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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유림 Dec 31. 2021

독립 2년 차 회고

독립 창업 팀 나에게 지난 1년간 벌어진 일들

지난 1월 새해가 되고 나서 소회를 쓴 글이, 2021년 마지막 브런치 글이 되어버렸다.

(단 1개라니 부끄럽다...)


어쨌든 다시 브런치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12월 31일. 한 달 내내 몰두했던 일들이 모두 끝나고, 연말 연초 3일 간만은 일하지 말자!라는 다짐으로 마음이 아주 평온한 상태. 나는 마음이 평온하거나 생각이 많은데 말할 사람이 없을 때. 그럴 때만 글을 쓸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예전에 네이버 블로그를 한창 열심히 할 때도 취준생 시절 시간은 많고 생각은 많은 그럴 때였다. (누가 그랬는데.. 자꾸 조건을 달지 말라고)


글 쓰는 것은 자발적으로 하고 있는 만큼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부끄럽게도 올해는 단 1개의 글만 썼지만 머릿속으로는 지난 1년간에 나에게 벌어진 일들에 대해서, 불안하고 힘들고 모르겠다가 점점 알게 되고 확신과 자신감이 생기게 되는 그런 심정 변화들에 대해서. 쓰고 싶은 이야기가 아주 왕왕 많았다.


매일 밤 잠자리에서 머릿속으로 글을 쓰다가 자기 검열 끝에 올리지 못한 이야기들이 참 많다. 공개할 수 없었던 이유는 어제의 생각과 오늘의 생각이 다른 걸 사람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좀 더 정확히는 나에게 일을 맡겨준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거나 실망시키는 일은 또 싫었다. 하루 종일 일이 정말 싫다는 말을 달고 살았던 것을... 나와 가장 가까이 매일을 보낸 사람만 안다.


2020년 독립하자마자 좋은 클라이언트를 만나 화자가 되는 포트폴리오들을 쌓았고, 2021년엔 1인 기업 신분으로 대기업의 일을 받았다. 회사 다닐 땐 상상하지 못하는 돈을 번 적도 있고, 아직까지 소개로만 일을 하고 있을 만큼 브랜드 콘텐츠 분야가 유망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런데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1월까지만    먹고살  있다는 안도감에 의욕으로 불타올랐을 . 1, 2, 3.. 4.. 5.. 6 갈수록 다시 되돌이표처럼 방황하기 시작했다. 일에 대한 확신이 없이, 내가 어느 정도를 감당할  있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많은 일을 받았던 것이 문제였다. 정말 싫은 건지 하고 싶은 건지, 감당할  있는지 없는지 일을 하다 보면 알게 되겠지라는 마음이었는데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6개월간 한 달에 최소 3개의 클라이언트와 일을 했고, 요령도 없었고 주말도 없었고 책도 못 읽고 사람도 안 만나고 살도 찌고 그랬다. 두통이 심해서 병원에 갈 정도가 되고 나서야, 한 브랜드에 그만두겠다 말했다. 그런데 여차 저차 한 사정으로 결국 그만두지 못했고.. 같이 할 사람을 찾았던게 큰 전환점이 되었다.


1명이 2명이 됐는데 10명을 얻은 것처럼 몸이 가벼워졌다. 1명이 2명이 되니 프리랜서의 태를 벗고 회사의 형태가 되었다. 가장 어려워했던 일중 하나가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들어줘야만 하는 상황인데, 혼자일 때는 그게 무척 스트레스였고 마음이 작아지고 점점 꼬였다. 그런데 직원이 생기니 그것도 내가 극복해야 할 과제이자 좀 더 성숙해져야 할 문제로 다가왔다고나 할까. 힘든 마음이 조금씩 사라졌다. 물러날 곳이 없으니 받아들이게 된 걸까. 정확히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멤버의 존재 자체가 힘을 준 것은 분명하다.


그런 방황의 시간 끝에 하반기에는 다행히도 좋은 일들이 있었다.


7월 림앤코의 새로운 멤버가 생겼다.

8월 사는 집도 이사하고, 사무실로 쓸 집도 구했다.

9월 개발자 파트너와 함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앱을 론칭했다.

11월 일이 끊길까 걱정하던 찰나, 새로운 클라이언트가 생겼다.

12월 3개의 브랜드에 내년도 제안서를 보내고,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2022년 이제 림앤코의 멤버가 3명이 될 예정이다!!!


한 해의 시작을 앞둔 지금 나는 정말 알게 되었다. 내가 하고 있는 애증의 일을 계속할 것 이란 것을. 늘 갈구했었던 내가 하는 일에 대한 확신, 적어도 글 사진 영상 디자인을 활용한 브랜드 콘텐츠 전략 기획. 이 일에서 만큼은 뭔가 해보자는 확신 정도로 성장했다.


내년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1. 일을 하면서 마음속에 자꾸 차오르는 대충, 적당히의 마음을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꼼꼼함으로 완성도 높은 좋은 작업을 하고 싶다.

2. 지금 있는 멤버들의 능력을 200% 발휘하며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그 차원으로 클라이언트가 아닌 림앤코의 이름으로 새로운 일을 벌이고 싶다.

3. 이 업계의 일과 인사이트를 나만의 언어로 정리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 밀도 높은 성장과 전문성을 키우고 싶다.

4. 글과 운동을 취미로 꾸준히 하고 싶다.

5. 비행기 타고 여행을 가능하면 북유럽으로 일주일 이상 가고 싶다.

6. 예측할 수 없는 일들에 덜 스트레스받고 덜 불안해하고 더 단단해지길 바란다.



시작은 희망으로 하는 것이 역시 좋다.


2021년 12월 31일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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