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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으른 참고래 Jan 01. 2022

재활용 골판지 공장

폐지가 골판지로 다시 태어나듯

21년의 마지막 날은 마산에서 시작됐다.


우리가 분리수거로 배출한 종이를 재활용해서 골판지로 재탄생시키는 공장이다.


공장에서는 폐지를 고압의 물로 갈아내기 때문에(그 과정에서 종이 외의 쓰레기들이 물 위에 떠서 걸러낼 수 있다고 한다) 공장  여기저기 흥건히 고인 물과 진흙 형태의 폐지(였던 것) 들이 보였다.


나는 제품과 부재료(약품)를 실사했는데, 제품 한 단위당 무게가 1톤이나 되고, 높이도 2미터가 넘어갔다. 이런 재활용지 롤이 대여섯 개씩 쌓여있었는데, 그 웅장한 크기에 내가 한없이 작게 느껴지는 기분을 느꼈다. 저게 내 위로 떨어지면 꼼짝없이 짜부가 되겠구나 생각하면서..


재활용 과정에서 이런저런 약품을 사용하기도 하고, 아무래도 물도 많이 고여있다 보니 악취가 어느 정도 나는 건 피해 갈 수 없었다. 그래서 인차지선생님이 버릴 옷을 입고 오라고 하시기도 했다. 생각보다는 견딜 만했지만.


창고가 오래되어서(30년 가까이?) 약품 창고에서는 외할머니댁 창고의 오래된 냄새와 흡사한 냄새가 났다.



지금까지 재고 실사를 네 곳 했는데, 의류매장과 식료품 마켓이었다 보니(한 곳은 냉동창고) 지금까지 너무 깔끔한 곳만 다녔구나.. 싶다. 다음 주도 공장 재고 실사가 있는데. 흠.


종이가 재활용되는 공장을 직접 볼 수 있었던 건 꽤나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분리수거된 종이에서 재활용이 얼마나 제대로 되나 싶었는데, 직접 보게 되니 분리수거를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건 이 직업의 정말 큰 장점인 것 같다.


이 하루의 경험에서 오래간만에 쓰는 글의 제목을 뽑아보았다.


 폐지가 물로 씻겨져 크고 무거운 골판지가 되듯, 폐급 신입인 나도 새해에는 시즌을 견뎌내고 듬직하고 단단한 스탭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독자님들, 작가님들 다 행복한 새해 보내셨으면 좋겠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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