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이 나쁘다는 걸 알지만....
팀장에게는 예쁜 팀원과 그렇지 않은 팀원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예쁨’은 외모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뭘 해도 잘하는 것 같아 믿음이 가는 팀원, 성격이나 태도도 좋아 보이며, 심지어 실수를 했을 때 감싸주고 싶은 마음이 먼저 드는 팀원이 여기에 속한다.
반면 일명 '금쪽이' 팀원은 정반대다. 간단한 일 하나도 믿고 맡기기 불안하고, 같이 얘기하다보면 화가 불쑥불쑥 치밀고, 실수를 하면 '이게 대체 몇번째인데, 똑같이 저러나'라는 생각부터 든다. 물론 모든 팀원이 그렇게 두 그룹으로 나뉘는 건 아니다. 하지만 팀원이 몇 명이건 약 20%의 구성원이 이 '예쁜 팀원' 그룹에 속한다는 사실은, 팀장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회자되는 현실이다.
문제는, 이러한 팀장의 편애를 팀원들도 고스란히 느낀다는 것이다.
팀장들도 차별을 안 하려 노력하고, 최대한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으려 해도, 자연스레 티가 난다. 회의 시간에 한 번이라도 이름이 더 불리고, 중요한 프로젝트는 몽땅 그 팀원에게 가는 것 같고, 그 팀원을 바라보는 팀장의 눈길은 사뭇 달라 보인다. 평가자이자 팀내 권력자인 팀장이나 상사의 행동은, 유독 팀원들 눈에 더 잘 띄기 마련이다.
누군가 말했던가. 지연, 혈연, 학연 위에 흡연이라고. 어떤 팀장은 자신이 좋아하는 팀원들과 어울려 담배를 피며, 자신이 아는 회사의 비밀을 슬쩍 흘리기도 한다. 그러다 다른 팀원이 흡연 구역에 다가오면, 대화의 주제가 갑자기 바뀐다. 예쁜 팀원 그룹에 속하지 않는 이들에게 팀장의 이런 행동은 더 빨리, 민감하게 감지될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일까.
한 명의 팀장으로서 변명을 해보자면, 팀장도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부모가 아이를 키울 때도 비슷하다. 모든 아이를 공평하게 대해야 한다는 진리를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으면서도, 막상 실천하기 어렵다. 공부 잘 하고 모범생인 첫째 아이가 학교에서 말썽만 피우는 둘째 아이보다 예뻐 보이는 것은 어쩌면 본능에 가깝다.
이 지점에서 한 가지 생각해볼 사항이 있다. 부모가 첫째에게 관심과 사랑을 쏟는 동안, 둘째는 어떤 마음일까. 말을 안 해도 차별받고 있다는 걸 모를 리 없다. 팀에 속한 팀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팀장이 아무리 티를 안 내려 해도 모두 알고 있다. 그런 상황이 계속되면, '예쁜 팀원'을 제외한 나머지 팀원들은, 자신이 인정받지 못한다 생각하고, 이 팀에 남아 열심히 일할 동기가 떨어질 질것이다.
그렇다면 팀장은 어떻게 해야할까.
팀장이 가진 한정된 시간과 자원을 모든 팀원에게 똑같이 배분하기란 사실 쉽지 않다. 하지만 최소한 팀장이 스스로 노력해 바꿔야할 것들이 있다.
다시 양육으로 돌아가 비유해보자. 첫째와 둘째를 똑같이 대하기보다는, 첫째와 둘째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가 관찰해야 한다. 말썽꾸러기였던 둘째가 나중에 성공한 1인 사업가가 될수도 있다. 이때 부모의 역할은 자식의 강점을 발견하고, 그 강점을 발휘하게 해주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팀원을 이해하려는 이해하려는 시도가 먼저다. 팀원이 무엇을 잘하고지, 어떤 상황에서 에너지가 살아나는지. 그걸 알려면 관찰이 필요하고, 관찰하려면 관심이 필요하다. 예쁜 팀원에게는 자연스럽게 생기는 그 관심을, 금쪽이 팀원에게는 의식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게 팀장의 숙제일지도 모른다.
물론 이런 모든 노력들은 정말 쉽지 않다.
시장은 빠르게 변하고, 위에서는 성과를 내라고 압력을 가하고, 팀원들은 문제거리를 계속 가져오기에. 하지만 잠깐이라도 멈춰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나는 어떤 팀을 만들고 싶은가. 팀원에게 어떤 피드백을 듣고 싶은가에 대해서 말이다.
좋은 팀장이 되는 길은, 어찌보면 계속되는 인격 수양에 가까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