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아를 보기 위한 구구절절한 사연 / 물고사리

(39화) 수생고사리로 다시 진화하다.

by 로데우스

신기하게도 물에 사는 물고사리
제주살이 중 양치식물 초보자 시절에 포자낭군을 보고

통영살이 중 충남 논산으로 달려가 무성아를 보았다.

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645147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GX2PWc6eJJSwpUf3BTJTB%2BgNtLE%3D 물고사리 / 뒤의 키가 큰 것이 포자엽, 앞의 물 위에 펴진 것이 영양엽이다.


고사리들은 물에서 육지로 진화했다.

그런데 물에도 고사리류가 자란다.
물에 사는 고사리는 두 부류로 나뉜다.

우연히 다시 물이나 습지에 살게된 물고사리와 검은별고사리가 있고
수생고사리로 다시 진화한 네가래, 생이가래, 물개구리밥이 있다.
이중 물고사리와 검은별고사리는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어 있다.

제주살이에서 양치식물을 접하면서 물고사리를 알게 되었다.
하논 분화구의 도랑에서 물고사리를 처음 보았을 때
신기함을 느끼며 쪼그려앉아 잎을 만지던 때를 기억한다.

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645147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AhvfdW9nXJqN8Fh2LDiMvPdkVw0%3D 물고사리 포자낭군


낮게 깔리는 영양엽과 높이 자라는 포자엽을 확인하고
포자낭군을 보기를 기대하며 여러번 찾았다.
11월의 늦가을 드디어 포자낭군을 보았다.

구와말 잎처럼 생긴 잎질이 두꺼운 포자엽 가지 사이에
포자낭군이 줄줄이 붙어있는 모습을 보고서야
물고사리를 제대로 보았는다는 뿌듯함이 느껴졌다.

그 다음해 물고사리도 무성아가 달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다시 하논의 도랑으로 달려가 물고사리를 찾았으나
농약 냄새가 진동하고 물고사리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 다음해 도랑이 아닌 논바닥에서 어린 물고사리를 보았다.
그러나 벼를 심으려고 논을 갈아엎었고
물고사리는 다시 없어졌다.

논뚝에서 한 포기를 발견했는데 크게 자라지는 못했다.
도감에서 본 물고사리 영양잎에 달린 무성아를
찾고 찾았으나 어린 잎에서는 볼 수 없었다.


낙상사고 후 2년 만에 다시 물고사리를 찾았으나 물고사리 자체를 볼 수 없었다.
이렇게 제주의 물고사리는 더이상 인연을 맺지 못했다.
물고사리의 무성아는 언제 보게 될까?

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645147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1HrmaZtii8C0cyMzdClOZCO7h9k%3D 물고사리 무성아


제주에서 물고사리 무성아를 보지 못한 아쉬움은

통영에 와서도 절절함으로 바뀌어 정보에 귀를 기울였다.
논산에서 물고사리 무성아 사진이 올라온 것을 보고 논산으로 달렸다.


논두렁에 무성한 물고사리를 보고 신천지에 온 듯한 풍요로움을 느꼈다.
눈이 커지는 군락에 가슴이 두근두근, 오길 잘했구나!
벼 뒤에 숨은 영양잎에서 무성아를 발견한 순간 숨이 멎는 듯한 느낌이다.


작은 무성아에서 잎으로 돋아나는 모습에 황홀했다.
제주의 아쉬움이 기쁨으로 치환되면서 땀방울도 배고픔도 잊었다.

수로에 장화를 신고 들어가 물고사리 새순 반영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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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사리 풍경(좌), 물고사리 새순 반영(우)


논산은 약관 시절 3년 동안 군생활을 했던 곳
시니어의 나이로 꽃객으로 다시 찾은 곳
물고사리 무성아의 추억으로 물들어 간다.



#양치식물 #물고사리 #무성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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