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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처드킴 Jun 09. 2022

자원봉사여행 안녕

베트남에서 마지막으로 만난 아이들

 수년전 봄에 청년들과 함께 도원결의를 맺고 한참을 달려왔다. 그동안 무슨일이 있었는지, 킴도 잘 모르겠다.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체코로 해외자원봉사단을 띄우려 했었지만, 불발되었고, 대만 택시 여행 사업을 추진하던 중, 안 좋은 사건이 발생하였다. 그리고 끝판왕 코로나가 왔다. 그렇지만 이렇게 안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비록 돈을 벌지 못하는 목적사업이지만, 우리는 남태평양부터 아이슬란드 레이카비크까지 자원봉사활동의 고속도로를 개척하여, 많은 한국청년들이 해외청년들과 어울릴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였다. 그리고 내부적으로는 자원봉사활동을 널리 보급시키기 위해 교육홍보 책을 만들었다. 또한 교육질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타로카드에서 영감을 얻은 여행점 카드를 개발하였다.          

이것을 어떻게 전해주지? ㅎㅎㅎ

눈을 떠보니 우리는 어느덧 호치민에 와 있었다.”

이렇게 시간이 훌쩍 지나갔는데, 어느덧 킴과 청년들은 베트남 호찌민에 와 있는 것이다.

이 사업 또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먹고 살기가 점점 힘들어져 점점 아르바이트를 나가는 날이 모두들 많아졌다. 번역부터 단순 심부름까지 정말 불러만 주면 감사하다. 

이곳에서 2주간 우리는 호찌민 빈민가에서 어린이 도서실을 설치하고, 한국어 및 영어 도서를 증정해주는 봉사활동을 펼친다. 또한 한국어 및 한국문화를 가르치는 봉사활동도 전개하게 된다. 한국의 날씨는 벌써 여름에 접어들어 매우 덥다고 한다. 이곳 호찌민은 한국만큼 덥고, 또 그만큼 더 더운 것 같다. 실내에서는 에어컨이 있으니깐 조금 상황이 괜찮지만, 도로나 길을 걸어다닐때는 등으로 땀이 비오듯이 흐른다.   


 뜨거운 눈물

해외봉사단 해단식을 할 때보다 더 슬픈 순간이 있다. 그것은 아동들과 현지에서 헤어지는 순간이다. 모든 활동을 완수하고, 이제는 짐을 내려놓는 순간이지만, 다시 만남을 기약할 수 없기에 모두들 눈물로 그 아쉬움을 대신한다.

인솔자인 우리는 감정 없는 로봇이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실제로 킴은 헤어지는 순간에 전혀 슬프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그 마지막 순간이 마지막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로봇같은 킴에게도 슬픈 순간이 두 번 있었다.

청년조합으로 시작한 우리이기에, 청년이라고 보기엔 부담스러운 내가 그림자가 되어야 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슬펐다. 홍길동이 아버지께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한 심정이 이랬을까? 아니면, 이렇게 점점 이별을 해야 되는 것 같아서 슬펐을까?     

두 번째는 완전히 떠나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을 때 너무 슬펐다. 논리적으로는 수개월동안 나온 이야기 였으므로, 눈물을 흘렸어도 진즉에 몇 번은 흘렸을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킴의 이름이 지워지던날에는 뜨겁고도 슬픈 눈물이 점점 흘렀다.      

    

깜온! 감사합니다!

우리는 세계정치 / 자유민주주의 / 시장경제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지금껏 떠나리를 통하여 국제적인 활동과 자유를 만끽하였다면, 이제는 우리 스스로의 인생에 대하여 책임을 질 때가 되었다.     

우스갯 소리로, 누군가가 우리의 이름을 잘 못 지었다고 불쑥 말했다. 술김에 한말이겠지만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떠나리 라고 지어서 떠나는 거야. 모이리 했으면 안 떠났을텐데..”

하나둘씩 떠나리를 떠나기 시작하였다.

이제 너무 힘들어진 우리가 우리의 조직을 떠나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는 서로를 잡지 않았다. 그동안 달려온 것에 대한 재미도 있었지만, 힘이 들었던 것도 있었을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부모님을 만나서 왜 이것을 계속해야 하는지 논리를 만드는 것 또한 식상해졌고, 방향도 모른 체 달려온 이 길을, 언제까지 달려야 할지도 불투명해졌다.     

“저 제가 이번에 해외에 선교를 가게 돼서요..”라고 떠나고,

“부모님이 아는 중소기업에 면접을 보라고 하셔서..”라고 떠나고,

“공채에 합격했어요.” 번듯하게 떠나고,

“창업했어요.(왜 이걸 놔두고 또 창업을..)” 라고 떠났다.

그리고,     

이제는 킴의 차례가 된 듯하다.

킴도 거울속의 킴에게 말했다.

떠나리 안녕”     

우리는 꿈을 꾼거야.. 그것도 아주 즐거운 상상의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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