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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효 May 14. 2023

MBTI J의 정리벽 덕질 - 피겨 스케이팅 편 3

그랑프리 파이널부터 사대륙 선수권 대회까지(22.12.~23.2.)

 랭킹대회 일주일 후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파이널에 김예림 선수가 참가했다. 시즌 초부터 많은 대회에 참가한 피로가 누적된 것인지 랭킹대회부터 실수가 있었던 김예림 선수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부진하며 최종 6위로 대회를 마친다.      



 

 이후 해가 바뀌어 2023년 1월, 국내대회인 종합선수권 대회가 열렸다. 다시 주말 이틀을 경기장에서 보냈다. 이 대회 결과로 세계선수권 출전 선수를 뽑고 국가대표를 확정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긴장해 보였다. 이 날 눈에 띈 건 남자 싱글 김현겸 선수였다. 이렇게 잘하는 선수였나 싶을 만큼 기술과 표현력을 늘려 와서 깜짝 놀랐다. 결국 차준환 선수에 이어 2위를 하고 주니어월드 참가자격과 국가대표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여자 싱글은 김예림 선수와 이해인 선수가 클린 연기를 펼치며 신지아 선수에 이어 각 2, 3위를 차지한다. 이때 이해인 선수는 프리 프로그램 ‘오페라의 유령’에서 엄청난 속도의 신들린 듯한 스텝 연기를 보여주어 소름이 돋았는데 시즌 후반 이해인 선수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또한 이 대회에서는 아이스댄스 팀인 임해나/예콴 조와 김지니/이나무 조의 연기도 볼 수 있었고, 우리나라의 유일한 페어팀인 조혜진/스티븐 애드콕 조가 첫 연기를 선보인 날이기도 했다. 싱글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혼성조의 연기를 보며 아무런 지원도 없는 대한민국 선수로 뛰기로 결심한 선수들에게 고마웠다.     


남자싱글 포디움 차준환, 김현겸, 서민규 선수

여자싱글 포디움 신지아, 김예림, 이해인 선수

아이스댄스 임해나,예콴조 김지니,이나무조

페어 조혜진, 스티븐 애드콕 선수



 

 이어서 미국 레이크플래시드에서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열렸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대회이며 대학생, 대학원생 선수들만 출전할 수 있다. 우리나라 선수는 남자 싱글 이시형, 차영현 선수, 여자 싱글 최다빈, 김예림 선수가 출전했는데 김예림 선수가 동메달을 획득했다.      




 한 달 후 다시 미국 콜로라도에서 사대륙 선수권 대회가 열렸다. 사대륙 선수권은 아메리카,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국가의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랭킹대회 순위에 따라 남자싱글은 차준환, 이시형, 경재석 선수가 참가하였고, 여자싱글은 김예림, 이해인, 김채연 선수가 출전하였다. 차준환 선수는 작년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이고 이해인 선수는 은메달, 김예림 선수는 동메달을 차지했었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차준환 선수의 쇼트 프로그램 경기에서 황당한 사건이 터졌다. 차준환 선수가 시작 자세를 잡은 뒤 심판이 갑작스레 호루라기를 불어 선수의 경기를 멈춘 것이다. 차준환 선수의 매우 당황한 표정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심판은 빙판에 떨어진 클립을 주우라고 선수에게 지시하였는데 생중계 영상을 보고 있던 나도 피겨를 보면서 한 번도 보지 못한 장면에 매우 놀랐다. 클립을 주운 뒤 차준환 선수가 다시 시작 자세를 잡았는데 이번엔 음악이 몇 초 간 나오지 않다가 갑작스럽게 시작되었다. 시작 타이밍을 놓친 채 연기가 시작되었고 꼬여버린 흐름에 평소 하지 않던 점프 실수가 나와 4위로 대회를 마무리하게 되었다. 차준환 선수는 이 경기 이후 마음고생을 심하게 하였다고 한다. 미숙한 대회 운영으로 선수에게 트라우마를 남길 수 있는 상황을 만든 것에 대해 화가 났다. 하지만 차준환 선수는 이 대회 이후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어 단단한 정신력에 감탄하게 되었다.     

 차준환 선수의 쿼드러플 살코


 여자 싱글에서는 김예림 선수가 쇼트 프로그램 클린으로 1위에 오르고 이해인 선수가 6위에 랭크되어 있었다. 프리 프로그램에서는 이해인 선수가 시작부터 해내고 말겠다는 자신감 넘치는 눈빛이 보여서 일을 내겠다는 생각을 하자마자 완벽한 클린 연기로 프리 프로그램 1위를 차지하며 쇼트+프리 종합 점수 1위에 올라 금메달을 차지했다. 역시 김연아 선수 이후로 14년 만에 첫 사대륙 선수권 여자 싱글 금메달이었다. 김예림 선수는 프리 프로그램 마지막 점프에서 회전이 풀리는 실수가 나와 아깝게 금메달을 놓치고 은메달을 땄다. 선수가 아쉬워하는 모습에 마음이 안 좋았지만 두 선수 다 최선을 다하여 작년 대회보다 한 단계씩 높은 메달을 걸고 포디움에 나란히 선 것을 보니 감동적이었다. 김채연 선수 또한 쇼트 프로그램을 클린 하여 3위에 랭크되어 있었는데 메달권에 이르자 긴장을 했는지 프리 프로그램에서 실수가 나와 최종 4위를 하였다. 하지만 첫 챔피언십 대회에 출전하여 좋은 성적을 냈기에 다음 시즌에는 더 높은 곳에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해인 선수의 프리 프로그램 오페라의 유령




(4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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