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보려고 넷플릭스 결제했습니다 <콜>

무서운거 못 보는 사람 밤에 혼자 보지마세요

by 라이터


포스터부터 강렬한 <콜>


원래 극장에서 상영할 예정이었는데 팬데믹 영향으로 넷플릭스에 공개된 영화 <콜>.

처음 콜의 줄거리를 보고 킬링이브의 빌라넬 외에 여성 킬러 캐릭터를 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흥미가 생겼는데 당시 넷플릭스 이용권이 끝나 있어서 일단 예고편을 먼저 보기로 했다.


예고편을 보며 들었던 생각은 '킬러가 나온다며, 버디물이야?' 싶을 정도로 둘의 다정한 장면이 꽤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처음부터 서로 물고 뜯고 죽이려 했다면 이 영화에 그리 흥미가 가진 않았을 것이다. 그런 스토리는 이미 차고 넘치니까 이 영화가 보여줄 이야기가 궁금했다. 예고편이 강렬하긴 했지만 시간을 뛰어넘어 소통하는 이야기를 다룬 다른 컨텐츠들과 어떤 면이 다를까 어쩌면 비슷하지 않을까? 반신반의 했던 것도 사실. 하지만 콜은 그 의심을 단번에 날려버릴 정도로 강렬했다.


https://youtu.be/ZY7IO-eP4uM

뻔하지 않은 두 여성 캐릭터의 관계


<콜>은 아픈 엄마를 둔 서연(박신혜 배우)이 집에 있던 벽돌 같은 옛날 전화기로 20년 전의 영숙에게 전화를 받으며 본격적인 전개가 시작된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서연(박신혜 배우)와 영숙(전종서 배우)의 전화통화를 바탕으로 한 사건으로 이루어져 있다. 비슷한 소재의 시간초월 컨텐츠가 이미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졌기에 이번에도 비슷한 패턴이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로맨스 혹은 기존의 추리물과 다른 점은, 두 여성 캐릭터의 대화가 이 영화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으며, 이 둘의 관계가 처음부터 끝까지 롤러코스터 타듯 요동친다는 것이다. 보편적인 영화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심심하고 평면적인 두 여성의 관계, 즉 친구 혹은 경쟁상대가 아니라 협력관계에서 완전한 적으로 바뀌는 엄청난 변화를 보여준다. 이렇게 입체적인 관계를 두 여성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보여준 작품은 본 적이 없었다.

두 배우의 연기력 덕분에 영화 초반부터 서연과 영숙의 세계에 함께 들어가는건 아주 쉽다. 탄탄한 연기 경력을 가진 박신혜 배우와 스릴러물을 즐겨보신다는 전종서 배우의 집중력 있는 연기의 티키타카를 보다보면 그 둘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실제로 촬영현장에 자신의 컷을 찍지 않는데도 전화통화로 이뤄지는 장면상 상대방의 몰입을 위해 대사를 쳐주기 위해 와주는 정성을 보였다고 한다. 따로 한 명씩 나오는 신이 주로 나오는 이 영화에서 진짜 '대화'를 보듯 집중할 수 있었던 이유로 보인다. 사실상 둘이 붙는 씬이 거의 없는 이 영화를 완성시킨 건 두 배우의 케미와 이 영화에 대한 애정이 아닐까 싶다.

넷플릭스에는 여성을 주연으로 한 재미있는 컨텐츠가 많지만 뭔가 강력한 마라맛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 했는데 <콜>은 그런 의미에서 그 마라맛을 뛰어넘는 공포물이다. 새로운 여성 서사를 보고 싶어하는 분들과 집중해서 볼 수 있는 스릴러물을 보고 싶어하는 분들에게 이 영화는 찜한 콘텐츠 목록에 하나쯤 넣어두어야 할 작품이다. 스릴러를 평소 즐겨보지 않는 필자도 사로잡을만큼 이 영화는 충분히 매력 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없던 캐릭터 영숙

영숙

영숙은 영화 초반부터 서연의 아빠를 살려보겠다는 제안을 할 정도로 서연과 친해진다. 20년 전에 살고 있는 영숙과 동갑인 서연은 영숙이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 영상 소리를 전화로 들려주고, 영숙은 자기가 살고 있는 시대에 유행하는 간식거리를 집 안 상자에 넣어두고 20년 후의 서연에게 보여주기도 한다. 그들은 한 번도 만난 적은 없지만 같은 집에 살고 의지할 데 없는 상황이라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전화 통화를 이어나가며 친구 같은 관계가 된다. 하지만 영숙이 신어머니한테 학대 받는 동안 서연은 영숙의 도움으로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되면서, 그들의 공통점은 점점 사라지고 영숙은 불만이 쌓인다.

영숙은 점점 킬러의 모습을 드러내면서 영화는 다른 국면을 맞는다. 가끔 영숙을 도와주는 슈퍼가게 친구는 영숙의 친구이긴 하지만 영숙에게 폭력을 당하고 있었고, 서연도 영숙에게 전화 안 받는다고 갖은 욕바가지(?)를 듣기 시작한다. 그저 90년대 유행하는 가수를 좋아하고 집으로부터의 자유를 갈망했던 영숙이 폭력적인 성향을 보인다고 그에게 온갖 주술을 빙자한 학대를 할 것이 아니라, 그의 얘기를 들어주고 잘 인도해줬다면 과연 그런 영숙이 되었을까? 신엄마로 인해 킬러 영숙이 된 건지, 원래 그런 영숙이었는지 뭐가 먼저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캐릭터 영숙의 킬링(?) 계기는 기존의 여성 킬러들과는 조금 다르다. 자식을 위해서 혹은 처절한 복수를 위해서가 아닌 영숙은 그저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엄마를 제거한다. 그리고 그것을 숨기기 위해 다른 일을 도모 하고 서연에게 도움을 받기 위해 그를 협박하는 과정에서 계속 사건이 생긴다.



계속해서 롤러코스터를 타는 서연

영화<콜>의 가장 흥미로운 요소는 계속해서 바뀌는 서연의 환경이다. 서연과 영숙이 전화받는 환경은 사실 어느 정도 정해져있다. 벽돌 같은 가정집 전화기로 전화 받기 위해서는 집에서 멀리 나갈수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공간에서 이어지는 전화통화를 통해, 서연의 환경은 영숙의 도움으로 아빠가 살아나면서 엄마도 건강해질 뿐만 아니라 집 안의 인테리어부터 입고 있는 옷, 쓰는 물건까지 모조리 고급으로 뒤바뀐다. 아픈 엄마를 둔 지친 사람에서 행복하고 부유한 가족의 사랑받는 자식으로 인생 격변이 찰나에 이뤄진다. 이 과정을 그냥 화면 전환으로만 표현하는게 아니라 모든 것이 바뀌는 과정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장소가 사실상 한정적일 수밖에 없는 영화 설정상 이런 장면들은 시청자에게 재미와 극적인 요소를 더해주고 있다. 특히 아빠와 함께 있을 때 운명이 바뀌는 장면은 특히 인상적이다. 그 장면이 끝난 즉시 바뀐 서연의 흑화를 지켜보는 재미도 한 몫 한다.





시간을 뛰어 넘는 영화, 공간을 뛰어 넘어 사랑받다

이 영화는 <더 콜러>라는 2011년 작품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그 영화 또한 줄거리만 읽어봐도 흥미롭고 살벌하다. 전화기를 통해 2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소통하는 이야기라는 골자는 비슷하지만 풀어가는 방식은 좀 다르다. 콜은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 넷플릭스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고 하니 공간도 뛰어넘어 사랑받는 <콜>인 셈이다.

이제까지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흥미로운 관계성과 두 배우의 연기력으로 꽉 찬 이 영화는 넷플릭스를 처음 가입하고 보기에 적격이다. 심심한 날에 서연, 영숙과 통화 한 번 해보면 어떨까?



+ 영화 보고 비하인드 코멘터리 영상까지 챙겨보면 더 재밌다


https://youtu.be/3vaV-rtnq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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