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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효 May 07. 2023

MBTI J의 정리벽 덕질 - 피겨 스케이팅 편 2

네펠라 메모리얼에서 회장배 랭킹대회까지(22.9.~12.)

 네펠라 메모리얼에 참가 한 한국 남자 싱글 간판 차준환 선수와 여자 싱글 이해인 선수는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이어서 열린 핀란디아 트로피에서는 차준환 선수가 금메달, 여자 싱글 김예림, 김채연 선수가 각각 금,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예림 선수는 클린 연기로 개인 최고점을 경신하며 한국 최초 2 연속 챌린저 대회 우승을 거머쥐었다. 김채연 선수는 주니어그랑프리에 참가하는 와중에 시니어 대회에도 참가하여 첫 시니어 국제대회에서 개인 최고점 경신, 은메달 획득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줬다. 올 시즌 주니어와 시니어를 넘나들며 엄청난 활약을 한 김채연 선수는 선수로서는 다소 늦은 초등학교 5학년 본격적으로 피겨 스케이팅을 시작하였는데 재능과 노력으로 지난 시즌 국가대표로 첫 선발된 이후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시니어로 활약할 김채연 선수의 다음 시즌이 더욱 기대된다.     

김채연선수의 포에타



 

 데니스 텐 메모리얼에서는 여자 싱글 김민채 선수가 금메달, 최다빈 선수가 동메달을 땄다. 김민채 선수는 빅점퍼로 점프 스케일이 매우 크고 높아 점프 성공 시 가산점을 많이 받는다. 다만 큰 점프는 작게 뛰는 점프보다 점프 성공률이 낮은 편이기 때문에 경기마다 기복이 있었다. 올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부터 점프가 잘 풀리지 않아 의기소침해진 모습을 보였는데 챌린저 우승을 기점으로 자신감을 되찾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최다빈 선수는 평창올림픽에 출전하여 7위라는 좋은 성적을 기록한 선수로 이번 시즌 은퇴를 번복하고 국내외 대회에 참가했다. 여자 선수의 경우 나이를 먹을수록 체형변화가 오면서 몸이 무거워지고 무게 중심이 바뀌기 때문에 점점 점프를 뛰기에 불리해진다. 체형변화에 적응하면서 점프 성공률을 높이려면 식이, 근육량 등을 조절하며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가뜩이나 피겨 스케이팅 인프라가 열악한 우리나라에서는 체형변화를 견디며 선수 생활을 지속하기가 쉽지 않아 대학 입학 후 은퇴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최다빈 선수는 대학원에 진학 한 이후에도 현역 선수 생활을 하며 고난도의 3-3 점프를 유지하고 있다. 다음 시즌에도 현역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최다빈 선수를 힘껏 응원한다.      




 챌린저 대회 후 이어진 그랑프리 시리즈에서도 우리 선수들의 메달 행진은 계속된다. 그랑프리 시리즈는 총 6번 경기가 치러지며 상위 6명은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하게 된다. 첫 대회인 스케이트 아메리카에서는 남자 싱글 차준환 선수가 동메달을 따며 산뜻한 시작을 알렸다. 스케이트 캐나다에서는 부상 중인 유영 선수가 투혼을 발휘하여 동메달을 획득하였고, 그랑프리 드 프랑스에서는 김예림 선수가 은메달을 차지하였는데 이는 김예림 선수의 첫 그랑프리 메달이었다. 또한 김예림 선수는 NHK 트로피에서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이자 작년 세계선수권 챔피언인 사카모토 가오리 선수를 사카모토 선수의 홈인 일본에서 이기고 금메달을 차지하였다. 이는 김연아 선수 이후 한국 여자 싱글 최초로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우승한 것이다. 이 우승으로 김예림 선수는 역시 김연아 선수 이후 한국 여자 싱글 최초로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한다.    

김예림선수의 42년의 여름



 

 그랑프리 대회가 끝난 후 국내 대회인 회장배 랭킹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 순위에 따라 사대륙 선수권 대회에 파견할 남녀 싱글 선수 각 3명을 선발한다. 그리고 이 대회와 1월에 열리는 종합선수권대회의 성적을 합산하여 다음 시즌 국가대표를 뽑는다. 그동안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경기장 직관이 금지되었는데 이번 대회부터 관중 출입이 허락되어 설레는 마음으로 경기를 보러 갔다. 어떤 스포츠는 영상으로 보는 게 더 재밌는 경우도 있는데 피겨 스케이팅은 직관이 훨씬 재밌다. 영상보다 빠르게 느껴지는 속도감과 빙판을 가르는 날 소리가 현장감을 더해준다. 선수들도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경기에 임하니 관객 없이 경기하는 것보다 생기 있어 보였다. 토요일 쇼트 프로그램, 일요일 프리 프로그램을 보며 아침부터 저녁까지 주말 이틀을 꼬박 빙상장에서 보냈지만 너무 재미있어서 피곤한 줄도 모르고 경기를 즐겼다.


 남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는 차준환 선수가 ‘마이클잭슨 메들리’를 완벽하게 클린 하여 큰 함성을 받았다. 빠른 박자에 맞춰 스케이팅 속도와 엣지를 컨트롤하고 안무를 소화하는 모습이 짜릿했다. 프리 프로그램에서는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동메달을 딴 서민규 선수의 ‘시네마천국’이 돋보였는데 버터를 바른 듯한 서민규 선수의 스케이팅 스킬과 표현력이 어우러져 선수가 영화 속 토토로 보이는 것 같았다. 김현겸 선수와 경재석 선수는 쇼트와 프리 합하여 세 번의 트리플 악셀을 성공하는 등 좋은 기술을 선보였다. 여자 싱글에서는 신지아, 김채연, 권민솔, 김유재 선수 등 주니어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어 우리나라 피겨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 싱글 포디움엔 차준환, 이시형, 서민규 선수가, 여자 싱글 포디움엔 신지아, 김채연, 이해인 선수가 올랐다.


남자싱글 포디움


여자싱글 포디움



(3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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