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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심 May 13. 2021

무서움에 대한

허리 통증

나는 깜깜한 거가 끔찍해.

아빠는 은행에서 온 편지를 무서워한다.

엄마는 공포 영화가 무섭대. 근데 그러면서도 계속 봐.


며칠 전 잠자리에서 딸아이에게 읽어준 동화책 《무서움에 대한 무섭지 않은 이야기》이다. 문득 나는 무엇을 무서워하는지 떠올려보았다. 어릴 적에 한 장면이 생각난다.


일곱 살 때 일이다. 외할머니 집에 놀러 갔다가 아빠와 함께 할머니 집 뒷산을 올라간 적이 있다. 얕은 산이었고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서 아래쪽에 보이는 집들을 구경했다. 정상에서 조금 아래쪽에 꽃들이 많이 피었다. 그래서 그 꽃을 보러 가겠다고 하자 아빠는 여기서 지켜보고 있을 테니 혼자 내려가 보라고 하셨다. 잠깐 내려갔다가 올라왔을 때 아빠는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두리번거려도 아빠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고,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혹시 아빠가 나를 두고 가버린 게 아닌가 두려운 마음에  눈물이 났다. 어릴 때 가장 무서운 건 부모님을 잃어버리는 일이다.


초등학교 다닐 때는 귀신이 무서웠다. 우리 동네는 마을 어귀에 아주 큰 무덤이 있었다. 낮에는 그 위에 올라가서 술래잡기 놀이도 하고 그랬는데 밤이 되면 그 근처를 지나가는 게 무섭다. 가뜩이나 전설의 고향을 즐겨보던 시절이었고, 무덤은 전설의 고향에 자주 등장하는 장소여서 귀신이 꼭 거기서 나올 것만 같았다. 4학년 때는 한동안 학교 수업이 끝나도 친구들과 늦게까지 학교에서 놀았다. 엄마는 드디어 집에 일찍 다니라며 혼을 내셨다. 그날 밤 꿈에 학교가 나왔는데 창문에 앉아 있는 귀신을 보고 흠칫 놀랐다. 꿈이 너무 생생해서  그 이후부터 집에 일찍 다녔다. 엄마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꿈에서 본 귀신 때문이다.


지금의 나는 무엇을 무서워하나 생각해 봤는데 딱히 떠오르는 게 없었다. 그래서 무서움에 관한 글을 완성하지 못한 채 작가 서랍에 보관했다.


오늘 아침 지하철에서 내가 무서워하는 일이 생각났다. 1주일에 두 번 회사에 출근을 한다. 백팩에 노트북을 메고 가야 하는데, 어깨가 무겁다. 출근하는 날은 집에 돌아오면 어깨가 많이 아프다. 그나마 나는 다행히 출퇴근길에 앉아서 온다. 자리에 앉으면 노트북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는다.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나와서 지하철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다. 자리에 앉을 수 있는 기회는 나까지 오지는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백팩을 메고 몇 정거장을 지나는데 허리에서 "나 힘들어"하는 신호가 왔다. 가방을 내려놓기도 뭐해서 조금만 기다리면 자리가 생기겠지 했는데 오늘은 틀렸다.


내 허리 통증은 어느 날 말도 안 되게 찾아왔다. 대학교 2학년 때 횡단보도에서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는데 갑자기 재채기가 나왔다. 재채기를 하는 동안 허리에서 뭔가 신호가 느껴졌다. 그 이후 아프기 시작하더니 다리가 저려서 오래 걷기도 힘들고 몇 줄을 한의원도 가보고 정형외과도 가봤는데 회복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후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가끔씩 통증이 나타났다. 허리가 심하게 아프면 허리 근육에 힘이 없어 앉기도 서있기도 누워있기도 불편하다. 회사에서 앉아 있다가 일어나려면 바로 허리를 필수가 없어서 한참을 뻣뻣한 허리를 펴야 비로소 움직일 수가 있다.

 

헬스장에  달을 다닌 적이 있다. 가끔 헬스 트레이너분이 운동하는 방법을 가르쳐줬는데 나는 스쿼트 동작 하나를 제대로 익힐  있었다. 스쿼트는 짧은 시간에 운동효과가 크다. 그리고 며칠을 안했어도 계단을 오를  다리가 예전다르다는  느낄  있다. 나는 스쿼트를 하면서 예전에 비해 허리가 심하게 아픈 적이 없고, 아파도 빨리 회복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스쿼트 운동을 주위분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인생을 살면서 각자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터득한다. 허리 통증을 없애는 나만의 방법은 이렇다. 첫째, 평소에 허리에 무리 가는 일은 피한다. 둘째, 통증이 생기면 테니스공 두 개로 허리 근육을 풀어주는 마사지를 한다. 셋째, 꾸준히 아니면 이따금이라도  스쿼트를 한다. 한 100개 정도.




* 상단 이미지: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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