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전연명의향서>를 읽으며

삶과 죽음 사이에서, 나에게 던져진 가장 담담한 질문

by 부엄쓰c

처음 <나의 사전연명의향서> (김지수 저)를 손에 쥐었을 때, 마음 한편으로는 책장을 넘기기가 망설여졌다. '죽음을 미리 준비한다'는 말이 낯설고 두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나의 생각은 조금씩 달라졌다.


나의사전연명의향서.jpg


이 책은 작가가 오랜 시간 병원과 호스피스 병동을 오가며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마지막 순간을 가까이서 기록한 이야기다. 책에서 작가는 연명치료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콧줄로 음식이 들어가고, 인공호흡기로 겨우 숨을 이어가는 삶이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의 연장'인지 묻는다. 그저 조금 더 오래 숨쉬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 순간까지 내가 나로서 존재할 수 있는 삶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책 속의 아버지와 딸의 대화가 특히 마음에 남았다. 근육의 힘이 서서히 빠지는 병을 앓는 아버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한다. 가족 덕분에 자신을 잃지 않을 수 있었고, 가족과 함께한 그 시간들이 자신의 삶을 마지막까지 존중할 수 있게 해주었다고 한다. 나는 그 대화를 읽으며 죽음은 삶과 분리된 무언가가 아니라 삶이라는 긴 이야기의 마지막 장면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덮으며 깨달은 건, 이 책이 죽음에 대한 완벽한 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죽음을 통해 삶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생각할 기회를 준다는 점이다.


나는 아직 사전연명의향서의 질문들에 확실한 답을 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분명해진 건, 마지막 순간까지 내가 원하는 것은 결국 '나답게 사는 것'이라는 것이다. 내 삶의 마지막 순간, 나는 이렇게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마지막까지 나답게 살아서 행복했고, 감사했다."


이 책을 조심스럽게 추천한다.

죽음을 준비하라는 뜻이 아니다.

삶과 죽음을 함께 생각하며 오늘을 조금 더 나답게 살아가자는 이야기다.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71021895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8913743

#나의사전연명의향서 #김지수기자 #삶과죽음의경계 #연명치료 #죽음도삶의일부 #삶을구체적으로바라보기 #마지막까지나답게 #오늘을존중하는법 #책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