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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유림 Sep 02. 2022

요즘 하는 일에 대한 단상

콘텐츠로 브랜딩과 마케팅 통합하기

2021.3.17일에 저장한 글을 1년 반이 지난 2022.9.2에 회고함.


지난 1월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나서 정신없는 나날들을 보냈다.

주말에 일하는 것은 허사고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안부도 못 전한 채 3개월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이제야 한숨 돌리고 지난날들을 회고해본다.


2020년 4월쯤 개인사업자를 내고 회사소개서를 만들면서

내가 하는 일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한창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다.


직관적이고 단순한 게 좋겠다 생각해 Branding & Contents marketing partner이고,

포트폴리오를 브랜딩, 콘텐츠, 미디어로 나름 정리를 했었다. (BCM으로 회사명 을지을까 생각도...)


본격적으로 회사를 만들어야겠다 생각한 올해 초에는 전략적으로 하나에 집중하기 위해 소셜미디어의 좋은 선례를 남겨보자는 마음이었다. (이후 클라이언트의 니즈에 맞추다 보니 다시 다 하게 되었지만 :-)


바야흐로 지금, 점점 그래 이 방향이야 라는 심증과 함께 스스로 진화하는 느낌이다.

나의 업은 콘텐츠를 통해 디지털 세상에 브랜드 유니버스 만드는 것이야!!

 장황하긴 하지만  이유에 대해 지난 프로젝트를 보며 생각해보자면



Areo K (2021.05-2022.01)

에어로케이라는 항공 스타트업 브랜드의 소셜미디어 런칭을 준비하면서, 어떤 컨셉의 채널로 운영할 것인지 어떤 콘텐츠를 만들것인지 전략을 세우고 매월 콘텐츠를 제공하는 일을하고 있다.


에어로케이 고객 페르소나는 브랜드 담당자들 그 자체다.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 나온 여자 주인공처럼 일탈을 통해 단순한 행복과 아날로그한 체험에서 삶의 본질을 찾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프로 여행러들에게 전하는 멀지 않은 휴식'을 채널을 컨셉으로 잡았다.


코로나로 인해 여행이 주는 휴식과 자유를 제대로 전달하지는 못해서 아쉬웠지만,

진정성있는 내용과 따뜻한 정서의 이미지로 잘 소통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새로운 컨셉으로 좀 더 다채롭게 진행해보고싶다.


PS : 첫 제안이라 정말 열심히 준비했었다는 (이때 공들여 만들었던 사고의 프레임가지고 나머지 회사들의 기획을 샤샤샥할 수 있었다)


프리랜서로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를 만들고 1년을 기다려 개인사업자로 콘텐츠 파트너가 되었고 10개월간 제주도를 3번 왔다 갔다하며 콘텐츠를 만들었고, 2021년 &어워드 소셜미디어 부문 수상까지!! 그야말로 함께 성장했던 잊지못할 파트너다.



Jugam  (2020.06-12)

신규 전통주 서비스 주감의 인스타그램 계정 설립은 대표가 큰 터치를 안했기 때문에. 하고 싶은데로 냅다 했고 지원도 나름 빵빵 해줬다. 그래서 인지 세계관이 가장 잘 구축되었고 브랜드의 홍보 채널이 아니라 계정 자체가 미디어가 되야한다에 가장 근접한 채널이 되었다.


전통주라는 명확한 테마와 참여율이 높은 타깃 유저(전통주의 팔로워들은 몇다리 건너면 다 아는 그들만의 세계가 있다)가 있는 덕분이기도 하다.


스프레드스튜디오에서 캐릭터의 세계관을 촘촘히 짜서 잘 그려주기도 했고, 새로운 캐릭터 들이 등장해 잘 확장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


이때 만난 사람들(ADBO 와 스프레드 스튜디오)은 이제 업계에서 한 자리를(?) 하고 있을 정도로 어엿하게 성장했다. 비슷한 또래에 비슷한 업계에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 지라, 좀 더 마음이 간다. 앞으로 5년 뒤 다들 어떻게 되어있을까 기대된다.




seond hero (2020.07-2021.01)

공통된 키워드와 믿음은 '선한 영향력도, 제로플라스틱도 쿨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전 테스트이자 홍보채널로 중고 제품을 블라인드 경매로 판매하고 수익금을 기부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이 만들어졌다.


초반에 브랜드의 세계관이 조금 엉성하게 맞춰져있었는데 그래도 나름 합의된 기준이 있었기에 잘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또 여러 매체에서 흥미롭게 다뤄줘서 몇 차례 큰폭의 팔로워가 유입되었다. 이런걸 보면 소셜 캠페인을 기획할 때에는 '매체에서 다루고 싶은 내용인가?'가 콘텐츠 기획의 중요한 기준이 되야한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는 콘텐츠 제작을 저비용으로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된 계기였다.


'지구 힙스터들이 사는 방법' 슬로건은 처음에 유치하지않나 내심 걱정했는데, 2년이 지난 뒤에도 유지하고 있는 걸보니 내심 뿌듯하다.



to Home (2021.01-09)

올 1월 소셜미디어 전문 운영사가 될테야라는 마음가짐을 갖게한 클라이언트다.


그 이후 9개월 동안 운영했고, 이때 디자인 감도 높은 담당자들과 매일 같이 포스팅 피드백을 주고 받으면서 의외로 디자인 기본기가 엄청 늘었다. (간단한 포스팅 상세 디자인을 작업할 수 있게 되었고, 덕분에 디자인 피드백을 원만하게 잘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 전략과 실행, 이상과 현실 속에서 잘 안되는 것 투성이기도 하고. 데이터로 증명하고 전략을 회고하는 일이 맘처럼 잘 안되기도 하다.


전략보다 뭐든 해보는 것이 중요할 때도 있고, 브랜딩 중점의 콘텐츠 마케팅은 빵 터지는게 아니기 때문에 기다려줄 브랜드가 잘 없기도 하고, 나 역시도 브랜딩과 마케팅의 밸런스를 맞춰야한다는 생각이 있고, 그래서 예산과 인력과 시간은 항상 타이트해서 콘텐츠 전략에는 비용 전략이 늘 함께한다.


지금은 0~5000을 만드는것에 더 집중이 되어있으니, 1만 ~ 10만, 10만~ 100만까지 는 또 다른 여정들이 있을거라 생각한다.


인스타그램(페이스북)만 가지고 브랜드 유니버스라 하긴 어렵고, 온드미디어, 언드미디어, 페이드미디어(홈페이지, 유튜브, 카카오채널, 메일링, 검색 광고 등)에서 콘텐츠를 조합하고 운영하는 것이 브랜드 유니버스의 완성이다.


퍼포먼스 마케팅의 목적과도 비슷하다고할 수 있는데 다른점은 좀 더 콘텐츠 전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 그래서 어떤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어야하는 건데? 카피는? 사진은? 디자인은? 기획은? 제작비는? 에 대한 해답을 줄 수 있는 게 거시적인 방향성이다.  


콘텐츠들의 신호들을 분석하고 전략이 맞는지 파악하고 제안하고 통합적인 사고로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일을 좀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전략으로만 빠지기엔, 아직 못만들어본 콘텐츠에 대한 욕심은 조금은 있으나 (특히 움직이는 콘텐츠들에 대한 관심) 크리에이터를 잘 발굴하는 능력으로 보완을 해보고 싶다.


콘텐츠 기획과 제작을 하면서 생각했던 숱한 의문들.

이 콘텐츠가 지금 왜 필요한 것이고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으며 고객에 어떤 행동을 유도해 브랜드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 콘텐츠 제작 그 자체보다 늘 앞 뒤를 궁금해했던 마음이 여기까지 이끌고 온것이다.


프로젝트 별로 짦게 이야기했지만 하나하나 정말 할말이 많고

개인 사업을 하면서 또 법인 준비를 앞두고 있는 지금까지의 내 삶에 대해서도 할말이 참 많고


유튜브를 통해 전하고 싶다는 마음은 굴뚝 같으나,

아직 홈페이지와 명함도 없다. 4월안에는 꼭 만들어야지.

(홈페이지는 1년 3개월이 지나 2022년 5월쯤 오픈했고, 유튜브는 깔끔히 포기하고, 그 법인회사는 팀원이 7명이되었다.)


요즘은 놀러가도 푹 쉬지못하고

매일 좀 에너지가 없다. 클라이언트가 많은 것은 참 행복한 일이나 올해는 긴 마라톤을 잘하자 마음 먹었는데 3개월째 벌써 힘이 쫌 부친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도 일이 힘에 부치면 가끔 속세에 떨어져서 펜션하면서 여생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으로 바뀐다. ㅎㅎ.. 왔다 갔다는 나의 평생 숙제.


비타민과 햇살 긴 휴가 그리고 에너지 가득한 사람들이 곁에 있으면 좋겠다.




현재로 돌아와 이 글은 쓴지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 더 다양하고 더 큰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면서 생각이 바뀐 부분도 있고, 여전히 똑같아서 놀라운 부분도 있다.


조금은 알게된 것

프리랜서를 하며 4가지 소셜미디어를 런칭하고, 림앤코 법인으로 3가지 계정의 신규 런칭/리뉴얼 등을 맡으면서 프로세스가 잡혔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반영해 계정의 컨셉과 비주얼을 정하고 > 월 10~12가지의 콘텐츠를 배포하기 위해 개별 콘텐츠를 기획하고 > 이때 예산/제작공수/효과를 고려해 콘텐츠마다 기획의도와 제작 방식을 요리 조리 설계하고 > 월별 지표를 보며 개선하고 > 무엇보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도 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세스와 시스템 말이다!

다른 광고대행사는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턱 하니 맡겨진 일을 잘 해내기위해 불안과 확신을 왔다 갔다하며 만든 프로세스고, 여러 테스트를 통해 증빙이 된 내용이라서 한번 진득히 정리해보고 싶다.


하지만 언제나 프로세스와 시스템은 변화해야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여전히 잘 모르겠는 것


첫 번째. 브랜딩 프로세스

브랜드 정체성을 반영해 계정의 컨셉과 비주얼을 정할 때 주의점. 아예 새로운 계정이거나 의사결정 관계가 심플한 소기업에는 한 명의 담당자가 정해서 이끌고 가면 된다. 그러나, 그 전략과 컨셉은 굉장히 개인의 한정된 경험과 취향 안에서 나올 때가 많아서 규모가 커질수록 브랜딩과 콘텐츠 역시 고객 데이터 기반으로 기획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이다.

브랜딩을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담당자 인터뷰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되고 싶은 브랜드의 이미지를 구체화해주는 것에 좀 더 집중했었다. 그리고 이 프로세스는 브랜드 컨셉을 빨리 만들 수 있는 치트키가 된다.  

그러나 규모가 커질수록 브랜딩을 잡아도 런칭 전까지 계속 바뀌는 것도 많았고 실제 콘텐츠를 만들려고 하면 안 맞는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고, 브랜딩은 상품과 마케팅에 반드시 반영이 되야하기 때문에 따로 국밥이 안되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상품과 마케팅 활동이 정해진 후에 들어가겠다! 라고 선언하는게 어떤가 싶다. 그러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논쟁이 이어진다면? (브랜딩이 있어야 마케팅을 정하지, 프로덕트를 개발할수있다면!)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편견없이 고객 데이터에서 신호를 찾아내고, 브랜드 담당자 인터뷰도 아예 같은 공간에서 몇일이라도 같이 일을 하고 여러 유관부서들과의 이해관계를 알아야지 유의미할것 같다 라는 생각이다.


두번째. 콘텐츠 기획 프로세스(자율성과 시스템 사이)

굳어진 프로세스는 담당자의 사기? 혹은 창의성에 방해가 될수도있겠다? 라는 생각이다(사실, 멤버에게 이런 이야기를 듣고 생각이 많아졌다). 소셜미디어는 인터넷 놀이판 같은 것인데, 언어나 콘텐츠 트렌드에 민감한 담당자에게 맡겨서 알아서 굴러가게 하는 게 성공방정식이다. 라고 한때 이야기가 많이 되었던 것 같다. 가끔 매거진 어시 시절 때 공감하면서 봤던 미드 <볼드타입>에서도 그렇게 담당자가 마음대로 운영하고 잘되더라


그러나 요즘에는 컨셉 계정보다는 다양한 정보(소식, 소통, 광고, 이벤트 등등)를 고루 담는 오피셜 계정으로 전환하는 추세인것 같긴하다. 그 이유는 콘텐츠 흐름이 워낙 빠르기 때문에 한번 뜬 컨셉은 금방 질려서, 이슈보다는 지속적으로 소통과 홍보를 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브랜드 계정은 기존의 프로세스(그래도 1년밖에 아직 안 써먹은)가 아직 유효하다. 그런데 회사의 신규 서비스 마케팅에 있어서는 최대한 자율성에 맡기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된다.


그래도.. 방관형 보다는 프로세스가 있는게 낫지않을까..? '빠르게 테스트하면서도 효과를 적확하게 판단해볼 수 있는 간단 콘텐츠 & 채널 기획 포맷' 이 추가로 필요한 것 같다. (이 마저도 프로세스로 만들려고하는게 나란 인간;;)  



세번째. 소셜미디어 콘텐츠 전략과 방향성

최근 림앤코에서 운영하는 소셜미디어에서 잘 된 콘텐츠와 채널들을 보면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1. 정보성 콘텐츠

2. 인플루언서 시딩 콘텐츠

3. 서포터즈 모집 활동을 계정을 통해 진행 및 이야기

 

보다시피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거나,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획이거나, 내가 아는(혹은 동경하는) 누군가가 언급이 되거나. 자신과 가까운 이야기에만 반응한다는 생각이다.


이런 현상과 더불어서 최근 인상깊게 읽은 책  <인간적인 브랜드가 살아 남는다> 에서 '앞으로 브랜드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마케팅은 인간적인 소통과 입소문 마케팅이다.' 라고 시사 하는 것들이 섞여서 신규 서비스를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으로 확정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난 1년간 브랜딩을 접목한 콘텐츠 전략 프로세스가 림앤코의 치트키였다면, 앞으로 1년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접목한 미디어 전략 프로세스가 유의미해질거 같다는 생각이다.


워낙 디지털 미디어 환경이 빨라서, 민감하게 추적하지 않으면 금방 뒷방 노인네가 될거같다는.. ㅎㅎ

일년뒤에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고 적은 방향성들을 알게되려나, 또 어떤 프로세스를 발굴하게 되려나. 기록 남기길 잘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소름 돋게 똑같은 것은

아주 긴 휴가와 에너지 가득한 사람을 갈구한 다는 것.


아직까지는 배우고 싶고 흡수하고 싶은게 많아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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