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로 일하다 보면 사용자와 직접 마주할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일정, 리소스, 구조적 제약 속에서 사용자를 이해하고, 시장을 파악하며 설득력 있는 근거도 마련해야 하죠. 이럴 때 중요한 것이 바로 데스크리서치(Desk Research)입니다. 실무에서는 다양한 관점에서 실질적인 정보를 어떻게 찾아내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기획의 깊이와 방향이 달라집니다.
오늘은 사용자 인터뷰 없이도 의미 있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실무형 데스크리서치 방법 다섯 가지를 정리해 봤습니다.
무엇이든 처음은 막막합니다. 그래서 시작은 ‘질문’보단 ‘단어’가 더 실용적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스마트 TV’를 기획한다고 가정해 볼게요. 처음엔 그냥 ‘스마트 TV’라고만 떠오르겠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OTT 시청 습관’, ‘리모컨 UI’, ‘음성인식’처럼 사용자 관점에서 여러 갈래로 키워드를 확장할 수 있어요.
이렇게 뽑은 키워드들이 곧 탐색의 시작점이 됩니다.
· 커뮤니티
· 유튜브
· 앱스토어·플레이스토어
· 공식 통계·리포트·논문
이런 채널에서 키워드를 하나씩 던져보다 보면, 점점 흐름이 잡히기 시작합니다.
사용자의 진짜 이야기는 언제나 ‘가공되지 않은 언어’ 속에 숨어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 속 말투, 커뮤니티에서 나온 하소연, 앱스토어 후기의 짧은 문장 하나까지도요. 이런 채널들을 잘 들여다보면, 사용자들이 ‘왜 불편했는지’, ‘무엇을 기대했는지’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 유튜브 & 브이로그
특히 오프라인과 연계된 서비스라면(여행 앱, 병원 예약, 키즈카페 등) 사용자가 실제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장면을 보면 UX 흐름이 훨씬 더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 커뮤니티 & 앱스토어 후기
키워드를 검색해 보면, 리뷰나 질문 속에 정제되지 않은 진짜 감정과 불편이 숨어 있어요. 핵심은 그들의 말과 감정에서 맥락을 읽으려는 태도입니다.
“제 생각엔요...”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할 때가 많죠.
그럴 땐 공식 통계나 신뢰 있는 리포트를 가져와 뒷받침해 보세요.
· 통계청
· KOSIS
· 오픈서베이
· 한국콘텐츠진흥원
이런 곳의 데이터는 단순한 숫자 이상입니다. 시장 크기, 사용 패턴, 성장 가능성 같은 정량적 근거는 때로 기획의 방향성을 결정짓기도 하니까요.
"사용자는 왜 그렇게 행동할까?"라는 질문에 답하려면, 개인적 직관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럴 때는 한 번쯤 논문이나 산업 리포트를 들여다보세요.
· RISS
· KISS
· 구글 스칼라
· DBpia
여기서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선택 기준’, ‘UX와 만족도의 상관관계’ 같은 논문들을 찾아보면 데이터 기반의 설명을 할 수 있게 됩니다. 한두 문장이라도 인용해 두면, 훨씬 설득력 있는 기획이 됩니다.
기획자는 사용자의 마음도 읽어야 하지만 비즈니스 이해관계자(고객사)의 입장과 제약도 꼭 고려해야 하죠.
고객사와의 대화 속에는 의외로 많은 정보가 담겨 있습니다.
· 반복되는 표현 → 정말 중요한 요구일 수 있습니다.
· “좀 더 보기 좋게”, “편하게 만들어주세요” → 이건 구체화가 필요합니다.
· “운영 인력이 부족해서…”, “보안 정책상 불가해요” → 기술적 제약이나 정책의 벽을 알려주는 신호입니다.
이런 말들 뒤에는 현장의 진짜 어려움과 우선순위가 숨어 있습니다.
그냥 요청사항을 받아 적는 게 아니라, “왜 이렇게 말했을까?”를 계속 되묻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데스크리서치는 단순한 인터넷 검색이 아닙니다.
사용자와 시장, 비즈니스 사이에서 맥락을 읽고 의미를 끌어내는 탐색의 기술입니다. 기획자는 더 많이 듣고, 해석하고, 읽어내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인터뷰 없이도 깊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도록 다섯 가지 방법을 실무에 꼭 활용해 보세요.
- 라이트브레인 가치UX그룹 문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