 아이들이 정신없이 수다를 떠는 동안, 근은 별생각 없이 창밖을 바라보았다. 왼쪽 비탈길 아래로 카페 쪽으로 박두진 교수가 당당하게 걸어오고 있었다.


“어!?, 박두진 교수님이야!”

“교수님, 안녕하세요?”


특유의 진한 갈색 눈썹을 부드럽게 다듬은 두진은 눈썹을 위아래로 왔다 갔다 하며,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어, 그래”


근은 알 수 있었다. 그의 능청스러운 눈썹과 함께 페니스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여자아이들의 치마 사이로 미세하게 드러난 속살은 중년 남성의 성적 판타지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두진은 카운터로 가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하고 형식적인 미소를 띤 채 여자아이들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옆자리에 앉아 말을 걸었다. 그때, 근의 핸드폰이 울렸다. 네모난 화면 위로, 아버지의 이름이 떠올랐다.


‘무슨 일이시지?‘


근은 생각했다. 최근 1달간 연락이 없다가 갑작스레 온 전화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은 동요하지 않았다. 가족에 대한 애착이 없어서도 아니고, 빌어먹을 패륜아여서도 아니다. 그냥 그저 그런 기분이 들뿐이었다. 근은 전화를 받기 위해 여자아이들에게 먼저 간다고 멋진 프랑스 신사처럼 손을 들어 보였다. 그녀들은 근이 간다는 사실에 별 관심이 없는 듯했다.


근이 가고 여자아이들은 두진과 함께 욕망의 이야기들을 시작했다. 그녀들은 아마 수업 시간 전까지 두진과 별 의미 없는 대화를 나누다 다음 수업에 들어갈 것이다. 그리고 한 여자아이는 두진에게 문자를 보낼 것이다.


‘교수님, 내일 시간 어떻게 되세요?’


그리고, 다음 날, 해가 집에 들어가려고 짐을 꾸릴 때쯤 나와, 간단하게 홍대에 위치한 젊고 밝은 분위기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나올 것이다. 간단하게 술 한 잔을 기울이겠지. 적당하게 취기가 오른 두 사람은 서로의 개인 사정과 꿈, 이상형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물론, 대화의 초반에는 상투적이고 지루한, 대한민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일과 가족 이야기를 할 것이다. 그 후엔, 좀 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나올지도 모른다. 결국은 서로의 속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서로가 얼마나 호감을 가지고 있는지, 얼마나 지금 흥분되어 있는지 알고 싶었다. 당장이라도, 22살의 조신함을 대표하는 하얀 블라우스를 찢어버리고, 그녀의 젖가슴을 거칠 게 자신의 수염에 비비고 싶은 중년의 욕망은 폭발할 것이다. 블라우스 따위는 찢어버려도 좋다. 그 정도 블라우스는 다시 사줘도 나에게 아무런 경제적 문제가 없으니까. 그녀의 반응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그 어리고 여자아이를 자신의 오피스텔로 데려가 격렬한 섹스를 하고 싶을 것이다. 침대가 흔들리고 옆의 테이블은 넘어지고, 다시 그들은... 판타지 소설이었다면, 건물이 흔들리고 지진이 났을 것이다.


다른 여자아이는 또 다른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문자나 메신저로 연락을 하지는 않았지만, 방으로 향한 자신의 방에서 혼자만의 섹스를 즐겼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녀는 씻지도 않은 채, 스마트폰을 들고 두진의 이름을 페이스북에서 검색한다. 심리학자답게 많은 글들이 올라와 있고, 대한민국 최고의 카피라이터도 쓸 수 없는 그런 미친 글귀들이 업로드돼 있을 것이다.


그 하나하나는 작은 촉감이 되어 그녀의 시신경을 따라 그곳으로 향할 것이다. 그러고는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자극하겠지. 그녀는 손을 고정시키고 조금씩, 조금씩 비벼 댈 것이다. 구릿빛 근육의 체온이 그녀와 닿으며 느껴지는 힘은 환상이었다. 그녀가 자기 자신의 클리토리스의 위치를 어떻게 그렇게 잘 찾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오랫동안 숙련된 행위 때문인지, 그녀의 타고난 성적 감각 때문이지 알 수는 없었다. 클리토리스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맥심 같은 잡지에도 실려 있고, 여느 섹스 칼럼에도 많이 있다. ‘그녀들의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는 법’ 같은 별로 자극적이지도 않은 제목으로 정확한 위치와 만지는 방법, 흥분했을 때의 반응 등을 자세하게 서술해 놓은 것이 많다. 하지만, 그런 기술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자신의 G 스폿을 찾으려는 노력이 더 중요했다.


클리토리스는 좀 더 바깥쪽에, G 스폿은 숨겨진 곳에 있는 것처럼 G 스폿을 자극했다면, 그녀는 더 흥분했을 것이다. 두진의 혀의 돌기들의 그녀의 그곳과 닿으며 생기는 마찰은 엄청난 오르가슴을 그녀에게 선사했다. 실제가 아닌 상상이기 때문에 더욱 그녀는 달아올랐다.


흰색 침대 커버는 연 노랗게 물들 것이고 그녀는 하의를 탈의한 채 동물의 모습으로 잠이 들겠지. 그리고, 그 행위는 몇 주에서 혹은 몇 달 정도 지속될 것이다. 이미지 섹스의 대상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성적인 매력을 주는 이들 중 그날의 기분에 따라 완전히 상반된 이미지의 상대가 등장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미지 섹스가 굉장히 매력적인 것이다.




근은 아버지의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근아. 잘 지내니?”

“네, 뭐… 잘 지내죠.”

“그래, 다음에 또 전화할게”

“네”


불편했다. 근은 아버지가 항상 불편했다. 아버지의 부드러운 말투 뒤에는 알 수 없는 권위가 자리하고 있었다. 근은 그런 아버지가 싫었으며, 어머니를 대하는 무례한 태도도 싫었다. 무자비한 모습까지는 아니었지만 항상 조용하게 가족들에게 고통을 주는 것 같았다. 아버지는 전형적인 바람둥이였다. 유명 방송국의 국장인 아버지는 늘 몇몇 스캔들에 휘말려 있었다. 처음에는 직업적인 이유로 벌어지는, 아니 일터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반복되는 일에 근은 그 모든 게 사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버지를 따라 가끔 갔던 골프장에서 아버지는 매번 캐디 누나들의 엉덩이를 두터운 손으로 툭툭 건드렸다. 그러고는 굉장히 과장된 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성적 충동을 합리화했다. 골프장을 걸으며 얼마나 많은 스침이 있었을까? 근은 아버지와 통화할 때마다 야한 소설을 읽는 야릇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여성들이 방송국 국장과 그런 관계들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현실이었고, 자신 옆에서 아니 그보다 더 가까운 곳에서 같은 피가 흐르는 존재가 그랬다는 것은 더욱 큰 충격이었다.


하지만 근은 커 가면서 아버지를 받아들였다. 사실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남자아이들이 흔히 보는 그런 가학적이고 동물적이며 기계적인 관계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아버지는 분명히 굉장히 위험하면서 매력적인 관계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고, 아슬하게 그 사이를 잘 유지해 나갔다.


근은 전화를 끊고, 캠퍼스를 조금 거닐었다. 어제 만났던 숨 막히는 각선미의 소유자는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 떠올렸다. 어디선가 걷고 있을 것이다. 20cm가 넘는 하이힐을 신고 자신의 적당하게 매끈한 다리를 뽐내며 걷고 있겠지. 너무나 아름다운 상상이었다. 단순한 육체의 아름다움을 넘어선 아름다움이었다. 근은 계속해서 그녀를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