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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경제학자 Jun 19. 2022

라이프스타일 위계론

한국인은 라이프스타일을 어떻게 정의하고 이해할까? 그답을 찾을  있는 곳이 트렌드 문헌이다. 골목길, 빈티지, 미니멀리즘, 업사이클, 라밸, 소확행, 로컬 지향, 공유경제, 1 가구  밀레니얼이 주도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트렌드가 매년 언론과 업계의 화두로 등장한다.

 

라이프스타일 소비는 기업에게 마케팅 기회뿐 아니라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기회를 제공한다. 라이프스타일 숍,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라이프스타일 디벨로퍼 등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를 표방하는 기업이 증가하는 이유다.

 

그런데 트렌드 시장에서 라이프스타일 패턴을 잡기엔 트렌드가 지나치게 다양하고 변동성이 심한 것 아닐까? 트렌드만 보면 한국 소비자는 각자 자신이 추구하고 싶은 라이프스타일을 ‘자의적’으로 정의하고 그 라이프스타일대로 일상을 채우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모든 것이 빨리 바뀐다는 한국에서도 라이프스타일은 일정 궤적을 따라 변화한다. 그 궤적을 찾는 방법론의 하나가 라이프스타일 위계론이다. 필자가 개인과 사회의 라이프스타일 감수성 수준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제안하는 개념이다. 에이브러햄 매슬로우의 5단계 욕구위계 이론과 동일한 문제의식으로 고안했다. 한국 라이프스타일의 동학을 라이프스타일 위계론 관점에서 조명하는 것이 이글의 목적이다.  

 

라이프스타일 담론의 진화

라이프스타일은 오래된 단어다. 한국 지식인 사회에서 이미 소비된 개념일지 모른다. 그러나 한국 소비자와 기업이 라이프스타일을 전환적 변화로 주목한 것은 최근 현상이다.


주요 연구기관 중 LG경제연구소가 2011년 처음으로 라이프스타일 현상을 주요 소비자 트렌드로 주목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LG경제연구원은 2011년 한국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건강, 워라밸, 나다움, 실리주의, 가족, 느슨한 연대, 모바일로 분류했다. 아직도 위력을 발휘하는 트렌드다.


서울시는 2020년 빅데이터를 활용해 서울 시민의 47개 라이프스타일을 발굴했다. 가사생활, 자기 계발, 건강관리, 맛집 나들이, 여가생활 등 서울 시민의 관심사를 5개 영역으로 분류하고, 동네 스터디 카페, 빵 투어, 공연 노마드, 퇴근 후 러닝 클럽 등 각 영역에서 혼자 하는지 아니면 함께 하는지, 그리고 집이나 사무실에서 즐기는지, 아니면 이동하면서 즐기는지에 따라 47개 활동을 찾았다. 서울시는 전체적인 삶보다는 여가생활을 중심으로 라이프스타일을 정의했다.

 

최근에는 환경, 인권, 공동체도 라이프스타일 소비에서 중요한 가치로 부상했다. 특히, MZ세대가 편리함과 가격뿐 아니라 소비가 주는 문화적, 사회적 가치로 구매를 결정하는 성향이 강하다.  

 

라이프스타일은 한국인에게 소비와 여가 트렌드에 국한된 개념일까? 일본 작가 스가쓰께 마사노부는 '물욕 없는 세계'에서 트렌드와 라이프스타일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한다. "패션은, 그 경향이 현저해 강의 흐름처럼 흘러가는 것과 바닥에 침전해서 라이프스타일이 되는 것이 있다." 유행처럼 흘러가는 것이 트렌드라면, 라이프스타일은 삶에 깊게 뿌리를 내리는 가치다.


삶의 방식으로 번역할  있는 라이프스타일이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증후를 감지할  있는 분야가 일의 방식이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저녁 있는 , 워라밸  일과 여가의 균형을 추구하고  자체를 자신이 좋아하는 , 자유롭고 독립적인 일로 바꾸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자유롭고 독립적인 일에 대한 욕구는 창작자가 자신이 직접 만드는 콘텐츠로 수익을 올리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성장을 견인한다. 플랫폼 기술의 발전으로 기업과 같은 조직에 들어가지 않아도 창작자, 프리랜서, 1인 기업으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활성화되면서 대기업 문화에도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MZ세대 회사원과 노동자가 대기업의 관료주의, 연공서열, 평생직장 문화에 저항한다.  형태는 부업 허용, 노조 개혁, 성과급 인상, 자기 성장 지원, 직무급 전환, 퇴사  다양하게 나타난다. 회사는 MZ세대 임원 발탁, 사내벤처 활성화, 수평적 조직 도입, 해외 M&A 추진, 공채 폐지로 대응한다.

 

세대론도 한국 라이프스타일 담론의 중요한 지류다. 트렌드 전문가 김용섭은 한국 최초의 라이프스타일 세대로 '영 포티'를 주목한다. X세대(1970년대생)로 알려진 영 포티는 K-Pop, 골목길 등 한국의 문화산업이 태동한 1990년대 초반에 20대와 10대를 보낸 세대다. 서태지, 오렌지족, 클럽문화가 X세대를 대표하는 문화 아이콘이다. K-Pop 산업에 대한 X세대의 기여는 두드러진다. 1952년생 이수만이 1995년 SM을, 1972년생 박진영이 1996년 JYP를, 1969년생 양현석이 1998년 YG를, 1972년생 방시혁이 2005년 빅히트를 창업했다.


X세대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기 시작한다. 톱클래스 편집장 김민희는 남다른 밈(meme·문화 유전자)의 세대, 사회학자 김호기는 한국 최초의 개인주의 세대, 경영학자 이은형은 윗세대와 아랫세대를 모두 이해하는 포용적 세대로 평가한다.


김민희는 ‘다정한 개인주의자’에서 1990년대 한국은 문화세대가 탄생할 시점에 있었음을 강조한다. 산업화, 민주화 다음 문화화는 시간문제였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X세대가 문화자본을 확보하고 이를 행사한 1990년대는 전 세계적으로 보보스 시대였다. 보보스는 물질적 안정과 문화적 개성을 동시에 추구하고 이를 융합하려고 노력하는 계급이다. 한국 1990년대도 세계사 차원에선 다른 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라이프스타일 변화의 동력, 기술과 나다움

라이프스타일을 다양하게 만드는 기본 동력은 기술이다. 인터넷, 플랫폼, SNS의 발전으로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전 세계의 상품과 서비스를 찾을 수 있다. 기술은 또한 크리에이터와 플레이어가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다. 기술 발전으로 생산 비용(디자인 소프트웨어 등)이 낮아졌고, SNS와 위치기반 서비스는 광고와 임대료 비용도 현격히 떨어뜨렸다.


또 하나의 동력은 나다움이다. 나다움 열풍이 라이프스타일 콘텐츠의 수요와 공급을 동시에 확대했다. 나다움을 표현하길 원하는 창작자가 늘어났고, 나다움 추구에서 파생된 정체성 수요(개성 있는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창작자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역설적으로 나다움 현상의 출현 시기는 라이프스타일보다 늦다. 나다움 현상의 기폭제 역할을 한 책 중의 하나가 2014년 베스트셀러 '미움받을 용기'다. 그 후 출판도서 시장에서는 2016년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2018년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등 나다움 주제의 베스트셀러를 꾸준히 내놓는다.


나다움은 이제 하위문화에서 주류문화로 진입했다. 트렌드 코리아는 2019년 나다움 현상을 ‘나나랜드’ 개념으로 소개했고,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도 가전과 자동차 판매를 위한 나다움 마케팅을 시작했다. 나다움은 이제 2022년 인터뷰 전문잡지 톱클라스가 이어령, 박세리 등 한국을 대표하는 명사들에게 나다움의 의미를 질문할 정도로 주류 사회의 관심사가 됐다.


나다움을 장기적인 트렌드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일부 전문가는 1990년대 시작된 힙합, 휴대폰, 인터넷을 나다움 문화의 기반으로 인식한다. 예컨대, 김종현 제주 더큰내일센터장은 2000년 KTF 광고 ‘Na, 세상을 다 가져라’를 분기점으로 본다. 당시 KTF는 10-20대 전용 서비스 브랜드 ‘Na’를 론칭하고 대대적으로 광고했다고 한다.


한국의 나다움 현상과 분리할 수 없는 현상이 페미니즘이다. 여성이 여성 정체성이 찾아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다움이 중요한 가치로 부상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대중문화 현상으로서 페미니즘의 기원은 페미니즘을 표방하는 소설, 영화, 연극이 등장하기 시작한 1990년대에서 찾을 수 있다.  


라이프스타일 인식의 현재

현재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 인식과 감수성은 어느 정도 수준에 와있을까? 한국인은 다른 선진국과 비해 ‘충분히’ 라이프스타일 중심으로 살고 있을까?


라이프스타일 수준을 평가하는 하나의 기준이 라이프스타일 위계다. 라이프스타일에서도 욕구 단계가 존재하며 그 욕구가 소비문화, 생산문화, (소비, 여가, 생산, 이념, 장소를 통합하는) 세계관 순으로 상승한다. 라이프스타일을 생산문화로 추구하는 사람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만족하기 위한 일과 직업을 찾고, 그에 맞는 장소에서 살고 싶어 한다. 세계관으로 추구하는 사람은 소비, 여가, 생산, 이념, 장소 등 삶의 전 영역에서 일관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한다.


라이프스타일 위계론 기준으로 보면 한국의 라이프스타일 욕구는 소비문화 단계에서 여가와 일의 방식을 포함한 생산문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아직 선진국에서 나타나는 세계관 단계의 라이프스타일 욕구는 감지하기 어렵다. 소비와 여가, 일의 방식까지도 다양해진다고 주장할 수 있으나, 성공 기준과 행복 기준은 아직도 지나치게 획일적이라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국에서 라이프스타일 세계관이 다양하지 못하다면, 그 원인은 일관성의 부족에서 찾을 수 있다. 한 라이프스타일을 일관되게 추구하는, 즉 세계관으로 추구하는 사람이 많아져야, 사회 차원의 라이프스타일 다양성이 높아진다. 다소 역설적이지만 (개인적인) 일관성과 (사회적인) 다양성이 라이프스타일 선진국의 조건이다. 


한국의 라이프스타일 단계가 낮은 이유는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직업, 종교, 전통의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직업, 종교, 전통은 이를 수행하는 사람에게 일정한 행동 규범과 윤리를 요구한다. 라이프스타일과 분리할 수 없는 규범과 윤리다. 하지만 한국에서 나의 직업, 나의 종교, 나의 전통으로 나를 정의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현재 MZ세대의 나다움도 자존감, 정체성, 인간관계, 취향, 소비 등 지극히 개인적인 나다움이다. 직업, 종교, 전통 등 사회적 정체성을 의식주 생활문화로 표현하지 않는 것이 현재 한국인의 특성이라면 특성이다.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한 세계관으로 진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개념이 물질주의다. 2020 미국 퓨리서치센터의 선진국 17개국 '삶의 의미'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이 선진국  유일하게 물질적 행복(Material Welfare) 가장 중시하는 나라라고 한다. 다른 선진국은 가족, 건강, 그리고 직장에 우선순위를 둔다. 2005 미시간대 세계가치조사도 한국의 물질주의자 비중이 예외적으로 것을 보여준다. 다른 선진국에서는  비중이 50% 수준인데 한국은 86% 달한다.


학문적으로 물질주의는 물질, 즉 돈의 추구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기존 질서에 대한 순응이 물질주의다. 한국에서 물질주의가 강하다는 것은 다수의 한국인이 하나의 성공 기준, 행복 기준, 라이프스타일을 따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 사회가 물질주의를 극복해야 선진국 수준의 라이프스타일 다양성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선진국도 물질주의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해졌다. ‘인문학,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다’는 역사적으로 라이프스타일의 본질은 나와 물질의 관계에서 출발한다고 주장한다. 물질을 나의 삶의 어디에 두는지가 나의 라이프스타일을 결정하는 것이다.


18세기 이후 지배계급으로 자리 잡은 부르주아가 물질 중심의 주류 라이프스타일이라면, 부르주아의 물질주의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보헤미안, 히피, 보보, 힙스터, 노마드 등 물질 외의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대안적 라이프스타일이 출현했다.


물질을 나의 삶의 중심에 두면 부르주아, 물질 외에 예술과 자연이 중요하면 보헤미안, 공동체와 자연을 중시하면 히피, 사회적 가치와 물질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길 원하면 보보, 독립성과 창조성을 추구하면 힙스터, 이동성과 공유 중심으로 살고 싶으면 노마드 라이프스타일에 가깝다.


대안적 라이프스타일을 선택하면 소비, , 도시 모두 일관된 기준으로 선택할  있다. 내가 가성비와 편리성, 그리고 과시 중심으로 소비하면 부르주아, 그렇지 않고 2 가치 중심으로 소비하면 대안적 라이프스타일  하나다. 소비를 통해 주체성, 예술성을 표현하는 소비자는 보헤미안, 자기표현을 넘어 사회적 연대와 소통을 소비하면 힙스터와 가깝다.

 

물질과 가치의 구분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보보스다. '보보스의 천국' 작가 데이비드 브룩스는 교육받은 엘리트 보보 부르주아와 다르게 소비한다고 말하면서 7개의 규칙을 소개한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돈을 쓰되 가치 있게 쓰는 것이 보보스 스타일이다. 사회적 가치뿐만 아니라 예술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의미 있는 상품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라이프스타일과 삶의 통합을 위해 가장 중요한 선택이 일이다. 이상적인 것은 자기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일로 만드는 이다. '농촌의 역습' 작가 소네하라 히사시의 설명이 가슴에  는다. "자신의 스타일로 살아가고자 하면 주변에 있는 것이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실현하기 위한 자원으로 보이게 된다. 거기에서 사람이나 자원을 연결하는 활동이 시작되고 조직이 만들어지게 된다."

 

일의 유형도 라이프스타일에 의해 결정된다. 부르주아가 대기업, 공기업, 금융기관에 친화적이라면, 보헤미안, 히피, 보보, 힙스터, 노마드는 대체로 1 기업 창업자나 창작자에게 적합하다. 아무래도 자유롭고 독립적일 일을 원하는 사람이 대안적 라이프스타일을 선택한다. 소셜벤처, 협동조합  대안적 기업 형태도 히피, 보보  부르주아가 아닌 라이프스타일에 어울리는 일이다.

 

어느 곳에 살고 싶은지도 나의 라이프스타일에 의해 결정된다. 우리가 좋아하는 도시, 머물고 싶은 도시는 예외 없이 머물고 싶은 동네가 많은 도시다. 뉴욕도 마찬가지다. 뉴욕이 하나의 도시일까? 우리가 맨해튼을 좋아하는 이유는 다양한 동네에서 다양한 문화를 즐길  있기 때문이다. 뉴욕의 동네 문화는 라이프스타일 유형에 따라 분류할  . 부르주아는 어퍼 이스트 사이드, 보헤미안은 이스트 빌리지, 보보웨스트 빌리지다. 우리가 좋아하는 뉴욕 동네는  동네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동네다.


라이프스타일의 미래

기술이 계속 개인을 해방하고 연결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면, 한국 라이프스타일은 현재보다 훨씬 더 대안문화 중심적으로 진화할 것이다. 다른 선진국과 같이 라이프스타일을 세계관으로 추구하는 사람도 많아질 것이다.

 

선진국에서 목격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수렴 과정도 따라갈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특정 장소나 방식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곳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은 만큼만 하기를 원한다. 어쩌면 모든 인간에게는 노마드 DNA가 존재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본능에도 불구하고 노마드 생활을 실현하지 못하는 것은 현실적인 이유 때문일 확률이 높다. 노숙자나 불법 이민자와 같은 한계 생활을 감수한다면 모를까 노마드 생활은 일정 수준의 경제력을 전제로 한다.

 

자크 아탈리(Jacques Attali)가 2005년 자신의 저서 『호모 노마드 유목하는 인간(Homme Nomade)』에서 ‘21세기는 유목민 시대로 간다’고 주장할 때만 해도 노마드는 슈퍼리치와 슈퍼스타, 그리고 IT 개발자에게만 가능한 삶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큰 재산이 없어도 노마드 라이프를 추구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2010년 이후 공유 경제가 확산되면서 이제는 프리랜서와 플랫폼 노동자 같은 노마드가 일상적인 직업으로 자리 잡았다. 그중 일부는 플랫폼과 연결된 1인 기업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개척한다. 라이프스타일 관점에서 노마드의 부상이 중요한 이유는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의 수렴 현상 때문이다. 노마드의 본질을 ‘1인 기업×커뮤니티×이동성’으로 정의하면, 보헤미안, 히피, 힙스터 모두 커뮤니티와 플랫폼 기반의 1인 기업, 즉 노마드 기업에서 미래를 찾는다.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던 반문화 기업이 노마드 기업으로 수렴하는 것이다. 최소한의 규모와 최대한의 기동성을 무기로 자유롭고 독립적으로 일하는 노마드 기업이 1인 경제와 반문화 경제의 중심으로 떠오른다.

 

노마드로 수렴하는 라이프스타일, 이 전망이 맞다면 한국 사회가 고민해야 하는 문제는 명확하다. 노마드가 원하는 소비, 일, 주거, 도시가 무엇인지 질문해야 한다. 노마드가 한국과 한국 도시를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 된다.

 

한국 라이프스타일의 제한적 현재를 보면 노마드 미래가 아주 먼 미래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한국 라이프스타일의 현재로 미래를 속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계기로 한국 라이프스타일이 탈물질주의로 급격하게 전환될 수 있다. 한국 사회가 글로벌 메가트렌드에 예외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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