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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경제학자 Nov 17. 2024

'나를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겠다는데

'나를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겠다는데


한국의 창업 생태계를 들여다보면 두 가지 뚜렷한 흐름이 보인다. 하나는 기술 기반 스타트업들이 추구하는 전통적인 확장성(Scale Up) 가치다. 이는 창업계의 오래된 패러다임이니 새삼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더 흥미로운 것은 비기술 분야에서 나타나는 가치의 흐름이다. 이곳에서 자주 마주치는 두 단어가 있다. '나다움'과 '브랜드'다. "나를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는 말은 이제 거의 모든 창업자의 공통된 포부가 되었다.


내가 참여하고 있는 로컬 크리에이터 씬도 예외는 아니다. 많은 이들이 로컬 크리에이터를 '하고 싶은 일을 지역에서 하는 사업자'로 정의하길 원한다. 당연하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바로 나다움이다. 지역보다 나를 강조하는 것도 이해된다. 내가 있어야 지역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 ‘동네다움'에도 '나다움'이 있다는 사실이다. "나에게 제가 사는 동네는 사업하는 장소입니다"라는 메시지가 고객에게 어떤 감동을 줄 수 있을까?


반면 "나는 우리 동네를 좋아하고, 이곳에서 사업하면서 동네와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가고 싶다"는 마음가짐은 어떨까? 이런 태도는 로컬 크리에이터를 단순히 '나를 대표하는 브랜드'에서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점프시키는 결정적인 차이를 만든다.


이를 증명하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모든 발표를 동네 지도로 시작해보라. 그리고 그 지도 위에 자신의 위치를 표시하자. 이것이 바로 브랜드 진정성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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