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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경제학자 Sep 18. 2021

로컬 브랜드 촉진 지구

우리가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는 경험이다. 거주하는 도시에서 찾을 수없는 경험이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다양한 방법으로 그 경험을 얻을 수 있지만, 가장 편리한 방법은 로컬 브랜드 소비다. 여행지에서 소비할 수 있는 특별한 브랜드가 로컬 브랜드다. 


우리가 좋아하는 외국 도시도 따지고 보면 로컬 브랜드가 강한 도시다. 동네 바케트, 델리, 스시야, 도넛이 없는 파리, 뉴욕, 도쿄, 포틀랜드를 상상할 수 있을까?


한국에서도 특별한 경험을 선물하는 로컬 브랜드가 늘고 있다. 로컬 브랜드가 전통적으로 강한 분야는 노포 식당이다. 최근에는 대전 성심당, 군산 이성당, 강릉 테라로사 등 빵집과 커피전문점도 로컬 브랜드 반열에 올랐다. 이제 전국 어디에 가도 그 지역만의 베이커리와 커피 브랜드를 찾을 수 있다. 


다음 단계는 생활용품이다. 로컬 브랜드가 요식업에서 가구, 문구, 식가공, 패션, 디자인 제품으로 확산되고 있다. 제주 안덕면 사계생활, 부산 전포동 발렌사, 광주 양림동 여행자라운지 등 로컬 브랜드를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로컬 편집숍도 늘고 있다. 


로컬 브랜드의 부상은 국내 관광산업에 더 없이 좋은 소식이다. 로컬 브랜드가 늘어나면, 국내 도시가 ‘살 것이 마땅치 않다’라는 평판에서 벗어 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수준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더 많은 로컬 브랜드가 필요한데, 우선적으로 이를 육성해야 하는 도시가 문화가 강한, 즉 스토리 자원이 풍부한 지역이다. 


서울의 풍부한 산악지대도 스토리 자원이다. 아웃도어 마니아라면 서울의 국립공원 입구마을과 같이 도심과 산악 환경을 동시에 갖춘 지역에서 아웃도어 중심의 일과 삶을 즐기는 것이 정상이다. 문제는 입구마을의 인프라다. 정부가 입구마을에 아웃도어 브랜드 생태계를 조성하면, MZ 세대 산악인들이 자연스럽게 그곳으로 유입될 것이다. 


로컬 브랜드 육성에 적합한 또 하나의 지역이 골목상권이다. 골목상권은 주민 문화 중심으로 형성된 일종의 문화지구다. 전국에서 주목받는 로컬 브랜드도 대부분 골목상권에서 탄생하고 성장한다. 


특히, 골목자원이 풍부한 원도심 지역에서는 골목상권을 로컬 브랜드 생태계로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다. MZ 세대가 여행하듯이 찾는 골목상권은 코로나 위기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유지한다. 


로컬 브랜드 수요에 부흥해 서울시가 최근 골목상권과 로컬 브랜드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골목상권을 로컬 브랜드 촉진 지구, 로컬 브랜드 강화 지구, 생활상권 육성지구, 전통시장 보전 지구로 나누어 각 지역 특색에 맞게 지원한다고 한다. 


로컬 브랜드는 지역 관광산업에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동네를 살고 싶고 머물고 싶은 곳으로 만든다. 로컬 브랜드로 성공하는 동네를 더 많이 만드는 것이 탈산업화 시대에 필요한 지역발전 모델이다. 


출처: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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