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직장인을 위한 업무 협조 요청법

부탁도 실력이더라고요

by 수풀림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저연차 직장인들이 특히 어려워하는 일이 있다.

그건 바로 다른 부서, 팀, 동료에게 업무 협조 요청하기. 아직 우리 팀 업무도 적응 못했는데, 다른 팀에 가서 도움을 청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막막하기만 하다. 'A부서라고 팀장님이 말씀하셨는데, 누굴 찾아가야 되는거지?'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을 시작하면 되지?', '그냥 이렇게 이메일 쓰면 되는건가?', 이런 생각들이 머리를 맴돈다. 게다가 잘못 요청했다가 “그건 우리 일이 아닌데요?”라는 거절을 받을까봐 두렵다. 부탁 한마디가 이렇게나 어려울 줄 몰랐다.

하지만 업무 협조 요청은 회사를 다니며 절대 피할 수 없는 일 중 하나다. 나 혼자서만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기에, 하루에도 몇번씩 다른 사람에게 SOS를 청한다. 비단 나 뿐만이 아니라, 모든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회사 내 생존 방식이기도 하다.


그래서 오늘은 일 잘하는 주니어들의 협업 요청법을 단계별로 풀어 보려고 한다.

사실 업무 협조도 하나의 기술이다. 연차가 쌓이면 이 기술도 자연스레 터득하게 되지만, 당연히 처음에는 무척이나 어렵게 느껴진다. 거절당하지 않고, 상대방으로부터 흔쾌히 수락을 받아내기 위해 몇 가지 사항을 기억하면 좋다.

그럼 여기서 질문 하나. 우리가 협조 요청을 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뭘까?

많은 직장인들 이렇게 대답한다.

'일단 팀장님이 시켰으니까, 일단 용기내서 상대방을 찾아가면 되는 거 아닐까?'

용기? 좋다. 그런데 용기보다 먼저 필요한 건, 전략이다. 상대방이 엄청 친절하고 시간이 남아돌지 않는 이상, 절대 순순히 남의 업무를 그냥 도와주지 않는다. 자기도 바빠 죽겠는데, 남의 요청을 들어줄 이유와 여유가 별로 없다. 그러니 무턱대고 도움을 요청하기 전에, 반드시 필요한 단계가 있다.

정리 → 판단 → 전략 세우기.

이 세 가지를 먼저 해두면 협조 요청의 ‘난이도’가 훨씬 낮아질 수 있다. 첫 번째 단계부터 차근차근 살펴보자.


[실패하지 않는 업무 도움 요청법 7단계]


1.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구체화 하기

직장인들이 가장 싫어하고 경계하는 동료 유형 중 하나는, ‘다 도와달라’라고 말하는 종족(?)들이다. 자기가 할 것도, 마치 남이 해야 할 일처럼 포장해서 말하는 인간 유형. 그러니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 오면,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먼저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막연히 머릿속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문서로 남기는 것이 좋다. 쓰다 보면 자연스레 정리가 된다. 어떤 건 도움을 요청하고, 어떤 건 내가 직접 해결할 수 있을지.


2. 직접 확인 가능한 업무 확인하기

생각보다 이걸 잘 안하고 남에게 도움만 요청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구간에서 특히 주의해야 한다. 위에서 문서로 업무 협조 사항을 구체화 시켰다면, 내부 자료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인수 인계 문서나 회사 인트라넷 등의 자료를 확인하고, 전임자나 선임에게 물어보자. 생각보다 이미 답이 회사 내에, 내 근처에 있는 경우도 많다. 만약 그 안에서 해결이 가능하다면, 굳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아도 된다.


3. 매니저에게 물어보기

만약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일과, 도움을 요청해야 할 일이 목록으로 구체화 되었다면, 그 다음 할 일은 매니저에게 묻는 것이다. 나와 비슷한 일을 했던 경험이 많은 매니저는, 그 목록을 보고 다시 분류를 해 줄 것이다. 자신이 직접 도움을 줄 수 있는 일과 다른 팀이나 동료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 사항들로.


4. 도움을 청할 업무 담당자 찾기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라 판단되면, 적합한 담당자를 물색해야 한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이게 참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일명 회색지대에 있는 일들은, 도무지 누구한테 물어야 할지 찾기 어렵다. 혹은 각 부서의 조직 개편으로 담당자가 바뀐 경우도 마찬가지다. 정답은 없지만, 전임자/동료 등에게 물어본 후 1차 컨택을 한다. 만약 자신이 아니라고 할 경우를 대비해, 아닌 경우 담당자를 알려달라는 멘트도 덧붙인다. 이렇게 담당자가 파악되었다면, 추후 비슷한 업무 협조를 위해 해당 정보를 기록해놓자.


5. 업무 협조 메일 작성하기

담당자 정보까지 확인했다면, 이제 내가 원하는 것을 이메일로 써야 한다. 메일로 할지 혹은 구두로 할지 망설여 진다면, 먼저 메일을 쓰라고 권장한다. 업무 요청을 받는 사람 입장에서도, 메일로 내용을 받아야 기록이 남고 액션을 할 구실이 생긴다.

메일에는 업무 요청을 하는 배경 설명(Why),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What)가 담겨야 한다. 또한 긴급성(timeline), 중요성 등도 함께 언급해야 한다. 당장 사장님이 시킨 업무에 대한 업무 협조 요청과, 올해 말까지 천천히 해결해도 될 업무에 대한 경중은 엄청 다르기 때문이다.

이 때 주의할 점이 있는데, 상대방의 입장을 최대한 고려하여 작성해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내가 급하다고 내 입장만 내세운다면, 거절당할 확률이 높다. 설령 이 업무가 그 부서에서 꼭 해야 할 일이라고 할지라도, 배려가 없는 업무 협조는 괘씸죄에 해당해 대충 해주는 경우도 생긴다.


6. 소프트 터치 – 메신저 & 미팅 활용하기

메일을 보냈다고 해서, 상대방이 바로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상대방 입장에서 내 요청이 자신의 우선순위가 아닐 수 있고, 그들이 다른 업무 때문에 바쁜 상황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상대방이 답장을 바로 준다면 땡큐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면 메신저나 구두로 꼭 추가 설명을 해야 한다. 내 업무를 우선순위로 올릴 수 있도록, 상대방을 설득하는 추가 작업이다. 필요하다면 미팅을 잡고 구체적인 설명을 곁들인다. 일명 소프트 스킬이라고 불리우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이다. 회신 메일에는 안된다고 했던 상대방도, 직접 보고 설명을 들으면 이해가 높아지고 마음을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7. 감사의 마음 전하기

만약 상대방이 어떤 식으로든간에 업무 도움을 준 경우, 마지막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은, 바로 ‘고마움 표시하기’다.

‘이 업무는 당연히 그 부서에서 해야되는 거 아닌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다. 설령 그렇다 할지라도, 시간과 에너지를 할애해, 내 업무에 도움을 줬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어떤 도움이던, 감사의 마음을 갖고 상대방에게 표현해야 한다.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고민하던 일이 쉽게 해결되었어요.’

진심을 담은 감사 인사가 왜 필요할까. 이것은 사람간의 마음을 나누는 일을 너머, 추후 협조를 위한 전략적 투자이기도 하다.

이런 경우를 생각해보자. 만약 나에게 감사를 표현한 A와, 내 도움을 당연시했던 B가 업무 협조를 동시에 요청한다면? 나같으면 A의 업무를 먼저 처리해줄 것이다. 인사가 참 별거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회사 생활의 킥이라 강조하고 싶다.


* 부록

업무 협조를 거절당했을 때 대처법

이렇게 철저히 준비를 하더라도, 얼마든지 거절당할 확률이 많다. 모두에게는 ‘저마다의 사정’이 있고, 타이밍이나 운도 있게 마련이니 말이다. 그럴 때는 좌절만 하고 있지 말고, 이런 사항을 체크하면 좋다.

l 상대방의 거절 원인은 무엇인가? : 너무 바빠서 못 해주는 건지, 혹은 해줄 수 있는 상황인데도 거절하는 것처럼 보이는 건지 등등 자세한 원인을 파악하는 게 첫 걸음이다. 가끔은 감정적인 이유 때문에 거절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건 절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l 상대방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원인을 파악하는 것과 동시에, 그들이 원하는 것도 확인해봐야 한다. 모든 일은 기브 앤 테이크다. 봉사 단체도 아니고, 한쪽만 도움을 받을 수는 없다. 그러니 상대방이 원하는 것 중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파악한 후 제안하면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l 대안은 무엇인가? 아무리 두드려도 상대방이 도움을 주지 못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대안을 찾아봐야 한다. 외주를 주거나 내부 부서에서 리소스를 다시 확인하는 식이다. 손놓고 가만히 있으면 안된다.


업무 협조는 잘하는 사람만의 특권이 아니다.

구체적으로 필요한 사항을 정리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하고, 마지막에는 진심으로 감사하는 태도. 별 거 아닌 것 같아보여도, 이게 전략의 전부이기도 하다. 꼭 직장인에게만 해당되는 내용이 아닌, 같이 살아가는 삶의 기술이기도 하고.

만약 당장 오늘 업무 협조를 요청해야 할 일이 있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이 중 단 하나만이라도 시도해보자. 작은 시도가 쌓이고 쌓여, 나만의 노하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당신도 누군가에게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으로 기억될지도 모른다.


#업무협조#협업#회사생활#직장인#주니어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한쪽 말만 들어서는 절대 모를, 각자의 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