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이 많은 작가의 인스타
인스타 하시나요?
저는 예전에 블로그에 글을 쓰다가 공무원 공부를 하면서 글 쓰는 짓(?)을 잠시 멈추었습니다.
지금은 인스타가 세상과의 소통의 창이 되어버렸어요. 옷가게나 아이 학원 심지어 식당까지도 인스타를 통해 그 정보를 얻어야 합니다. 인스타 후기라도 올리면 음료 서비스가 나오니 공짜 좋아하는 저는 인스타 식당 후기들을 왕왕 올리는 편입니다.
블로그 하던 시절에는 할 말을 실컷 늘여놓아도 괜찮았어요. 누가 들어와 내 블로그 글을 들여다본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터라 하고 싶은 개인적인 이야기들도 눈치보지않고 써내려갔구요. 그러나 인스타는 사진과 짧은 글을 올립니다. 하고싶은 이야기를 조금 줄이고 사진으로 그리고 음악으로 나의 일상을 공유해요.
그러다보니 사진을 올리고 음악 고르는데 시간을 많이 보냅니다.
내가 전달하고 싶은 이 감정을 담아내는 노래를 찾는 일은 쉽지 않아요. 저의 인스타는 또다른 저의 플레이리스트가 되어 음악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그래봐야 깊이가 있는 음악들이라기보다 옛날 그때 그시절 음악들이 많습니다만.
인스타에 사진들은 거의 릴스로 올리곤 합니다. 혹여 내 부끄러운 사진들을 오래 바라보지 못하게 자동으로 넘어가는 릴스가 마음이 편해요.
필름 카메라나,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담아내던 시절에는 한컷 한컷 정성스럽게 숨을 죽이고 촬영했다면 지금은 너무 흔해빠진 아이폰으로 뚝딱 찍어내 올립니다. 한 때 사진작가를 꿈꾸던 감성과 정성은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어제 성격이 급한 저는 봄을 기다리지 못하고 꽃집에 가서 동백나무를 사왔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으면 마당에 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오를텐데 말이죠. 오전에 내리던 비가 오후가 되면서 눈으로 바뀌었어요. 빨간 동백꽃잎 위로 하얀 눈들이 내려앉고 있습니다. 내 아이 웃는 모습을 찍을 때보다 더 가까이 다가가 그 모습을 사진에 담에 왔습니다.
눈내리는 저녁을 준비하며 저희 집 동백나무를 올려봅니다.
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