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스차일드 대저택 Nov 12. 2024

한국 시장은 희망이 없는 것일까?

#메리츠금융지주 #삼양식품 #능력범위 #인내심 #퀄리티투자

  오늘은 한국 시장의 지지부진한 상황에 대해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한국 시장 지수는 지지부진한 인상을 주는 듯 합니다. 문득 코스피, 코스닥 지수를 볼 때마다 지수는 하락 혹은 횡보하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코스피 지수는 연초 대비 5% 하락한 상황입니다. 동 기간 미국의 S&P500 지수는 26% 상승, 나스닥 지수는 31% 상승했습니다. 역시 주식 투자는 미국이 답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대체로 괜찮은 결론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전 세계 GDP의 25%를 차지하는 미국에 상장된 기업들 중심의 포트폴리오는 압도적인 경쟁 우위 기업들을 바탕으로 규모의 이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죠. 저도 미국 기업들을 공부하면서 앞으로 미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며, 퀄리티 투자하기 가장 좋은 시장이 미국이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질문을 바꿔 보겠습니다. 한국 시장은 주식 투자하기 답이 없을까요?


  답이 없는 것과 답이 적은 것은 엄연히 다른 차원입니다.


  먼저, 답이 없다면 한국 시장에 투자해선 안됩니다.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가 오르는 기업이 없다면 투자자로서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자본주의의 본질을 흔드는 것으로 투자해선 안됩니다. 또한,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가 오르는 기업을 선별할 수 없는 것도 답이 없는 것입니다. 한국 시장에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가 오르는 기업이 있다고 할 지라도 투자자가 선별할 수 없다면 답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이 경우 미국 시장 등 외국 시장에서 답을 찾는 것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입니다.


  다음으로, 답이 적은 경우 입니다. 한국 시장에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가 오르는 기업이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투자자로서 선별할 수 없다면 한국 시장에 투자하지 않아야겠지요.


  그런데, 한국 시장에도 분명 퀄리티 기업들이 있습니다. 미래는 알 수 없지만, 과거와 현재는 공개되어 있기에 쉽게 말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효율적인 자본배분을 위해 상장된 자회사들을 통합한 메리츠금융지주 같은 회사는 퀄리티 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주주가 본인의 주주 지분이 희석됨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기업 가치의 번영을 위해 보험사와 증권사를 지주사로 통합한 것은 쉬운 결정이 결코 아닙니다. 그럼에도 소액 주주의 1주와 대주주 1주의 가치를 동일 선상에서 바라본 매니지먼트의 결정은 퀄리티 기업만이 내릴 수 있는 의사결정입니다.


  장기적으로 효율적인 자본배치를 추구하는 메리츠금융지주의 자기자본이익률(ROE)는 10년 전 5%에서 현재는 23%까지 올라갔습니다. 게다가 비용을 줄이기 위해 판관비는 10년 전 매출 대비 11%에서 현재는 4% 아래까지 낮추었습니다.


  물론, 금융주에 투자하는 것은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저는 여전히 금융주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며, 최근 10년 중 9개 년에서 마이너스 현금흐름으로 운영되는 기업의 가치에 대해 명확히 판단 내릴 정도로 똑똑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리츠금융지주의 매니지먼트의 올바른 의사결정과 자본 배분 능력을 볼 수 있는 투자자였다면, 최근 10년 동안 1,400% 넘게 오른 기업의 주주로서 이익을 공유받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메리츠금융지주 장기 투자자 분들께 박수를 보냅니다.


메리츠금융지주 10년 총수익률


  K 푸드의 선도 기업, 삼양식품의 성과도 대단합니다. 10년 전 세상에 출시한 불닭볶음면이라는 히트 상품을 기반으로 전 세계에 불닭 브랜드를 확장함으로써 기업의 총 도달가능시장(TAM)을 넓히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국내 대비 높은 가격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불닭의 위상이 꺾이지 않는 한 삼양식품의 매출과 이익은 탄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겠죠.


  앞서 말한 금융 기업에 비해서는 비즈니스모델을 이해하기 쉽습니다. 붉닭볶음면의 해외 시장 판매량(Q)이 늘고, 해외에서 높은 가격(P)에 팔 수록 매출과 이익은 늘어나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삼양식품의 매출은 10년 전 대비 280% 늘었으며, 주당 영업활동 현금흐름 연평균 34% 증가, 주당 FCF는 연평균 37% 증가하였습니다. 



    폭발적인 장기 실적 증대에 힘입어 라면 기업의 배당 포함 총수익률은 10년 동안 2,700% 증가했습니다.


삼양식품의 10년 총수익률


    물론, 삼양식품에 장기 투자도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10년 동안 고점 대비 -50% 이상 떨어진 시기도 있었으며, -30~-40% 를 넘아드는 하락은 최근 10년에도 열손가락을 쉽게 펼 정도로 있었습니다.



  삼양식품의 오너 리스크 논란에서도 벗어나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파고를 지나서 삼양식품의 주주로 남았다는 것은 매우 박수받을 주주의 자세입니다.


  최근 10년을 돌아볼 때, 한국 시장에도 여전히 퀄리티 투자가 가능한 기업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퀄리티 기업을 선별하는 안목, 퀄리티 기업에 엉덩이 깔고 계속 앉아 있을 수 있는 인내심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두 가지 역량을 여전히 한국 시장에서 펼칠 수 있는 역량있는 투자자는 한국 시장에 남아 있는 것은 저평가 기업을 살 수 있는 기회의 시간입니다. 다만, 한국 시장에서 인내심을 갖기 어려운 분이라면 미국 시장에서 투자의 역량을 펼치는 것도 격려받을 일입니다. 여전히 미국 시장에는 눈에 보이는 퀄리티 기업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면, 한국 시장이 현재 지지부진하다고 해서 비난할 것 까지는 없다고 봅니다. 여전히 최근 1년 동안 코스피 기준으로 주가는 +5% 상승하였기 때문입니다. 또한, 경기순환 성향을 갖는 제조업 기반 기업이 지수의 큰 비중을 차지해서 그렇지 선별할 수 있는 투자자는 개별 기업 단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을 것입니다.


  투자는 능력 범위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시장 무관, 내가 마음 편히 장기적으로 깔고 앉을 수 있는 기업이 한국에 있느냐, 미국에 있으냐 선별의 문제일 뿐입니다. 하나 더 말씀드리면 인내심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투자자의 시계열이 분기 단위이냐 1년 단위이냐, 혹은 5년 이상을 바라볼 수 있느냐에 따라 투자는 조급한 것이 될 수 있고, 마음 편한 것이 될 수 있습니다.


  5년 뒤를 바라볼 때 여전히 미국 기업이 마음 편하다면 그 곳에서 능력 범위 안의 기업을 선별하면 되고, 다른 누군가는 한국에서도 가능하다면 한국 시장에서 퀄리티 기업을 선별하는 것도 좋은 자세입니다.


  투자를 본격적으로 집행하기 전, 투자자 자신의 능력 범위와 인내심의 한계를 성찰해보는 것, 저부터 스스로를 돌아보는 투자자가 되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 번 사는 인생 진심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흘러 간 돈은 다시 벌면 되지만,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당신은 행동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