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이 기술을 앞서는 시대가 되길
나에게는 디지털 역량이 확연히 다른 두 분의 어머니가 계신다.
최신 아이폰을 사용하시는 시어머니와, 안드로이드 보급폰을 쓰시는 친정엄마이다.
시어머니는 새 기종이 나올 때마다 아이폰을 바꾸신다. 팟캐스트를 들으며 산책을 하시고, 스타벅스 애플리케이션으로 커피를 주문하신다. 스타벅스 프리퀀시를 모으는 재미에 빠져 손자들에게 선물을 나눠 주시는 모습은, 그 세대로 말하자면 ‘신여성’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반면 친정엄마는 가끔 카카오톡 대화방과 문자 메시지를 헷갈리신다. 유튜브에 들어가 보면 모든 영상에 ‘좋아요’가 눌려 있어, 원치 않는 영상이 계속 뜬다며 불편해하신다. 그럼에도 일흔이 넘은 나이에 가족들과 카카오톡으로 소통하고, 애플리케이션으로 주식 거래를 하고, 유튜브를 즐기시는 모습은 분명 기술을 자기 삶 안으로 들여온 결과다.
노인복지관에 중국어 수업을 출강하는 첫날,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역시 스마트폰 사용법 안내다. 단체 대화방을 만들고 초대하는 법, 숙제를 인증하기 위해 사진을 찍어 올리는 방법까지 하나하나 설명해 드린다. 따라 해 보시라고 말씀은 드리지만,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방법을 몰라 스마트폰을 손에 든 채 나를 조용히 바라본다. 나는 그 시간이 귀찮지 않다. 오히려 좋다. 한 분 한 분 옆에 앉아 천천히 알려드릴 수 있어서, 그 시간만큼은 유난히 따뜻하다. 중국어 단어 하나를 더 아는 것보다, 스마트폰을 한 번 더 제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에 더 큰 기쁨을 보이시기도 한다.
나이가 많다고 모두의 디지털 역량이 낮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대체로는 그렇다. 시력과 기억력, 순발력의 저하는 스마트폰을 점점 어렵게 만든다. 게다가 기술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워진다. 하지만 기술 발전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가능성을 열어 둔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편리함은 거부의 대상이 되기보다 누리고 싶은 대상이 된다. 그렇기에 일상에서 떼어낼 수 없는 스마트폰 앞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된다.
거창한 기술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옆에서 기다려 주는 사람의 친절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