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메이커스페이스 기업의 지속가능성
로컬 메이커스페이스 기업의 지속가능성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지방 소멸 위기 속에서, 지역 경제의 자생력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방안으로 로컬 메이커스페이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통 제조업의 쇠퇴, 대기업 및 첨단 산업 중심의 불균형 성장에 따른 지역 경제의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역 고유의 자원과 인력을 활용한 내발적 발전 전략이 필수적이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비대면 소비가 확산되고 가치소비 트렌드가 부상하면서, 지역 고유의 스토리와 장인정신이 담긴 로컬 콘텐츠의 부가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로컬 메이커스페이스는 단순히 물건을 만드는 공간을 넘어, 지역 고유의 자원과 인적 역량을 결집하여 혁신을 창출하는 플랫폼이다.
로컬 메이커스페이스의 개념과 기능
로컬 메이커스페이스는 지역의 소상공인, 장인, 예술가 등 다양한 창작 주체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교류하고 협업하는 공간이다. 단순한 공동 작업장이 아닌, 지역 고유의 자원과 콘텐츠를 활용한 창의적 상품 개발과 창업을 지원하는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한다.
또 하나의 기능은 소상공인의 로컬 콘텐츠 상품화 및 사업화를 지원하고, 창작자 간 네트워킹 및 협업 프로젝트를 촉진하닌 일이다. 지역 브랜드 육성 및 판로 개척을 지원하며, 이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창조 생태계 조성에도 기여한다.
기존의 메이커스페이스와의 차별성도 중요하다. 전통적인 메이커스페이스가 주로 첨단 기술 기반의 창업이나 시제품 제작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로컬 메이커스페이스는 지역 소상공인과 장인의 협업과 성장을 지원하는 데 주력한다. 첨단 장비 도입이나 혁신 기술 교육보다는 건축 DIY, 디자인, 식품 가공 등 지역 산업 특성에 맞는 기술 훈련과 관련 장비 제공이 핵심 서비스를 이룬다.
로컬 메이커스페이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크리에이터 친화적 입지 여건이 중요하다. 독특한 건축 자산과 도시 조직을 간직한 역사문화 공간, 자연환경이 수려하고 여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영위할 수 있는 전원 공간, 젊은 창업가들의 실험 정신을 자극하는 유휴 산업 시설 등이 크리에이터들을 유인하는 매력 요소가 될 수 있다. 또한 협업과 네트워킹이 용이한 밀도 있는 공간 배치, 다양한 창작 활동이 가능한 유연한 공간 설계 등도 핵심 고려사항이다.
도시의 낙후 지역이나 인구 1,000~5,000명 규모의 읍면 소재지가 로컬 메이커스페이스 입지로서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특색 있는 농특산물, 전통 기술, 문화예술 자산 등 지역 고유의 자원이 풍부한 곳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지역 특성을 반영한 특화 전략 수립, 소상공인과 창작자 간 협업 활성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혁신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체계적인 창업 및 성장 지원 시스템 마련,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 설계, 전문 인력 확보, 지역사회와의 소통과 교감 강화 등이 중요한 운영 전략이 될 것이다.
주요 서비스 및 사업화 전략
로컬 메이커스페이스의 핵심 서비스는 공동 작업장과 장비 대여, 로컬 콘텐츠 특화 소상공인 창업 지원, 공동 브랜드 및 협업 프로젝트 기획·운영, 로컬 상권 브랜딩 및 활성화 사업 지원, 로컬 콘텐츠 발굴 및 브랜드화 등이다. 이를 통해 지역 특성을 살린 비즈니스 모델 개발, 소상공인 역량 결집, 지역 이미지 제고 등을 실현한다.
로컬 메이커스페이스의 주요 수익원은 정부와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전문적인 컨설팅과 사업 대행 서비스에 있다. 정부를 대상으로는 지역 특화 콘텐츠 개발 사업 자문, 로컬 브랜드 육성 정책 설계, 지역 활성화 사업 집행 대행 등을 제공한다. 대기업에는 로컬 브랜드 발굴 및 협업 지원, 지역 상생 CSR 프로젝트 자문 및 실행 등을 지원하며, 지역과 대기업 간의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
부가 수익 전략으로는 회원제 운영, 교육 프로그램 운영, 협업 프로젝트 수익 배분, 온라인 유통 플랫폼 수수료, 공동 브랜드 및 지역 특화 상품 라이선싱 등을 활용한다. 더불어 지역 공간 개발과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여 수익원을 다각화한다. 빈집을 활용한 창의적 공간 조성 및 알선 서비스는 지역의 유휴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또한 지역 특성을 살린 인테리어 디자인과 리모델링 서비스를 통해 지역의 미관을 개선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집수리와 가꾸기 관련 서비스 및 자문이다. 이는 단순한 주거 환경 개선을 넘어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직결되는 서비스로, DIY 문화와 연계하여 주민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공동체 의식을 고취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일본 Loftwork의 교훈
Loftwork Inc. 의 사례는 로컬 메이커스페이스 운영에 있어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 회사의 경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주요 교훈은 다음과 같다:
다각화된 수익 모델: Loftwork는 B2B 서비스 및 컨설팅, 디지털 플랫폼 운영, 오프라인 공간 관리 등 다양한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B2B 프로젝트가 전체 수익의 71%를 차지하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로컬 메이커스페이스도 단순한 공간 제공을 넘어 다양한 수익 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커뮤니티 중심 접근: FabCafe와 같은 오프라인 공간은 수익 창출보다는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 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렇게 형성된 커뮤니티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지역 자원 활용: Hidakuma 프로젝트에서 볼 수 있듯이, Loftwork는 지역의 고유한 자원(예: 히다시의 목재)을 창의적으로 활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로컬 메이커스페이스도 지역 특성을 반영한 프로젝트 개발이 중요하다.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협력: Loftwork는 지방 정부(예: 도야마 현), 지역 기업, 크리에이터 등 다양한 주체와 협력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러한 네트워크 구축은 로컬 메이커스페이스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다.
온라인-오프라인 연계: Loftwork는 오프라인 공간과 온라인 플랫폼을 효과적으로 연계하여 시너지를 창출한다. 로컬 메이커스페이스도 물리적 공간 운영과 함께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확장성 있는 서비스 개발이 필요하다.
지역 혁신 주도: T-Startup 프로젝트와 같이 Loftwork는 지역의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한다. 로컬 메이커스페이스도 단순한 작업 공간 제공을 넘어 지역 혁신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Loftwork의 사례는 로컬 메이커스페이스가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와 창의적 커뮤니티 육성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다. 국내 로컬 메이커스페이스들도 이러한 교훈을 참고하여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혁신적인 운영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로컬 메이커스페이스 이해관계자 분석
로컬 메이커스페이스와 관련된 주요 이해관계자로는 지역 주민, 소상공인, 지자체, 대기업, 대학 및 연구기관 등이 있다. 지역 주민은 로컬 메이커스페이스의 주요 이용자 및 참여자로서 새로운 기술 습득, 창업 기회 확대, 지역 문화 활성화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소상공인은 로컬 콘텐츠 생산의 주체이자 협업 프로젝트 참여자로서 사업 역량 강화, 판로 확대, 브랜드 가치 상승 등의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지자체는 정책적 지원, 인프라 제공, 네트워크 구축 지원 등의 역할을 수행하며, 이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인구 유출 방지 등의 효과를 기대한다. 대기업은 CSR 프로젝트 연계, 기술 및 마케팅 지원 등을 통해 기업 이미지 제고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대학 및 연구기관은 기술 자문, 교육 프로그램 운영, 산학협력 프로젝트 수행 등을 통해 연구 성과의 실용화와 지역사회 기여를 실현할 수 있다.
자생적 로컬 메이커스페이스 기업의 성공을 위한 정부의 역할
정부는 로컬 메이커스페이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3-5년 기간의 인프라 구축 지원을 핵심으로 하는 육성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로컬 메이커스페이스 제도'를 통해 자격 요건을 공시하고, 지자체와 운영자의 신청을 받아 성공 가능성 높은 지역을 선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지원 내용은 메이커스페이스 시설과 자재 구비를 위한 물적 지원, 운영 인력과 기술 제공, 프로그램 운영 메뉴와 노하우 제공 등이다. 초기 인프라 구축 이후에도 프로그램 운영 지원을 통해 메이커스페이스의 공익적 지역 활성화 사업을 지속적으로 후원해야 한다.
이러한 정부 지원 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정책 제언을 할 수 있다. 첫째, 로컬 메이커스페이스 인증제를 도입하여 품질 관리와 신뢰도를 제고해야 한다. 둘째, 로컬 메이커스페이스 운영자 및 참여 기업에 대한 세제와 재정 혜택을 제공하여 초기 정착을 지원해야 한다. 셋째,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실험을 위한 규제 완화 조치를 실시해야 한다. 넷째, 각 지역의 주력 산업과 로컬 메이커스페이스의 연계를 강화하기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결론
로컬 메이커스페이스는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한편, 창조적 지역 재생의 거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혁신 플랫폼이다. 지역 고유의 자원과 인적 역량을 융합하여 부가가치 높은 로컬 콘텐츠를 창출하고, 관련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함으로써 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 기업, 대학 등 지역사회 주체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 속에 로컬 메이커스페이스의 성공 모델이 구축되고 전국적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그럴 때 지역 불균형 해소와 국가 균형발전의 토대가 한층 견고해질 수 있을 것이다. 로컬 메이커스페이스는 단순한 공간 제공을 넘어 지역의 창의성과 혁신을 촉발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며, 이는 궁극적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