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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경제학자 Jul 04. 2020

소상공인 도시

일반적으로 창업 생태계의 구성원은 사업자와 사업자를 지원하는 기관으로 한정한다. 사업자 중심의 생태계 개념으로 로컬 크리에이터 산업의 역동성과 지속가능성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로컬 크리에이터에게는 로컬 소비가 중요하기 때문에 소비자와 로컬 소비를 유인하는 도시 구조가 생태계의 중요한 요소다. 이 에세이는 로컬 크리에이터, 그리고 로컬 크리에이터가 속한 소상공인 산업에 유리한 주민 문화가 어떤 문화이고, 도시가 어떤 도시인지를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로컬 크리에이터에 대한 정의가 많은데 가장 넓게 범위를 잡으면 '창의적인 소상공인'이다. 로컬 크리에이터가 창의적인 소상공인이라면 로컬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잠재적인 사업자는 소상공인 전체, 즉 700만 명으로 늘어난다. 현재 정부는 코로나 19로 불황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해 단기적으로는 재난지원금, 긴급대출, 일자리 지원금, 실업급여 등 재정지원 정책, 중장기적으로는 언택트 기술 도입, 디지털 전환 등 경쟁력 강화 정책을 추진한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코로나 시대에 소상공인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드라이브 스루, 워킹 스루와 같은 언택트 판매, 온라인 판매, 제로 페이, 지역 기반 주문배달 앱 등 온라인 솔류션 활용을 제시한다.

 

하지만 위기의 소상공인에게 가장 중요한 정책은 도시정책이다.


소상공인이라면 사업하기에 좋은, 즉 사람이 많이 모이는 도시의 조성을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 소상공인에게 좋은 도시를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지만, 그들에게 좋지 않은 도시가 무엇인지는 명확하다. 자동차 도시와 택배 도시다. 유동인구와 거리문화를 파괴하는 자동차 도시는 도시 전문가와 소상공인의 오랜 공적이었다. 제인 제이콥스 이후 현대 도시학이 휴먼 스케일 도시, 걷기 좋은 도시, 콤팩트 도시 등 자동차 도시의 대안을 찾는 일에 집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에 등장한 反소상공인 도시 모델이 택배 도시다. 일부 전문가들이 라이프스타일과 공동체에 대한 배려 없이 드론 길, 전용도로, 터널을 활용한 입체적 택배 도시를 스마트 도시로 포장한다. 마치 물류센터와 우리 집 사이에 아무것도 없어도 배송만 편리하면 된다는 인상을 준다.


자동차 도시와 택배 도시가 소상공인에 불리한 것은 현재 신도시 상권의 공실 상황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일부 부동산 개발회사가 거리 문화를 도입한 상가 개발로 신도시 상권을 살리려고 노력하지만, 신도시 상권의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신도시 상권의 근본적인 한계는 공간 구조다. 자동차 이동을 편리하게 하는 도시 계획은 불가피하게 보행을 불편하게 한다. 고밀도 건축 또한 거리 문화를 저해한다. 녹지 공간을 확보한다는 명분으로 고밀도 건물 중심으로 신도시를 설계하기 때문에 일산, 분당 등 1세대 신도시에서 찾을 수 있는 대규모 단독주택과 연립주택 지역 주변의 저밀도 거리조차도 사라지고 있다.


소상공인 도시가 소상공인에게만 좋은 도시일까? 소상공인 도시는 공동체와 거리문화가 살아있는 도시다. , 걷기 좋은 도시, 사람 중심 도시, 일과 생활을 함께   있는 도시, 다양한 연령의 건물이 공존하는 도시, 소상공인, 크리에이터, 주민이 하나의 커뮤니티를 이루는 도시다. 우리가 언제 소상공인 도시 외에 다른 도시를 원한 적이 있었을까? 소상공인 도시가 우리의 도시인 이유는 간단하다. 소상공인 산업이 도시의 OS이기 때문이다. 소상공인이 바로 도시를 운영하는 사람이다.  

 


걷고 싶은 도시

 

걷고 싶은 길이 소상공인 친화 도시의 핵심 요소다. 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거리에 위치한 교회, 학교, 부동산 개발사 등도 동참해야 한다. 이들이 참여해야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들고 소상공인에게 상업 공간과 거리를 선물할 수 있다. 필자가 직접 목격한 대표적인 사례를 추려봤다.

 

연희 파크 푸르지오와 기치조지 백화점

 

골목상권과의 담을 허문 도쿄 기치조지의 백화점, 전철역 출입구에서 나오는 유동인구를 전통시장으로 유도하는 도쿄 기치조지의 공간 디자인, 동네 지도를 만들고, 예배당을 개방하며, 교회 담을 허물어 보도와 정원을 만든 안국동 안동교회, 단지 내에 상가를 만들지 않고 단지 벽이 없이 단지와 보행로를 통합해 개성 있는 가게를 주변 보행로로 유도한 연희동 연희 파크 푸르지오, 학교 도서관을 동네 도서관으로 리모델링한 제주북초 등이다.

 


거리 친화적인 공간 디자인으로 완성된 도시는 어떤 모습일까?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잡지 모노클(Monocle)은 2014년 ‘완벽한 도시 구역(The Perfect City Block)’을 도해한 포스터를 공개했다. 모노클의 완벽한 블록은 마치 런던의 한 거리를 옮겨 놓은 듯하다. 저층의 타운하우스, 그 뒤에 위치한 작은 공원, 루프탑 테라스와 태양광 패널, 다양한 유형의 건축물과 아기자기한 상점이 가득한 꾸러미 같은 거리, 우리가 좋아하는 거리의 전형이다. 모노클이 선정한 완벽한 도시 구역이 소상공인에게도 완벽한 도시다.

 

한국에도 소상공인 도시를 꿈꾸는 건축가가 있다. 동네 건축가, 한옥 건축가로 알려진 건축가 황두진이다. 그가 꿈꾸는 도시는 수직 마을이다(커버 사진).

 

서촌의 한 길을 대상으로 길가 건물이 모두 무지개떡 건물이 된다는 가정 아래 수직 마을을 구상했다. 그간 설계했던 건물들의 이미지를 조합했다. 옥상정원에서 인왕산을 바라볼 수 있게 했다.

 

왜 무지개떡 도시가 소상공인 도시냐고 질문할 것 같다. 무지개떡 건축은 주거지와 상업시설이 함께 있는 평균 5층 높이의 건물이다. 그에게 무지개떡 건축은 진정한 의미의 주상복합이자 가장 도시적인 삶이다. 필자에게 무지개떡 건축은 소상공인 도시의 기본 건축 단위이자 주민과 상인의 상생이다.

 


현대 도시의 원형이 소상공인 도시

 

역사적으로 현대 도시의 원형은 중세 상업도시, 근대 상업도시에서 찾을 수 있다. 현대 도시 자체가 소상공인 도시로 출발한 것이다. 현대 도시의 기원은 중세로 거슬러 올라간다. 11세기 이후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상인과 수공업자 계층의 부르주아는 영주가 사는 성의 주변에 모여 살기 시작했다. 부르주아 이름 자체도 '부르그(성)' 안에 사는 사람을 의미한다. 부르주아의 경제력과 함께 중세 상업도시도 팽창했으며, 이중 피렌체, 제노바, 베네치아, 브루게, 뤼베크 등이 르네상스 시대와 근대를 연 중심 도시가 된다.

 

부르주아 도시는 산업혁명을 통해 중세 상업도시에서 근대 상업도시로 발전한다. 대표적인 근대 상업도시가 16세기 암스테르담이다. 최초의 근대 상업도시답게 암스테르담은 1588년 스페인 군주를 몰아내고 공화국 정부를 수립함으로써 미국 혁명, 프랑스혁명 등 부르주아 시민혁명 시대의 도래를 알렸다. 근대 상업도시의 중심에는 도시 운영에 필요한 교회, 시청, 그리고 다양한 비즈니스와 시장이 모여 있었다. 거주 지역은 귀족, 중인, 서민 지역으로 구분됐다. 귀족은 궁전, 성, 장원과 같은 공동체와 격리된 공간에서 생활했다. 귀족과 달리 수공업자, 상인으로 구성된 부르주아는 시장과 거리를 중심으로 삶터와 일터를 꾸렸다. 이들은 사회와 일상에서 격리된 공간에서는 생존할 수 없는 직업의 계급이었다.

 

새로운 부르주아 문화를 바탕으로 상업도시를 넘어 근대 대도시로 확장한 도시가 파리다. 부르주아 혁명의 혼란이 진정되는 1830년대, 아케이드, 레스토랑, 카페, 가로등 등 우리가 근대 도시 문화의 아이콘으로 여기는 거리문화가 파리에서 출현한다.

 

그러나 20세기 들어와 부르주와 도시는 변질된다. 많은 건축가는 현대 부르주아 도시의 폐쇄성을 우려한다. 일부는 서울의 폐쇄적 주상복합이나 요새 같이 세워진 중정형 단독주택을 ‘자폐 건축’이라고 비판한다. 자폐 건축은 생태, 친환경, 공동체 등 미래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와 충돌한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공동체 기피증이다. 역설적이지만 탈근대 도시의 원형은 근대 상업도시에서 찾을 수 있다. 르 코르부지에는 고향 라 쇼드퐁의 시계 공방 건축, 황두진은 산업화 시대 한국의 상가건물에서 영감을 얻었다. 상업, 주거, 생산 공간을 같은 건물에서, 그리고 이를 도시의 거리에 촘촘히 배치한 근대 상업도시가 도시의 익명성과 공동체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다.



소상공인 도시에 필요한 소비문화

 

이제 소상공인 도시에 대한 논의가 공급에서 수요로 넘어갈 필요가 있다. 소상공인 도시, 즉 주민과 상인이 상생하는 거리 중심의 도시는 이 도시에 대한 수요가 있을 때 지속 가능하다. 소상공인 도시를 선호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일상을 아름답게 생각하고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 사람이다. 미술가들은 일찍부터 일상을 작품의 대상으로 '아름답게' 그렸다. 17세기 네덜란드 풍속화, 조선시대 풍속화 작가들이 떠오른다.

 

대중 사이에서 일상을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존중한 것은 최근 현상이다. ‘일상주의’는 서구에서 킨포크, 피카, 휘게 등의 형태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확산되고 한국에서는 자기다움을 추구하는 밀레니얼이 주도한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소확행이라는 신조어로 부추긴 측면도 있다. 일상이 지루하다? 최근 롯데백화점에서 ‘보통의 여름, 일상을 기록하는 방법’을 전시하는 작가 허유가 생각하는 일상을 읽어보자.

 

모든 것들은 항상 자잘하게 움직인다.
생명이 있는 한, 그것들은 부단히 움직여 오늘을 만난다.
나에게 일상이 있을 수 있는 것은 매일이 같아서가 아니라
오히려 매일이 항상 다르기 때문인데도 말이다.
항상 움직이고 있는 것은 항상 변하고 있다는 뜻이다.

 

일상주의가 소상공인 도시를 재건하기에 충분할까? 적어도 활동가와 크리에이터 사이에서는 일상주의보다 더 강력한 철학이 필요하다. 필자는 그들의 새로운 철학으로 로컬리즘, 그것도 다소 공격적인 로컬리즘(militant localism)을 추천한다.

 

 



미국 도시의 독립서점이나 유기농 슈퍼마켓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포스터다.

Eat Local, Sleep Local, Read Local.

한국에서도 공격적인 로컬리즘 포스터가 등장했다. 서귀포 안덕면 사계리 사계생활 벽에 걸려있는 포스터다.

Eat Local, Buy Local, Meet Local.


로컬리즘이 시장경제 원칙에 위배될까? 정부 규제가 아닌 민간단체 운동으로서의 로컬리즘은 시장경제에 건강하다. 광고와 마케팅 홍수 속에서 소비자가 자신의 철학을 지키고 공유하려는 노력은 균형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

 

골목상권에서 회의적인 분들은 이렇게 말한다. 한국 골목상권에 무슨 문화가 있나, 어디 가나 똑같다. 일리 있는 비판이다. 하지만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질문해야 한다. 문화를 창조하지 못하는 소상공인을 비판하지만, 과연 로컬리즘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한국에서 소상공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문화창조는 한국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지닌 대기업도 헤매는 일이다.

 

로컬리즘,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 기본적으로 애향심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다음이 환경, 안전, 지속가능성 등 현실적인 당위성이다. 로컬로 균형을 맞추지 않으면 공동체도, 중산층도, 세계화도, 지구도 살릴 수가 없다. 가장 고차원적인 로컬리즘이 탈물질주의적인 로컬리즘이다. 로컬이 진짜고, 좋은 삶이며 명품이라는 믿음이다.

 


소상공인과 DIY 주민문화

 

주민도 소상공인 도시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소상공인 도시에 필요한 주민 문화가 DIY다. 주민이 자신과 지역에 필요한 것을 직접 만드는 문화다. 취미로 제작하는 공예품, 주택 개조(Home Improvement)에 필요한 다양한 수리, 다양한 지역 주체들이 모여 지역의 공공 건축물을 직접 재생하는 DIT(Do it Together) 등이 소상공인 도시에서 활발한 DIY 활동이다.

 

DIY 활동이 활발하면, 지역성을 드러내는 공예품과 디자인 상품을 생산하는 소상공인이 늘어나고, 철물점, 잡화점, 가드닝 용품점, 중고품 거래 상점 등 주택 개조와 재건축을 지원하는 점포가 동네 상권의 중심으로 들어선다. 말 그대로 그런 동네는 주민이 소상공인이 되고, 주민과 소상공인이 콜라보해 지역과 건축을 재생하는, 즉 주민과 소상공인이 상생하는 소상공인 도시가 된다. DIY가 더 발전하면 하이테크 산업으로 진화하는 메이커 산업이 된다. 메이커 운동이 어떻게 소상공인 산업과 지역발전에 기여하는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미 많은 사람이 은퇴 준비, 부업, 취미 활동, 비용 절감 등 다양한 이유에서 공예, 목공, 석공, 가드닝, 원예, 양조 등의 기술을 배우고 있다. 굳이 고향에 돌아가지 않고 사는 동네에서 사업화하면 소상공인 도시의 건설에 참여할 수 있다.


 

스트리트 컬처의 중요성


소상공인과 로컬 크리에이터 산업의 관건은 로컬 문화의 창출이다. 사람을 로컬에 모아도, 문화를 창출하지 못하면 지속가능성과 산업 기반을 확보하기 어렵다. 지역문화, 골목문화, 커뮤니티 등 로컬 크리에이터가 활용할 수 있는 문화가 많지만, 장기적으로 중요한 문화는 스트리트 컬처다. 스트리트 컬처, 이를 따르는 사람들의 크루 문화를 로컬 크리에이터가 개척해야 할 문화로 제안한다. 골목상권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도시 여행을 선호하는 사람이 늘면서, 도심과 골목상권에서 크루와 함께 활동하며 공동으로 창업하거나 협업하는 어반 노마드가 부상한다. 일의 방식으로 크루 문화를 수용하고 사업장을 한 장소로 고정하지 않고 여러 장소를 가변적으로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다른 로컬 크리에이터와 구분된다.

 

어반 노마드 문화의 원형은 미국의 스트리트 컬처다. 스케이트보드, 힙합, 바스켓볼, 그라피티 등 스트리트 컬처를 만드는 사람들은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이 거리 저 거리를 옮겨 다니는 노마드다. 이들은 또한 자신을 표현하는 것과 동시에 자신이 속한 그룹과 연대하고 창작하는 것을 중시하는 크루(Crew) 문화를 추종한다. 크루 문화는 뮤직 산업의 아티스트 사이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창작 문화다. 노마드의 크루 문화는 패션계에서도 영향을 미친다. 스케이트 보드를 같이 타던 친구들을 위해 창업한 반스(Vans), 뉴욕 빈민지역의 청년들의 거리 문화를 모티브해 창업한 슈프림(Supreme)이 크루 문화에서 파생된 브랜드다. 어반 노마드는 현재 골목상권 개발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고 스트리트 컬처 브랜드와 DIY 도시재생 분야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스트리트 컬처, 그리고 이를 창조하는 어반 노마드가 로컬 크리에이터 산업의 미래로 부상할 것이다.


 

스타트업 x 예술가 x 소상공인

  

소상공인 도시가 진정한 의미의 창조도시가 되려면, 소상공인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예술가와 스타트업이 동참해야 한다. 한국의 대표적인 힙타운 홍대에서 창업생태계를 구축하는, 그리고 골목길 자본론의 결론을 장식한 홍합밸리의 포스터다.


스타트업 x 예술가 x 소상공인!


매력적인 도시 문화와 젊은이가 선망하는 힙타운은 스타트업, 예술가, 소상공인의 콜라보로 건설됨을 강조한다. 2017년 이를 발견한 홍합밸리의 통찰력이 놀랍다. 전국 지자체가 공식처럼 외워야 하는 지속 가능한 골목상권의 공식, 힙타운의 공식이다.


힙타운은 젊은 층만을 위한 도시가 아니다. 도시의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는 '문화를 갖춘 살고 싶은 동네'를 만들자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예술인, 스타트업, 소상공인의 3대 주체를 한 곳에 모아야 지역발전에 필요한, 미래 세대가 원하는 도시문화를 창출할 수 있다. 한국의 많은 도시가 스타트업과 예술을 강조하고, 기술과 예술을 연결하는 시설과 공간에 투자한다. 힙타운 주체 중의 하나인 소상공인에 대한 관심은 부족하다. 소상공인이 참여해야 새로운 도시문화와 산업 자원으로 부상한 로컬, 라이프스타일, 골목길을 활용할 수 있다.

 

건강한 로컬 크리에이터 생태계는 이처럼 사업자에 의한 혁신만으로 구축하기 어렵다. 소비문화, 주민문화, 골목도시 등 지역 사회 전체가 동참해야 로컬 크리에이터와 소상공인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과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는 미래 경제에서 소상공인 도시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다수의 중산층이 기계가 만들 수 없는 공간과 문화 구조에서 창업과 고용의 기회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유동인구를 유발하는 거리문화, 로컬 중심으로 생활하는 소비자와 주민이 만드는 소상공인 도시가 소상공인과 로컬 크리에이터에게 가장 중요한 생태계다.



*커버 사진 출처: 황두진 건축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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