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차장의 퇴사 그 후 삶에 대해 15편
상담사로 일을 하게 되면, 일단 전화가 인입이 되면 그 고객에 대한 수신, 여신, 카드 정보에 대한 정보가
상담사 모니터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게 됩니다.
짧게 경험한 바에 의하면, 대체적으로 잔액이 여유 있는 분들이 그 잔액만큼이나 여유도 있으셨고
상대를 존중해 주는 경향이 있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이런 분들은 대체적으로 전문직이나, 큰 기업체(대기업 혹은 공공기관)에 종사하는 분들이기에
점심 시간대 혹은 짧은 휴식시간에 전화를 하시는 경향이 높습니다.
따라서 본인들이 꼭 필요한 내용만 확인을 하시거나 묻고 빨리 통화를 종료하는 경향이 높습니다.
따라서, 많은 인입 콜(인바운드 콜)을 받아서 실적을 올려야 하는 상담사들에게는 아주 선호되는 고객 유형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지극히 저와 제 입사 동기 2명의 표본 통계치이지만) 잔액이 적은 분들. 특히 계좌 압류가 걸려있는 분들
(의외로 압류 계좌인 분들이 많았다는 것 역시 놀라웠습니다)과 파산신청 중인 분들의 경우,
성격이 아주 급하신 분들이 많았던 것 같았습니다.
성격이 급하다는 것이 상담(통화) 시간이 짧았던 것은 아니고, 기본적인 고객정보 확인도 전에 본인 용건만
따발총 쏘듯이 말씀하시고, 즉문즉답이 되지 않으면 아주 답답해하는 경향이 강한 성향을 가진 분들이
많으셨던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
특히, 이 분들의 경우 전화를 하게 되시면 상담사가 모든 것을 다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셨습니다. 심지어 다른 계열(제가 있던 곳은 OOO뱅크였는데, 페이 관련한 문의도)의
에러 사항에 대해서도 해결해 달라고 하시는 분들이나, 국세청 앱 설치 등까지 전화를 끊지 말고 도와 달라고
반 강제적으로 요구하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이 분들은 상담사들이 먼저 전화를 임의로 종료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아시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전화도 수시로 자주 하시는 분들의 비중도 높았고요.
그만큼 시간적 여유가 많다고 생각해도 될 수도 있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잔고와 인격, 통화시간이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는지,
콜 센터를 관장하는 조직의 CRM 부서에서 한 번 정도 조사해서 모델링하는 것 역시 나쁘지 않은 조사 같다는 생각입니다.
이 분들 역시 본인들이 체납한 것에 대해서는 잘 기억하지 못하시고, 대뜸 교통카드 기능이 정지되어서
어디 이동을 하지 못해서 엄청난 피해를 봤다고 화부터 내시는 경향이 많았습니다.
제가 있던 OOO뱅크는 매 월 15일이 청구일이라(임의로 고객이 청구일 지정이 불가한 독특한 구조)
사용 내역이 있으면 출금계좌에 돈을 넣어두거나 혹은 선 결제를 해야 함에도 망각한 후,
전화해서 화부터 내시는 분들이 많으셨습니다.
이 분들 역시 설득이 잘 되지 않는 유형 중 한 부류로,
연체된 대금을 납부했는데 왜 즉시 사용할 수 없는지에 대한 설명을 아주 한참 해 드려야 하는
분들이었습니다.
TMI 하나,
교통카드가 연체가 되면 연체대금을 납부해도 교통사(버스회사)에 정지가 풀리는 시점이 2~3일 정도
소요가 되고 이는 운송사별로 약간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다른 카드를 이용해 달라, 당분간은 양해 말씀을 드려도 막무가내십니다.
이렇게 강하게 클레임을 걸면, 뭔가 금전적 보상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시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계좌 이체 오송 금 경험 혹시 많이들 해 보셨나요? 저는 인터넷뱅킹을 20년 가까이 이용하면서 단 한차례도
없던 일이었는데, 하루에 전화를 받으면 이런 분들이 적어도 3~4 분은 연락이 오십니다.
잘못 이체했는데 당장 빼 달라, 반환해 달라..
정말 죄송하지만, 이미 타인 계좌에 입금이 된 돈은 금감원장이 와도 다시 뺄 수가 없습니다.
자금 반환청구 접수라는 제도로 도와 드리는 수밖에요..
그래도 막무가내로 화를 내시죠. 본인들 피 같은 단 돈 몇 천원도 빨리 반환해 주지 못하는
저희 상담사들이 죄인이 되는 순간인 것이죠..
지금까지 언급한 것은 어떻게 보면 일종의 에피소드? 같은 버전이었습니다.
진짜 본격적인 하이라이트 소위 '갑질'은 따로 있는데요,,
(다음 편에 계속)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