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D - 28
새로운 면접 기회가 있었다.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던 방향이었기 때문에 제의를 받은 직후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 진로 설계를 어떤 식으로 하게 되는지에 대한 조사를 하게 되었다.
결론은 해당 본부가 가지는 이미지와 나의 성격이 전혀 맞지 않고, 잘 해낼 자신도 없기 때문에 이 제의는 고사하게 되었다. 경험 삼아 면접을 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면접에 붙게 되고 해당 법인에 가야 하는 상황이 생겼을 때 내가 해당 본부에서 적응하지 못하면 커리어가 꼬일 수도 있어 판단을 보류하는 것이 맞다고 결정했다.
그래도 나름 인기가 많은 본부이고, 커리어 상방은 다른 본부들 보다도 높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괜히 내 성격과 자신없음 때문에 기회를 놓치는 게 아닌가 싶어 찝찝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앞으로 몇 년 뒤 다시 해당 본부로 옮길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 그리고 나의 가치관에 변화가 왔을 때 내가 지금의 나와 같다면 기회를 놓치게 되는 모양새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나를 바꾸어 나가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하기까지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최근 꾸준히 고민해 왔는데, 생각만 하고 전혀 변화가 없는 일상에 대해서도 조금씩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던 차였다.
요즘 핫한 야구선수인 오타니 쇼헤이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만들고 실천해왔다는 계획표인 만다라트를 보며 언젠가 따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만들어 보게 되었다.
8칸을 채우는 것이 은근히 힘들어서, 구체적인 계획은 없고 추상적인 내용들로만 가득해졌다만...(+인간성, 운 부분은 오타니의 계획표를 그대로 가져왔음..) 앞으로 계속 수정해나가면 되지 않을까 싶다.
남은 한 달은 변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들을 자리 잡도록 하는 시간으로 활용해야겠다.
점심 약속을 기다리면서 알라딘 중고 서점에서 시간을 보냈다. 건강 관리에 대한 서적을 보게 되었는데, 대부분은 이미 내가 평소에 실천하고 있는 내용들이었지만, 매일 아침 20분씩 명상을 했더니 큰 도움을 보았다는 내용은 나의 흥미를 끌었다. 잠을 조금 덜 자더라도 명상을 하는 것이 하루의 에너지에 더욱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평소 명상의 효과를 조금 신봉하고 있는 나였기에(하지는 않지만) 마침 여러 변화를 주고자 하는 차이니 매일 20분씩 명상을 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영어 공부도(한 달 동안 진짜 얼마냐 하겠냐만)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핸드북 사이즈의 오바마 연설집과 악마는 프라다를 입었다 영화의 대본 + 해설이 담긴 책을 구매했다. 단순히 영어에 대한 노출을 늘리기 위한 목적이다. 결국 내가 지향해야 할 것은 업무에서 활용되는 영어인데, 이건 당장 영어를 사용해야 할 상황이 왔을 때 해당 상황에 맞는 영어를 준비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어 지금 시간을 들여 공부할 것은 아닌 것 같다. 오바마 연설집은 들고 다니기 딱 좋은 사이즈다. 들고 다니면서 비는 시간마다 읽어야겠다.
음, 나는 역시 (달성 가능한 사이즈의) 목표가 있어야 정신이 건강해지는 것 같다. 작심삼일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