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사별가족모임

호스피스병동의 기록

by 둥글

사별가족모임 준비가 시작됐다. 여러 업무 중에서 제일 신경이 쓰이고 고민이 되는 것은 사별가족모임이다. 가족들을 초대하고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모임을 준비하는 일은 매번 해오는 일이지만 늘 어렵다. 가족들에게 연락을 할 때마다 오히려 그 연락이 부담이 되지 않을지 걱정이 된다. 실제로 부담으로 느끼는 분들도 있으니 더 조심스럽다. 어떤 방식으로, 어떤 시간대에 연락을 드리는 게 좋을지 수년을 고민하여 내 나름대로 답을 찾았으나 그게 정답인지는 모르겠다.


병원마다 사별가족모임의 방식과 횟수는 다르지만 보통 연 4회 이상 모임을 진행한다. 올해 우리는 연 4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처음 사별가족모임을 진행할 때는 많은 가족들이 참석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최대한 많은 가족들을 초대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가족들이 상황 상 모임에 참석하지 못 하는 경우가 많았고 참석인원에 스트레스를 꽤 받았었다. 최근에는 참석인원보다 참석가족들 간 교류가 잘 이뤄질 수 있을지에 신경을 더 쓴다. 어쩌다보니 최근에는 소규모로 사별가족모임을 진행했는데 사별시기, 사별대상, 참석가족들의 성향에 따라 모임의 내용이 달라지는 걸 느꼈다. 사별가족모임이 가족들을 추모하고 각자의 안부를 묻는 자리가 되기도 하고 하며 호스피스병동을 평가하는 자리가 되기도 한다.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던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는 시간이길 바란다.


사별가족모임을 통해 가족들을 만나면 개인적으로 반갑고 어려운 발걸음일텐데 참석해 준 가족들에게 고맙다. 보호자와 병원 관계자의 입장이지만 같은 시기의 기억을 공유하는 건 참 크다. 함께 이야기 나누다 보면 가족들에게 위로를 받는다. 모임이 끝나면 항상 지금 입원해있는 환자와 가족들에게도 더 잘 해드려야지!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사별가족모임도 무사히 끝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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