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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경제학자 Jan 25. 2022

왜 라이프스타일인가?

기계 시대를 맞는 인간은 불안한다. 기계에 대항해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기계와 상생해야 하는 것인가? 어떤 선택을 하든 인간은 인간적인 것으로 대응해야 한다. 인간적인 것이 무엇인지, 인간적인 삶이 무엇인지에 대한 확신이 필수다. 인간성에 대한 확신이 없이는 기계를 인간적으로 만드는 일도, 기계와 독립된 인간적인 삶을 사는 방법도 찾을 수 없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인간적인 것은 개인의 자유롭고 독립적인 삶이다. 공동체가 중요하지만 개인 자유와 독립의 확보가 우선이다. 공동체도 구속적인 연대보다는 느슨한 연대가 인간 본능에 가깝다. 개인은 원하면 선택하고 원하지 않으면 떠날 수 있는 공동체를 원한다.


공동체의 선별적 선택 또는 느슨한 연대를 전제로 한 자유롭고 독립적인 삶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 주체적인 삶에 대한 욕구는 현실과 일상에서 라이프스타일 욕구로 표현된다. 특히, 집단주의 사회에서 개인주의 사회로 전환하는 한국 사회에서 라이프스타일 언어가 트렌드 이상의 세계관 변화를 의미한다.   

 

한국 사회가 라이프스타일을 전환적 변화로 주목한 것은 최근 현상이다. 주요 연구기관 중 LG경제연구소가 2011년 처음으로 라이프스타일 현상을 주요 소비자 트렌드로 주목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 후 라이프스타일은 MZ세대의 나다움과 결합돼 한국 사회의 화두로 부상한다.* 라이프스타일보다 다소 늦은 2010년대 중반에 시작한 나다움 현상의 기폭제 역할을 한 책 중의 하나가 2014년 베스트셀러 '미움받을 용기'다. 나다움은 이제 2022년 인터뷰 전문잡지 톱클라스가 이어령, 박세리 등 한국을 대표하는 명사들에게 나다움의 의미를 질문할 정도로 주류 사회의 관심사가 됐다.


과연 현재의 라이프스타일 논의가 실제 라이프스타일 다양화로 이어질까? 아직 속단하긴 어렵지만, 한국에서 라이프스타일 혁신이 성공하려면 트렌드 리포트나 공감 에세이보다 높은 수준의 학문적 토대가 필요하다. 학문적 기반을 강화하는 방법 중 하나가 라이프스타일 작가들이 인용하는 다양한 학문의 인사이트를 정리하는 작업이다. 라이프스타일 문헌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인문학 분야는 개인주의 철학, 개인 심리학, 계급 이론, 마케팅, 대안문화, 지역문화 등이다.

 

개인주의

먼저 개인주의다. 개인주의 철학이 많이 인용되는 이유는 자명하다.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이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이다. 여기서 나는 개인, 온전한 개인이다. 인문학 중 개인을 사유의 단위로 접근하는 분야가 개인주의 철학이다. 그렇다면 개인주의 철학은 나의 라이프스타일에 어떤 가이드를 주는가?


개인주의 철학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교훈은 개인주의에 대한 자신감이다(이진우, 2022). 개인주의자 철학자들은 개인주의를 이기주의, 나르시시즘과 구분함으로써 개인주의를 정당화한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는 다르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 구분에 동의하지 않는다. 개인주의 강경파라고 할 수 있는 니체는 개인주의를 넘어 이기주의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그에게 이기주의, 즉 자신에 대한 사랑은 위대함과 거룩함을 만드는 가장 큰 덕목이다.


니체는 개인주의를 ‘신이 죽은’ 현실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한다. 절대적인 진리와 규범으로 인식된 기독교와 철학이 무너진 서구 사회에서 인간이 의존할 수 있는 유일한 가치는 각자의 삶을 주체적으로 추구할 수 있는 인간의 창조적인 의지라고 주장한다(함재봉, 2021). 주체적인 삶에 대한 의지는 때로는 영웅적인 행동을 요구한다. 그는 온갖 방해로부터 승리하려는, 더 나아가 자신을 방해하는 사람을 ‘지배’하려는 의지 없이는 자신의 삶을 실현할 수 없다고 믿는다.


니체의 창조적인 힘을 가진 ‘주관적 개인’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주관적 개인은 탁월한 소수만 가질 수 있는 덕목일까? 철학자들은 평범한 다수도 니체에서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니체의 주관적 개인을 실천하기 위한 전략으로 타인과의 차별화, 자율적인 행동 추구, 지속적인 개성의 창조, 개인 창조력에 기반한 타인과의 협력을 추천한다 (이진우, 2022)


개인 심리학

개인주의 철학에서 개인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면, 개인주의 철학이 강조하는 자아가 나에게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질문해야 한다. 다른 사람과 다른 나의 자아는 어떤 모습일까? 개인 심리학은 그 자아의식을 ‘나다움’으로 표현한다. 개인 심리학이 강조하는 나다움은 개인의 심리적 자아다. 소외, 열등감 등 나다움을 위협하는 요인도 심리적 형태로 나타난다.


실제로 나다움을 개인의 심리적 온전성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자존감, 힐링, 비혼, 홀로 살기 등이 나다움 키워드로 부상했다. 많은 공감 에세이도 개인과 집단 사이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갈등을 용기, 자존감, 공감능력 등 개인의 심리적 대응 능력 문제로 봉합한다(아들러, 2019; 이치로·후미타케, 2014; 김수연, 2016).


그러나 사회에서 심리적인 자존감만으로 자아와 정체성을 실현하는 것이 가능한지, 나다움이 나라는 존재에만 국한되는지를 질문해야 한다. 나에게 한정된 나다움은 배타적 정체성으로 귀결될 수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므로 본능적으로 자신과 비슷한 성향을 가진 친구를 찾는다. 이는 나다움을 찾아가는 여정이 연대와 커뮤니티에 관한 포기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톱클라스 김민희 편집장은 '나다움을 묻다'에서 나다움을 "이기주의와 이타주의가 교집합처럼 포개진 개념"으로 이해한다. 나다움을 추구하는 일과 공동체를 살피는 일을 분리할 수 없음을 강조한다. 인터뷰에 응한 최인아도 사회 속의 나다움을 추구한다. 그녀에게 나다움은 "세상에 나를 맞추지 않고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는 것"이다.


여기서 궁금해진다. 과연 라이프스타일을 각자 다르게 표현되는 나다움으로만 정의할 수 있을까? 라이프스타일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라이프스타일의 사회성을 무시하기 어렵다. 사회 현상으로 라이프스타일은 유의미한 집단이 공유하는 삶의 방식이다. 라이프스타일 역사도 특정 세대 또는 사회경제적 집단이 라이프스타일 혁신을 주도했음을 보여준다.


나다움을 지향하는 사람도 언젠가는 사회적 표현 문제로 고민하게 된다. 라이프스타일을 나뿐 아니라 다른 사람이 공유하는 가치로 인식할 때 라이프스타일로 내가 원하는 일과 생활을 찾을 수 있다. 라이프스타일을 사회적 카테고리로 이해해야 연대와 소명 의식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나의 나다움은 어떤 유형의 라이프스타일에 속할까?

 

계급 이론

라이프스타일을 사회과학으로 인식한 학자는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활동한 경제학자 소스타인 베블런(Thorstein Bunde Veblen)과 사회학자 막스 베버(Max Webe)다. 이들 선구적 학자들은 라이프스타일을 특정 계층이 공유한 가치와 생활 방식으로 정의했다. 라이프스타일을 계급, 특히 지배 계급의 생활 방식으로 이해하는 전통은 현대에도 이어진다.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도 라이프스타일을 부르주아, 쁘띠 부르주아, 프롤레타리아 계급이 계급적 취향과 정체성을 구별하는 수단으로 이해했다.


라이프스타일로 계급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유리한 입장에 서 있는 계급이 18세기 이후 서구사회의 지배계급으로 자리 잡은 부르주아다. 부르주아는 현재에도 심리, 문화, 지식, 경제, 신체, 언어, 사회 등 다양한 방식으로 다른 계급과 차별화한다(메르틴, 2020). 지배계급의 라이프스타일이 고정된 것은 아니다. 데이비드 브룩스(2001)는 부르주아와 보헤미안의 융합을 의미하는 보보스(Bobos)를 1990년대 등장한 새로운 지배계급으로 주목한다.   

 

마케팅

라이프스타일을 계급과 독립된 소비자 집단의 문화로 접근한 분야가 마케팅이다. 마케팅은 라이프스타일을 '전체 사회 또는 그 일부가 가지는 독특하고 특징적인 생활 방식과 소비를 결정하고, 동시에 소비에 의해 결정되는 일관된 행동 패턴’으로 정의한다(최태원, 2018). 초기에 개발된 VALS(Value and Lifestyle) 이론은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유형을 혁신형, 사고형, 성취형, 생존형으로 분류했다.


마케팅 관점에서 주목받는 연구가 1인 가구, MZ세대, 20대 여성, 대학생 등 특정 계층의 소비패턴이다. 소비자를 세대, 주거형태, 거주 지역 등 사회경제적 변수로 분류하여 각 집단이 보이는 특징을 찾아 이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한다. 한국 사회가 청년 문화를 주목하지만, 항상 청년 문화가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주도하는 것은 아니다. 무네야키(2014)는 도쿄 문화의 주체로 생활의 패션화를 주도한 프리미어 에이지, 즉 단카이 세대(1947-1949년생)를 지목한다.

 

대안문화

라이프스타일 변화의 가장 큰 동력은 대안 문화다.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은 대체로 지배 계급에 대한 반문화로 등장한다. 서구의 라이프스타일 운동도 19세기 유럽에서 태동했다. 왜 19세기일까? 19세기는 산업 혁명 이후 지배 계급으로 부상한 부르주아 계급과 그들이 대표하는 산업 사회 엘리트 문화에 대한 회의와 반성이 시작된 시기다.

 

모종린(2020)은 ‘인문학,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에서 대안적 라이프스타일의 본질은 나와 물질의 관계에서 찾는다. 물질을 나의 삶의 어디에 두는지가 나의 라이프스타일을 결정하는 것이다. 보헤미안, 히피, 힙스터 등 대안적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자신의 정체성 형성에 기여하는 물질 외적인 가치를 찾는다. 이 책은 또한 라이프스타일 역사를 기반으로 물질과의 독립성과 추구하는 탈물질주의 가치에 따라 부르주아, 보헤미안, 히피, 보보, 힙스터, 노매드 등 6개 유형으로 분류한다. 서구 라이프스타일 역사를 부르주아(18~19세기)에서 보헤미안(19세기), 히피(1960년대), 보보(1990년대), 힙스터(2000년대), 노마드(2010년대) 순으로 진화한 역사로 설명한다.

 

18세기 이후 지배계급으로 자리 잡은 부르주아가 물질 중심의 주류 라이프스타일이라면, 부르주아의 물질주의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보헤미안, 히피, 보보, 힙스터, 노마드 등 물질 외의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대안적 라이프스타일이 출현한 것이다. 보헤미안은 예술과 자연에서 물질의 대안을 찾는다. 히피는 본격적으로 물질주의에 반기를 들고 적극적으로 자연과 커뮤니티 가치를 추구한다. 부르주아와 보헤미안의 변증법적 결합을 의미하는 보보에게 가장 중요한 탈물질은 인권, 환경, 그리고 사회적 책임이다.

 

히피 운동의 후계자로 볼 수 있는 힙스터는 도시에서 독립적이고 창의적인 경제 영역을 구축한다. 힙스터에게 중요한 가치는 창조적인 방식으로 대량 생산, 대량 소비의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공유 경제의 부상으로 확산되는 노마드는 이동성(Mobility)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다. 이 중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물질과의 공존을 추구하는 것은 보보다. 노마드는 공유적 생산과 소비를 통해, 즉 새로운 방식으로 물질적 성공을 추구한다. 힙스터 또한 자본주의를 전면적으로 거부하기보다는 자본주의 내에서 독립적인 영역을 개척한다.

 

요약하면 물질을 나의 삶의 중심에 두면 부르주아, 물질 외에 예술과 자연이 중요하면 보헤미안, 공동체와 자연을 중시하면 히피, 사회적 가치와 물질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길 원하면 보보, 독립성과 창조성을 추구하면 힙스터, 이동성과 공유 중심으로 살고 싶으면 노마드 라이프스타일에 가깝다.

 

탈물질주의

거시적으로 보면, 라이프스타일 혁신 과정은 전근대 사회의 전통 가치와 근대 사회의 물질주의가 탈산업 사회의 탈물질주의로 이동하는 과정이다. 부르주아가 물질주의를 대표한다면, 보헤미안, 히피, 보보, 힙스터, 노마드는 탈물질주의를 수용해 라이프스타일을 혁신한 세력이다. 물질주의가 신분, 경쟁, 조직력, 노력을 강조한다면, 탈물질주의는 공통적으로 개성, 다양성, 삶의 질, 사회적 가치를 중시한다. 19세기 보헤미안 문화에서 싹튼 탈물질주의는 20세기 실용주의, 대중문화, 저항 문화를 주도했고, 1960년대 이후 ‘라이프스타일 혁명’을 통해 주류 문화로 자리 잡았다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는 2010년대 초반부터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중심으로 일어났다.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욕구가 유난히 강한 밀레니얼 세대는 사회의 기준이나 타인의 시선에 연연하지 않는다. 이들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남들과는 다른 가치를 추구하며 도시 속의 나나랜드를 꿈꾼다. 자유, 독립, 정체성, 다양성, 삶의 질, 친환경, 1인 가구, 1코노미 등이 밀레니얼 라이프스타일을 정의하는 키워드다.

 

밀레니얼 세대는 레트로, 뉴트로, 스몰 브랜드, 업사이클, 골목상권 트렌드를 주도하고 리테일, 부동산, 소비재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로컬 문화에서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변두리, 지방, 골목으로 불리던 지역성이 ‘힙스터의 상징’이 되었고 서울 강북 골목상권, 지역 원도심, 제주, 강릉 등지에서 라이프스타일 창업가가 활약하며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중심지를 개척하고 있다.

 

지역문화

최근 주목받은 라이프스타일의 유래를 거슬러 올라가면 ‘지역성’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힙스터, 빈티지, 인디 문화는 뉴욕과 캘리포니아, 웰빙, 비건, 그린 라이프스타일은 캘리포니아, 휘게, 라곰 라이프스타일은 북유럽, 미니멀, 심플 라이프스타일은 캘리포니아와 일본이 고향이다. 각각의 라이프스타일이 시작되고 산업화된 지역 또는 국가가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지역 라이프스타일 확산의 동력은 기업이다.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를 표방하는 기업이 자신의 진정성을 지역성에 찾는다. 대표적인 라이프스타일 기업인 이케아, 스타벅스, 애플 모두 자신이 창업한 지역에서 기업이 표방하는 라이프스타일 생태계를 구축했다.

 

한 기업만이 지역의 라이프스타일을 구현하는 것은 아니다. 도쿄 라이프스타일이 대표적인 사례다. 무지, 빔스, 츠타야 등 수많은 도쿄 브랜드가 도쿄에서 뿌리내린 라이프스타일,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생활화된 라이프스타일을 매력적인 상품과 서비스로 기획한다.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 생산과정에서 지역성만 갖추고 있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 안에는 ‘진정성’을 내포하고 있어야 한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라이프스타일이 소비자가 체험하고 수용하길 원하는 '진짜' 라이프스타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에서 먼저 상품화된 라이프스타일이 캘리포니아 라이프스타일로 다른 지역에 수출되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에서 성장하고 활동하지 않는 기업이 캘리포니아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것에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개인주의 철학, 나다움 심리학에서 마케팅, 계급 이론, 저항문화, 탈물질주의, 지역문화까지 섭렵하는 라이프스타일 문헌 조사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과연 기존 문헌은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제공할까? 모든 사람이 기존 문헌에서 자산의 나다움을 찾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어디서 어떻게 나에 대한 탐구를 시작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도는 얻을 수 있다.


기존 문헌의 가장 큰 교훈은 개인성과 사회성의 분리다. 라이프스타일의 개인성과 사회성을 분리해 접근해야 라이프스타일의 실체에 접근할 수 있다. 라이프스타일의 개인성을 강조하는 개인주의 철학과 나다움 심리학은 나와 나다움에 대한 자신감과 이를 보호할 수 있는 마음의 기술을 제공한다. 이 문헌은 또한 개인과 나다움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내가 좋아하고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하나의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 때 라이프스타일이 비로소 내가 일관되게 추구하고 타인이 이해할 수 있는 정체성이 된다.


라이프스타일의 사회성, 즉 사회적 표현은 마케팅, 계급 이론, 대안문화, 탈물질주의, 도시문화, 지역문화 등 사회과학 문헌에서 찾을 수 있다. 19세기 이후 많은 사람이 자아와 나다움의 '내용'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실용적인 라이프스타일로 제안하고 구현했다. 이중 가장 완성도가 높은 라이프스타일 유형은 보헤미안, 히피, 보보, 힙스터, 노마드 등 단순한 소비가 아닌 나의 일과 거주지를 결정할 가이드로 추구할 수 있는 대안문화다. 특히, 기존 사회와 기성세대가 ‘강요’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이유를 알 수 없는 거부감을 느낄 때 지배 계급에 대한 대안으로 추구한 대안문화 중 하나가 내가 추구하고 싶은 라이프스타일일 가능성이 높다.


라이프스타일을 세계관이 아닌 소비 기준으로 선택한다면 도시문화와 상업 문화에서 다양한 대안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마케팅과 도시문화가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도 사회적 라이프스타일이다. 다른 사람들이 공유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우리에게 제안하는 것이다. 이처럼 라이프스타일을 사회적이고 역사적으로 접근할 때, 라이프스타일은 ‘마음 기술’ 이상의 더 폭넓은 철학으로 구성되며 그것을 유지할 수 있는 일과 공간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 글에서 나다움은 라이프스타일 욕구를 촉발하는 자아의식의 개인적 표현으로 정의한다. 라이프스타일은 자아의식의 사회적 표현이다.  



<참고문헌>

김수현,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2016

데이비드 브룩스, 보보스, 2001

도리스 메르틴, 아비투스, 2020

모종린, 인문학,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다, 2020

마스다 무네야키, 라이프스타일을 팔다, 2014

알프레드 아들러, 아들러 삶의 의미, 2019

이진우, 개인주의를 권한다, 2022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미움받을 용기, 2014

최태원,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가 온다, 2018

톱클라스, 나다움을 묻다, 2022

함재봉, 정치란 무엇인가,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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