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복잡하다.
수많은 선택이 중첩돼서 여기까지 온 거야.
그 선택들이 섞여서 몸 안에 스며들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몸 안에 든 건 영혼일까. 감정일까. 가끔은 여러 가지의 알 수 없는 것들의 섞인 걸로 보이기도 한다.
내가 나이기도 하지만 그 안에 든 것이 하나로 보이지 않는 건 기억과 감정, 선택이 뒤엉킨 온갖 미련과 사념 덩어리라서 그럴지도 몰랐다.
그것들은 의미를 잃으면 사라지고 마는 걸지도 몰랐다.
그렇다면 의미를 잃는다는 게 마냥 나쁜 게 아닐지도 몰랐다.
사라지기 전에 흔적을 남기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도 역시 미련일까.
과거도 기억도 추억도 영혼까지도 이미 없는걸 붙잡고 놓지 않을 뿐인 그렇기에 언제까지고 우리는 사라질 수 없고 다시 돌아오게 되는 걸지도 몰랐다.
사람은 복잡했다.
지금 하게 될 선택은 나이기도 했던 과거의 선택들이 종용하고 있는 거야.
그럼에도 다른 선택을 할 수는 있어서 다 같이 뒤엉켜서 미래의 나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